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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척결' 비웃는 국토부, 감정원에 '일감 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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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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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30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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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법 통해 공동주택가격 공시업무등 800억 업무 단독수행‥"시장 경쟁제한하는 불공정거래" 비판


- 2002년부터 국토부 출신이 원장…재취업 무대활용
- 공공기관 사업 단독참여…민간업체 업무도 빼앗아


'관피아 척결' 비웃는 국토부, 감정원에 '일감 몰아주기'
박근혜정부가 세월호 참사이후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은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퇴직 고위공무원의 집합소로 불리는 한국감정원에 감정평가 관련 일감을 몰아주고 있어 논란이다.

감정평가시장의 성장을 위해 건전한 경쟁을 유도해야 할 국토부가 낙하산 자리보전과 전관예우를 위해 감정원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난이다.

30일 국토부와 감정평가업계에 따르면 감정원이 현재 관련법이나 공공기관 내규에 따라 단독으로 참여하는 사업은 △공동주택가격 공시업무 △보상수탁업무 △국토부 위탁업무 △기업은행 10억원 이상의 담보평가 등이다.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만 약 800억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재건축부담금 산정 △SH공사 일반매각 및 택지평가 △경기도시공사 국·공유지 보상평가 등에도 감정원은 필수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10억원 이하의 부동산은 민간 감정평가법인에, 10억원 초과 부동산은 감정원에 담보평가를 위탁하도록 한 내규에 근거해 외부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여신자산의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공신력이 있는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에 위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이 내규를 이유로 감정평가 업무를 감정원에 위탁하면서 민간 감정평가법인은 참여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비판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경제활성화에 부응해야 할 기업은행이 오히려 공공기관인 감정원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며 "최소한 공개입찰을 하는 등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내규를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공동주택가격 조사·공시업무, 보상평가, 국·공유재산 평가, 부담금·택지비 평가 등도 공적영역이란 이유로 감정원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지만 이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감정원의 업무 자체가 민간 감정평가업체와 사실상 같고 민간업체들과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위치에 있어서다.

하지만 감정원은 정부의 감정평가 선진화란 정책적 명분을 등에 업고 공적 역할론을 강조하며 민간업체들이 맡았던 업무를 하나둘씩 가져왔다. 지가변동률 조사나 표준지공시지가·표준주택가격 조사·평가에 따른 부대업무 등 국토부 위탁업무도 사실상 민간 감정평가업체들이 수행하던 업무였다.

게다가 감정평가란 업무 자체가 국민 개개인의 재산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디까지를 '공적'이나 '사적' 영역으로 나눌지는 모호한 측면이 많다는 의견이다. 결국 공기업으로서 공적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는 논리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감정원이 한다고 해서 특별한 게 없다. 오히려 하는 일은 똑같은데 민간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감정원은 편하게 일을 따낸다"며 "국민의 재산권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공동주택가격 공시업무에서도 부서에 상관없는 일반직원과 일용직들까지 대거 투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간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고 1980년대 후반부터 감정원의 민영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됐지만 "노조가 반발한다"며 민영화를 미뤘다. 오히려 2010년부터 국토부는 '감정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으며 감정원에 관리·감독 기능과 공공기관의 담보평가 업무를 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국피아'(국토부+마피아)가 장악한 감정원의 현실을 감안하면 '밥그릇 챙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감정원은 2002년 말부터 국토부 출신들이 원장 자리를 장악해왔고 국토부 공무원들의 재취업 무대로 활용돼 왔다는 게 지적이다.

신봉기 경북대 법률전문대학원장은 "이명박정부 당시 민영화 대상이었다가 오히려 조직 기능 강화로 선회한 것도 국토부 고위직 출신들의 재취업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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