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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신용카드, 규제입법 줄줄이..'소멸' 운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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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상현 김성휘 전혜영, 그래픽=이승현디자이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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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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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휘청거리는 신용카드]

"저는 원래 (신용)카드 같은 경우에는 협동조합으로 가야된다고 보는 거예요. 너무 폭리를 취했다니까요. 어떻게 카드사를 대변해줘요. 이익이 줄었으면 엄청 폭리를 한 것에서 이익이 줄은 거지, 이익이 안나는 것이 아니잖아요."(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금융회사로 하여금 이익을 '0'으로 만들라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카드사 간에 상당한 경쟁이 있는 거고요. 물론 인가를 얻기는 합니다마는"(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지난 2013년 6월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신용카드 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개정안(이하 여전법 개정안)을 두고 야당 의원들과 정부 관계자간에 설전이 오갔다.
신용카드 회사들의 주수입원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놓고 벌어진 논쟁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신용카드 산업을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다. 카드 산업이 사회 인프라에 가까운 만큼 이를 통해 많은 이익을 내는 것이 바람하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는 신용카드 회사에 대한 각종 규제 강화 법안들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 당국도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 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어 신용카드로선 딱히 돌파구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미운 오리'신용카드, 규제입법 줄줄이..'소멸' 운명?(종합)
◇수수료 '인하' '면제' …신용카드 규제 법안 봇물

29일 국회와 신용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신용카드사 수익의 50%에 육박하는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난 2007년 8월 '가맹점 수수료 체계 합리화 방안'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영세 중소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라는 정치권의 압박이 계속되고 정부가 이에 부응하면서다.

연매출 4800만원 미만의 영세 가맹점을 대상으로 우대수수료율 2.0~2.2%을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약 7차례에 걸쳐 인하가 이뤄져 최근 1.5%까지 낮아졌다. 적용대상도 매출 2억원 이하 가맹점으로 확대됐다. 시장의 자율성 틀 내에서 수수료율 인하를 유도하던 것도 지난 2012년 1월에는 여전법을 개정, 아예 금융위원회가 영세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정하도록 했다. 지난 5월에도 국회 정무위원회의 부대의견을 반영해 연 매출 2억원 초과 3억원 이하인 가맹점 수수율에도 우대 수수료율(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이나 2% 중 작은 수수료율 이하)을 적용토록 하는 시행령과 감독규정이 입법예고됐다. 주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의 수익구조가 악화되면서 국내 전업카드사들의 전체 당기순이익도 지난 2010년을 정점으로 내리막 길이다. 2010년 2조7000억원 선에서 2011년 1조5000억원, 2012년 1조3000억원, 2013년 1조7000억원 선으로 급감했다.

대기중인 법안들도 많다. 심재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1만원 이하의 소액 결제시 가맹점 수수료를 면제하는 내용이 담겼고, 노회찬 전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금융위가 우대수수료율 뿐 아니라 전체 표준가맹점 수수요율을 정기공시토록 하고 있다. 올 초 카드사들의 개인신용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금융회사가 피해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하고, 매출액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부여하는 법안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도 "체크카드 육성"…신용카드 앞길 막막
정부가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2년 더 연장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금융당국의 정책방향도 체크카드 중심으로 옮겨간지 오래다. 2010년께 신용카드 시장이 다시 과열되면서 위험 관리 차원에서 규제가 시작됐지만 이후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확대와 가계 부실 양산 등 구조적 문제가 불거졌다.
2011년 6월 '신용카드사 등의 과도한 외형 확대경쟁 차단특별대책', 같은해 12월 '신용카드 시장 구조 개선 종합대책' 등이 모두 신용카드 산업의 성장과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조치들이었다. 지난 2012년 2월 여전법 개정안, 올해 5월 국회 정무위 부대의견 등 국회 법안 처리에 따른 후속조치도 빠짐없이 반영했다.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방안에서도 신용카드는 소득공제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데 그쳤지만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은 30%에서 40%로 확대됐다.

당국이 체크카드로 눈을 돌린 이유는 신용카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좌 잔고 내에서 결제하기 때문에 가계 부채 부담이 없고 카드사들이 신용결제를 위해 별도의 재원을 조달할 필요도 없어 수수료 원가도 낮다.

