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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민족학교를 다닌다는 것…그 '처연함'

대학경제
  • 일본 오사카=조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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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1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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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일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냉랭하다. 도저히 화해가 어려운 철천지 원수 같다. 하지만 이런 엄혹한 시기에도 민간교류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의 순수하고 자발적인 문화교류는 욕설과 비난에 찌든 기성 세대를 숙연하게 만들기조차 한다. '국인'이라는 대학생교육기부단체가 5년째 일본 내 한국 민족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어울리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스스로 후원금을 모집하고, 프로그램을 짜며, '스펙'을 멀리하고 있다고. 머니투데이 대학경제는 '국인'의 일본 현지 수업을 동행 취재해 이들의 기특함을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금강학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태극기가 보인다. /사진=조영선 기자
금강학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태극기가 보인다. /사진=조영선 기자
‘한국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정식으로 인정받은 정규 교육기관이다. 재외국민에게 국내 교육과정에 준하는 수준의 교육 과정을 시행하게 돼 있다. 따라서 학교를 졸업하면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학력을 인정받는다.

일본에는 오사카의 건국학교, 금강학교, 교토의 교토국제학교, 도쿄의 동경한국학교 등 총 4개의 '한국학교'가 있다. 이들은 단순히 재외국민, 혹은 주재원 자녀들이 국제 학교 성격으로 다니는 곳과는 다르다.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지켜오고자 했던 민족 교육의 뿌리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강제 징용 등 역사적 배경 때문에 이주하게 된 재일동포들은 일본에서도 우리 말, 우리 역사에 대한 명맥을 이어오고자 했다. 1945년 독립이 됐지만 연합군 최고 사령부인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은 재일 조선인에게 일본의 기본 교육법을 따르게 했고, 결국 1948년 이에 반발하는 '한신 교육 투쟁'이 일어났다. 학교 폐쇄령, 경찰과의 충돌에 이어 재일 조선인이 사망하기까지에 이르자 결국 한국인의 독자적인 교육을 인정받게 됐다. 이렇듯 일본 정부에서도 인정하는 정식 학교가 되기까지 수많은 투쟁과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그렇기에 재일동포 사회에서 민족학교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건국학교 이광형 교장은 "일본에서도 무수한 차별이 존재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분들은 자기 이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에요. 그만큼 우리 학교 진학을 결정한 부모님, 아이들은 대단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죠."라며 민족 학교 교육에 대한 의지를 설명했다.

건국학교는 2013년부터 재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중에도 학교 건물에는 태극기가 휘날린다. 바로 옆은 일본 공립학교인 '나니와 중·고등학교다. /사진=조영선 기자
건국학교는 2013년부터 재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중에도 학교 건물에는 태극기가 휘날린다. 바로 옆은 일본 공립학교인 '나니와 중·고등학교다. /사진=조영선 기자

1948년 한신 교육 투쟁 이후 민족 학교들은 자주적인 한국어, 한국사 교육 권리를 인정받았다. 따라서 한국어, 한국사를 필수적으로 가르칠 뿐만 아니라 태권도, 한국무용 등 전통 문화 교육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건국학교는 지난 7월에 있었던 일본 전국고등학생문화제에서 '나례지신밟기'로 3위에 입상했고, 금강학교는 전 학년 태권도 수업을 실시해 국기원의 후원으로 '금강학원오픈 태권도선수권대회'도 개최했다. 국내 학교에서도 보기 어려운 수준의 한국 문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적 배경,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사회,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각각의 오해가 존재한다. 금강학원 성시열 교장은 "일본인들은 일본 학교 같지 않다고 하고, 한국인들은 한국 학교가 아니라고 하면서 오해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민족학교는 은근히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오는 곳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죠. 하지만 우리학교만 해도 상당수의 학생이 한국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한국 대학 진학률이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편차치가 오사카 평균, 전국 평균보다 위에 있어요"라며 많은 사람들이 민족학교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이런 주변의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민족학교는 다양한 교육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외국어 교육 요구에 맞춰 2개 국어 수업으로 진행하는 '이머전 수업', 진로 교육 활동, 다양한 동아리 활동 등 시대 요구와 학생들의 적성을 고려한 커리큘럼을 마련한 것이다. 재일교포, 이민자, 순수 일본인 등 다양한 구성원이 재학하는 만큼 국제 학교의 면모도 갖추기 위해서다.

건국학교 이광형 교장은 학교를 소개하면서 "어떻게 세운 학교인데" 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만큼 민족 학교 교사와 재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외국에 있는 한국 학교라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깊지만, 일본의 민족학교들이 여느 곳과 다른 이유는 그만큼 어렵게 얻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설립 68주년을 맞는 두 학교는 과거의 역사를 간직한 채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글로벌한 감각을 키워나가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는 금강학교 성시열 교장의 설명은 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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