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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피시엘 옴므
  • 안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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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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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인생에 풍미를 더하는 언컨스트럭티드 재킷.

MY WAY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남자는 과묵해야 한다고. 그 말씀처럼 남자는 태어날 때부터 숙명적으로 과묵해야 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고단했던 하루해가 지는 순간까지 그 신념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감내할 수 있어야 남자고, 그것이 신사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이 정해준 이상적인 남자의 면면과 그를 대변하는 재킷, 그 재킷 안의 무표정한 셔츠와 질끈 맨 타이로부터 자유로울 날을 남자는 오늘도 남몰래 꿈꾼다. 그런 남자들에게 언컨스트럭티드 재킷은 신념을 지키면서도 그 신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명료한 해답을 제시한다. 한여름 밤의 시원한 바람 같은 이 재킷에 안감은 없다. 어깨 패드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심지도 과감히 생략했다. 그래서 이 재킷의 어깨는 흐르는 듯 나긋하다. 등 선은 부드럽고 허리는 날렵하다. 이 재킷을 슬립온 재킷이라고도 부르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마치 슬립온 슈즈처럼 손쉽게 입고 벗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언컨스트럭티드 재킷은 과묵한 남자의 인생을 한층 경쾌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남자에게 언컨스트럭티드 재킷은 한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궁리,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1999)에서 주드 로는 부유한 로맨티스트였다. 누구보다 매끈하게 언컨스트럭티드 재킷을 차려입고 베스파에 올라탄 채 나폴리의 몽지해변을 달리는 그의 모습에 남자들은 매료됐고, 그의 재킷에 빠져들었다. 낭만적인 삶을 꿈꾸는 남자들은 이 재킷 한 벌이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믿었다. 또한 (1980)에서 리처드 기어는 넘볼 수 없는 관능 그 자체였다. 영화 내내 등장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언컨스트럭티드 재킷은 남자들에게 리처드 기어처럼 매력적인 남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과 신대륙을 발견한 것 같은 짜릿함을 동시에 안겨줬다. 아르마니가 완성한 이 재킷은 이전까지 남자들의 옷에 쓰이던 것보다 훨씬 가벼운 소재와 유연한 어깨선을 제시했고, 전통적인 수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겹겹의 장치와 과정들을 과감히 생략하면서 남자들을 한결 여유롭게 만들었다. 남자들에게 이 언컨스트럭티드 재킷은 어떤 힘이자 자신감이고 관용이었다.

반면 (2001)에서 피어스 브로스넌이 입은 언컨스트럭티드 재킷은 일종의 반전이었다. 그는 영화 속에서 이 재킷을 입고 야성과 본능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상을 풍자했다. 피어스 브로스넌의 재킷은 유쾌한 한 끼 식사와 같았다. 한편, 영화 제작자이자 억만장자이며 항공 조종사이자 강박증 환자였던 하워드 휴즈에게 이 재킷은 완벽함이었다. 무결점의 완벽을 추구하는 그의 강박은 성공의 꼭짓점에 도달하게 하는 무기인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비상구였다. 당시 남자들에게 완벽한 재킷이란 컨스트럭티드 재킷처럼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옷을 의미했지만, 그에게 완벽함이란 채우고 또 채우는 것이 아닌, 비우고 또 비워야 비로소 완벽한 언컨스트럭티드 재킷이었다.

컨스트럭티드 재킷의 갑옷과 같은 단단함이 남자의 질서와 제도, 권력과 규율을 상징한다면 언컨스트럭티드 재킷은 즐거움에 가깝다. 하루 종일 흐트러짐 없는 맵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곤두서는 이 계절, 아무리 값비싸더라도 고개를 떨군 강아지풀처럼 남자를 울상 짓게 하는 옷이라면 그것만큼 초라한 것도 없다.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이지만 싱글 브레스티드 재킷을 입은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언컨스트럭티드 재킷, 이는 컨스트럭티드 재킷에서는 맛볼 수 없는 풍미로 남자의 스타일에 활력소가 되고 경쟁력이 된다. 가벼움 속에서 느끼는 자유. 그 자유로움이야말로 한여름 남자에게 낭만과 관능, 반전과 완벽한 성공을 약속할 것이다.

사진 KIM JAE MIN
모델 이현욱
헤어&메이크업 김순정(JI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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