아직 사용액에선 신용카드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증가 속도를 보면 희비가 확연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체크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27.6% 급증했다. 전체 카드구매 실적 중 체크카드 비중도 17.8%로 전년 동기보다 3%포인트 상승,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카드사가 이익을 내는 것을 죄악시하는 정치권의 시각에 비춰볼때 수익이 바닥 날때까지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며 "조달 비용이 덜 들어가는 체크카드 쪽으로 시장이 기울고, 극단적으로 신용카드는 명맥을 유지하기 힘든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가 왕년에…" 체크카드에 밀린 신용카드의 독백

'미운 오리'신용카드, 규제입법 줄줄이..'소멸' 운명?(종합)
질문: 신용카드보다 수수료가 낮고, 소득공제율도 높으며, 사용시 신용불량자가 될 위험이 적은 결제수단은?
맞아, 체크카드. 직불카드도 맞다고 치자. 내 동생 '체크', 요즘 부쩍 목소리가 커졌어. 이제 형의 시대는 갔다면서, 자신의 시대가 올 거라나. 그래 나 신용카드야.

1억203만장. 2013년 기준 내가 발급된 개수래. 정부 통계야. 웬만한 사람들 지갑엔 서너 장씩 내가 있어. (경제활동인구 기준 1인당 3.9장) 물론 카드단말기 한 번 들어가보지 못하고 집에서 잠만 자는 녀석들도 꽤 있어. 3㎜ 틈새로 아찔하게 긁히는 느낌은 안 겪어보면 모르지.

요즘 잠이 오지않아. "형 시대는 갔다"는 동생 말이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은 아니거든. 나를 낳고 기른 정부가 날 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도 알아. 하긴 최후의 결제수단이라는 신용카드 결제가 민간소비의 60%나 차지하는 게 대한민국 아니면 또 어딨겠어.

◇'외상밥값'이 시초..한국서 카드대란 '진통'

내 고향은 미국. 1950년 사업가 프랭크 맥나마라가 지갑이 없어 저녁식사 값을 내지 못했대. 그 후 외상결제용 '다이너스 카드'를 고안했어. 만찬손님(Diner)이 최초의 카드브랜드가 된 사연이야.

한국엔 1969년 건너왔어. 그해 신세계백화점이 고객에게 플라스틱카드를 발급했어. 외환은행-비자(VISA), 다이너스 클럽도 곧 생겼지. 1987년 신용카드업법, 1997년 여신전문금융업이 만들어지면서 난 쑥쑥 자랐어.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신용카드 활성화에 사활을 걸었어. 절실했던 내수 확대, 세원 투명화, 세수증대 등 내가 일으킬 경제효과를 기대했지. 99년엔 개인에 대한 현금서비스 한도를 없앴고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도입됐어. 카드로 결제하면 세금을 깎아준다니 마다할 사람이 어딨겠어.

난 날개를 달았어. 내가 원래 깐깐한 편인데 이때부터 친화력이 엄청 좋아졌지. 예전같으면 눈길도 안줬을 길 가던 대학생, 일 없는 사람과도 금세 친구가 됐어. 난 마법의 램프였어. 당장 돈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다니 놀랍지 않아? 할부는 또 어떻고.

하지만 과유불급, 신용 없는 신용카드 발급은 결국 부메랑이 됐어. 2000년대 들어 카드 돌려막기 끝에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살인강도처럼 입에 올리기도 싫은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지. 안타까운 자살도…. 2003년 카드사 유동성 위기가 터졌어. 카드사조차 돌려막기에 실패, 구조조정 칼바람이 분 거야. 나도 힘들었어. 이런 사연 끝에 2006년부터는 성숙기라고 해.

'미운 오리'신용카드, 규제입법 줄줄이..'소멸' 운명?(종합)
◇'신용사회' 핵심이지만…기로에 선 신용카드

요즘 날 보는 시선이 곱지않아. 나도 왜 그런지는 알아. 여력이 안되는데 일단 쓰고보자는 식이면 결국 빚만 늘지. 하지만 사람들 신용도가 떨어지거나 가계부채 증가에 내가 주범이라는 데는 할 말 있어. '신용(credit)은 감당 범위를 벗어나면 빚(debt)이다.' 내가 이런 사실을 일부러 숨겼던 것도 아닌데 이제와 모든 게 내 책임이라니.

