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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우리 아빠, 지하철 화장실에선 '허둥지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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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팀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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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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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대충교통⑤]기저귀교환대 갖춘 남자화장실, 절반도 안돼…유아용 소변기는 '0개'

6호선 고려대역 남자화장실에는 기저귀교환대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5~8호선 남자화장실 164개 중 이처럼 기저귀교환대를 갖춘 곳은 75개(45.7%)에 불과했다
6호선 고려대역 남자화장실에는 기저귀교환대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5~8호선 남자화장실 164개 중 이처럼 기저귀교환대를 갖춘 곳은 75개(45.7%)에 불과했다
#영국인 크리스 로버트씨(35·남)는 지난 6월 생후 4개월된 아이와 이태원 해방촌으로 나들이를 나왔지만 곧 난관에 처했다.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태원 안 남자화장실에 기저귀교환대가 없었기 때문. 로버트씨는 역 바깥 벤치까지 나와서야 겨우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줄 수 있었다.

최근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친구 같은 아빠를 뜻하는 '프렌디(Friendy)'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빠의 육아'를 장려하기에는 지하철 화장실 기저귀교환대 부족 등 기초적인 인프라조차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5~8호선 중 이들이 직접 운영하는 164개 남자화장실 중 기저귀교환대가 설치된 곳은 75개(45.7%)로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른 노선 역시 마찬가지여서 지하철 남자화장실에 설치된 기저귀교환대를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안전행정부는 남성의 육아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0년 5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안에는 남자화장실도 여자 화장실과 마찬가지로 영유아용 기저귀 교환대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이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남자화장실에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 남자장애인화장실 83곳에서 기저귀교환대를 찾을 수 있다"며 "남자 화장실과 남자 장애인 화장실을 모두 합칠 경우 역사 기준으로 거의 100% 기저귀 교환대를 구비하고 있는 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를 아는 시민은 거의 없었다. 특히 가족 나들이 장소가 인접한 지하철 역의 남자화장실에 기저귀교환대가 구비돼 있지 않은데 대한 시민들의 불편의 목소리가 높았다. 해방촌이 이어진 이태원역을 비롯해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 여의나루역, 허브천문공원과 연계돼 있는 천호·고덕역, 올림픽공원역 모두 남자화장실에 기저귀교환대가 비치돼 있지 않았다.

자연스레 지하철은 '아빠'들의 기피대상이 됐다. 로버트씨는 "영국의 경우 남성들의 육아를 배려하기 위해 지하철역마다 잘 보이는 곳에 남자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가 설치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출산정책을 장려하는 것으로 아는데 앞뒤가 안 맞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아들 1명을 키우고 있는 박모씨(35·남)는 "남자화장실에서 기저귀교환대를 발견한 기억이 없다"며 "자녀와 나들이를 갈 때 교통체증이 있어도 지하철보다 자가용을 이용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지하철 남자화장실에 영·유아용 용변기도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는 남자화장실에 영·유아용 보조화장실을 설치토록 안전행정부에 권고한 바 있지만 시행 사례는 전무했다. 5~8호선 남자화장실 내 소변기 949개 중 유아용은 단 하나도 없었다. 남자 화장실에 설치된 대변기 550개 중 유아용은 4개로 0.72%에 불과했다. 남자장애인화장실까지 고려해도 전체 712개 중 유아용은 53개(7.4%)에 그쳤다.
표혜정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장애인화장실을 모두에게 개방하는 '가족화장실' 운동을 현실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도 시행 중이다./ 사진=서울어린이대공원
표혜정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장애인화장실을 모두에게 개방하는 '가족화장실' 운동을 현실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도 시행 중이다./ 사진=서울어린이대공원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절충안으로 일본의 '가족화장실'을 제안하고 있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장애인화장실은 실질적으로 사용빈도가 낮아 비품창고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며 "이를 '가족화장실' 개편해 사용을 권장하면 시설확충과 예산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인 화장실을 개방하는 '가족화장실'과 같은 제도는 이미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성공적으로 시행 중"이라며 "여러 장애인단체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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