가맹수수료? 여신·수신, 줄여서 여수신이라고 들어봤을테지. 여신은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수신은 반대로 고객 돈을 맡아두는 기능이야. '여신전문금융업'엔 약점이 있어. 고객의 카드대금을 일시 대납(신용공여)하는 게 비즈니스 방식인데, 그만한 돈이 당장 없다면 어딘가에서 빌려야 하지 않겠어. 회사채니 CP(기업어음)니 여기서 이른바 조달비용이 발생해. 은행(여수신기관)을 끼고있는 은행계 카드사는 좀 낫다지만 근본적인 고민은 똑같지.

동생 체크가 자신감을 보이는 게 이 부분이야. 체크는 결제대금이 통장에서 바로 빠져나가. 카드사가 딴 데서 돈을 빌려 결제대금을 먼저 메우는 구조가 아니지. 나보다 조달비용이 적고, 덕분에 가맹점 수수료를 낮출 여지가 커. 소비여력의 한도 안에서만 지불할 수 있으니 채무불이행이나 신용불량이 될 가능성도 낮아.

그 때문일까. 정부는 날 키워줄 땐 언제고 요샌 발급제한이나 부가서비스 규제를 강조해. 나대신 체크를 키우겠다는 거야. 정부는 2016년까지 카드결제 중 체크카드 비중을 50%로 끌어올린대. 소득공제 혜택도 내걸 빼앗아 내동생 체크에게 점차 물려준다고 하지.

하지만 난 죽지않아. 체크카드? 힘껏 뛰어보라고 해. 신용사회의 흐름은 되돌릴 수 없으니, 나와 체크가 균형을 이루면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되지. 내 쓰임새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할 거야. 세금 낼 때, 대학 등록금 낼 때도 내가 요긴할 거고. 정말로 영세 자영업자를 돕겠다면, 가맹수수료 말고도 고쳐야 할 제도가 많다는 걸 아는 사람은 알지. 물론 적당한 규율은 필요하다고 봐. 어쨌든 기억해줘. 내가 없으면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신용카드 '과식·편식', 결제거부 허용이 '약' 될까

경제인구 1인당 3.9장, 민간지출의 60.6%.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신용카드 시장의 지표다.
정부가 체크카드 육성으로 방향을 돌리기 전까지 과표양성화를 위해 소득공제 혜택까지 주며 육성한 결과 급성장세를 보여왔다.

2012년 경제활동인구 1인당 4.6장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2013년엔 규모가 다소 줄어 1억203만장, 1인당 3.9장을 기록했다.

'미운 오리'신용카드, 규제입법 줄줄이..'소멸' 운명?(종합)
민간최종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 비중은 정부가 육성책을 시작한 1999년 이후 가파르게 올라 90년대 10%대에서 2002년 40%대로 뛰었다. 2003년을 거치며 카드대란을 겪자 다소 내려갔지만 2005년부터는 완만히 상승, 2012년 60%를 돌파했다. 현금서비스와 기업구매전용카드를 제외한 수치다.

신용카드시장 성숙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는 2006년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47.3%인 반면 미국은 20.3%, 일본은 12.1%에 그쳤다. 또 우리나라는 신용·직불·체크 등 카드 3종 가운데 신용카드가 액수로는 90%, 사용건수로는 80%를 차지한다. 국민들의 신용카드 사랑이 유별난 셈이다.

부가서비스가 발달한 것도 특이하다. 각종 할인, 적립, 영화관·놀이시설 이용혜택은 신용카드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이다. 이게 한국 특유의 현상이란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업계도 수수료나 시장상황을 설명하며 "한국은 부가서비스가 탑재된 형태"라는 특수성을 강조했다. 이는 카드사간 마케팅경쟁으로 이어진다. 카드사 수익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여서 장기적으론 신용카드 부가서비스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가맹수수료는 가장 큰 논란거리다. 가맹점 즉 각종 영업매장은 카드사에 수수료를 떼야 하는데 영업마진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그 체감도는 실제 요율보다 몇배나 크다. 가맹수수료는 지난해 카드사 수익의 48.5%를 차지했다. 50% 아래로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수익의 절반 가까이 의존하다보니 업계가 수수료 인하에 난색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소액결제는 이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신용카드가 워낙 보편화하다보니 예전같으면 현금을 내밀었을 1000~5000원짜리 물건도 카드로 결제하기 다반사다. 게다가 가맹점이 카드를 거부하는 것은 법률로 막고 있다.

이는 물가상승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가맹점이 수수료 지출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가격인상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확산이 소비자 후생에 도움이 안되는 셈이다. 소액결제는 카드업계도 손해다. 카드사가 단말기와 전표를 관리하는 신용카드 부가통신서비스사업자(VAN사)에 주는 고정수수료를 감안할 때 1만원 이하 전표는 대부분 카드사에 마이너스 이익이라고 KB금융지주의 지난달 보고서는 지적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책으로 직불·체크카드 육성을 꼽는다. 신용카드를 '편식'하는 소비문화를 바꾸고, 카드사 조달비용과 가맹수수료를 낮춰 사회경제적 안정도 꾀할 수 있단 입장이다.

미국과 호주 사례가 주목된다. 미국은 2010년 법을 고쳐 가맹점이 10달러 이하는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더 나아가 "고액결제는 소액보다 수수료 수입이 더 높다"며 "금액 관계 없이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카드 종류에 따라) 가격차등도 할 수 있게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카드사-고객(회원)-가맹점이란 3 당사자 체제를 카드사-전표매입사-고객-가맹점의 4 당사자 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카드사가 전표매입 기능까지 하고 있어 가맹점에 대해 막강한 수수료 협상력을 지닌다. 카드사와 전표매입사가 수수료 협상을 하게 되면 이런 구조가 깨진다. 호주는 3당사자 체제를 4당사자 체제로 바꿔 수수료 인하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자영업자 과표양성화를 위해 한시 도입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5번이나 연장됐다"며 "다른 나라처럼 직불카드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그다음 체크-신용카드 순으로 쓰는 게 이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처럼 정부가 가맹수수료를 지도하는 게 아니라 정부는 꼭 필요한 수수료만 정하고, 나머지는 시장 메커니즘에 따라 균형점을 찾도록 해야 한다"며 "4당사자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울며 체크카드 팔기'…신용카드 업계의 하소연

"돈이 안 되는 건 둘째 치고 잘 나가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A카드사 관계자)

정부가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신용카드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업체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부양의 '일등공신'에서 졸지에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몰려버린 신용카드의 처지도 암울하기만 하다.

◇"돈 안 돼도…" 울며 체크카드 팔기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카드 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일단 체크카드는 부가서비스가 탑재돼 있어 비용이 발생하지만 연회비가 없다. 또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도 일반적으로 신용카드 보다 낮기 때문에 체크카드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카드사 수익성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1만원 이하의 소액 결제의 경우 일부 체크카드는 역마진이 날 수도 있다.

B카드사 임원은 "카드사 입장에서 체크카드는 수익성에 부정적"이라며 "체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는 1.3~4%대로 2%인 신용카드에 비해 낮고, 할부 이자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체크카드로는 현금서비스나 카드론·리볼빙(대출금 상환 유예)등 카드 대출을 할 수 없어 카드사가 부가 수입을 올리기도 힘든 구조다.

그나마 체크카드를 통해 계좌 유치 등을 할 수 있는 은행계 카드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은행과 연관성이 없는 순수 전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이 강화 될수록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체크카드는 은행창구를 방문한 후 은행계좌 개설 등과 연계해 주로 발급되기 때문에 수신기능을 갖춘 은행계열에 비해 전업계 카드사들은 발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C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은 수익성은 낮더라도 체크카드를 통한 계좌 유치 등이 가능해 전략적으로 상품 출시를 강화하는 분위기"라며 "전업계 카드사도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체크카드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은행의 비협조 등으로 판매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기준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은 은행계가 97.7%로 압도적이다. 전업계는 전체 체크카드 시장의 2.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 관계자는 "시장이 구조적으로 안정화될 때까지 한시적으로라도 은행 방카슈랑스의 '25%룰'(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규정)처럼 은행 창구에서 일정 비율만큼 전업계 체크카드 상품을 판매토록 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용카드도 장점 많은데…" 벙어리 냉가슴

정책적인 소외감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신용카드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것에 대한 하소연도 커지고 있다. 신용카드 고유의 장점과 혜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체크카드를 적극 권장해야 하니 그야말로 "벙어리 냉가슴 앓는 심정"이라는 것이다.

D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쓰면 한 달의 신용공여 기간 동안 금융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며 "통장에 돈이 없을 때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보다 적은 비용으로 돈을 차입할 수 있는 셈인데 요즘은 신용카드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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