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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창업하고 300억 번 토종 기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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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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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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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앙트레프레너]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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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사진=최부석 기자
“5번 창업한 뒤 엑시트(자금회수)한 300억원으로 뭘 할까 고민했습니다. 내일 죽으면 후회되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하다 남을 도와주는 일을 하기로 했죠.”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은 전자종이 기술개발 업체 이미지앤머터리얼스 등을 매각한 자금으로 2012년 재단을 설립했다.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뒤 좀 쉬면서 놀까 생각도 했지만 체질에 맞지 않아 이내 포기했다.

그는 미국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 전기자동차 테슬라부터 유인우주선 스페이스X까지 끊임없이 도전하는 엘론 머스크와 같은 창업가가 한국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한국의 창업생태계와 예비창업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재단을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비영리 법인, 카이트재단은 이렇게 탄생했다.

◇한국의 엘론 머스크 김 이사장, 그의 끊임없는 도전

김 이사장은 엘론 머스크처럼 끊임없이 도전하는 창업가다. 그가 처음 첫 창업을 시작했던 2006년부터 2012년 엑시트를 한 뒤에도 쉬어가기는커녕 재단과 차세대 2차전지 개발업체 오렌지파워를 창업해 창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카이스트 화학공학 2차전지 부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토종 기술자인 만큼 첫 창업부터 생리활성소재, 레이저 프린터 토너, 전자종이 등 다양한 기술 아이디어를 동시에 사업화했다. G1비즈텍을 모회사로 세우고 전자종이 개발업체 이미지앤머터리얼스, 생리활성 소재 개발업체 바이오제닉스를 자회사로 시작한 이유다.

◇첫 창업, 1조원 시장 놓친 이유

김 이사장은 “아이템이 여러 가지여서 각각의 비즈니스모델, 정체성 등을 살리기 위해 첫 창업부터 회사 3개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당시 만났던 창투사 두 곳 모두 세 개는 어려우니 하나라도 잘하라며 퇴짜를 놨다”며 첫 창업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결국 세 아이템 중 하나인 레이저 프린터 토너기술을 대기업에 팔아 종잣돈을 마련했다. 지금은 레이저 프린터 토너시장이 1조원 시장으로 컸지만 당시에는 그에 아주 못 미치는 가격을 주고 기술을 이전했다.

생리활성 소재를 기반으로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는 바이오제닉스 초기에도 시행착오를 겼었다. 김 이사장은 “CC크림을 처음으로 개발했을 때 화장품 업계를 잘 몰라 기술의 값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창업 초기에 가장 완성도 높은 기술(레이저 프린터 토너)을 저렴하게 팔았고 업계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기술의 값어치(CC크림)를 다 못 받았다”며 “시장의 크기는 어떻게 결정되는지, 누가 경쟁자인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사업의 가치, 기술? 운!

김 이사장은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뒤 전자종이 업체 이미지앤머터리얼스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다. 이미지앤머터리얼스는 300억원의 기술 가치를 인정받고 2012년 대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됐다.

김 이사장은 창업 경험을 통해 기술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그는 “기술의 가치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모두 다르게 판단한다는 것과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운’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앤머터리얼스의 전자종이 기술 그 자체는 훌륭했다. 글씨가 깨지지 않고 인물 등의 사진의 해상도도 다른 제품보다 뛰어났다. 컬러 디스플레이 기술도 보유했다. 그의 기술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8년 종이가 환경파괴범 돼버린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단 한 번도 생산량이 정체된 적 없는 종이 시장이 작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마존의 이북(e-book), 킨들, 애플의 아이패드 등 전자종이 시장이 열린 것이다. 그가 말하는 ‘운’은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김 이사장은 “시장의 크기나 가치는 문제에 대한 솔루션과 사람들이 느끼는 유용성 등이 합쳐져 형성된다”며 “단순히 기술로만 사업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사진=카이트창업가재단 제공
/사진=카이트창업가재단 제공
◇한국의 엘론 머스크 키우는 카이트재단

그가 그동안 기술 분야 창업에 몸담아 온 만큼 카이트재단도 기술 창업가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카이트재단이 지난해 중소기업청의 이스라엘식 기술 창업프로그램(TIPS)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이후 10개 초기기업에 대해 8억5000만원 이상 투자를 집행했다. IoT(사물인터넷), 나노소재, 바이오‧의료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후배창업가들의 꿈과 열정을 선배창업가들이 연처럼 띄워준다는 의미에서 재단이름을 카이트(KITE·연)로 지었다. 카이트의 자음을 딴 순 한글로 후배창업가들을 키워주고(Kium‧키움) 선후배창업가를 이어주고(Ium‧이음) 창업가정신을 틔워주고(Tium‧틔움) 성공 후 창업생태계에 보답한다(Eum‧에움)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름처럼 카이트재단은 어느 정도 성장 궤도에 들어선 스타트업보다 예비창업가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1년에 100개 기업을 도와주자는 목표와 기술 창업의 발원터가 되자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며 “저의 경험을 공유해 후배 창업가들이 실패를 줄이기 위해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입이 떡 벌어지는 기술을 설명하면서도 자신은 후배창업자와 똑같은 창업가라며 '아직도 배우고 있다'고 머쓱하게 웃어보였다. 그와 그의 후배들이 만들어갈 한국의 기술 창업의 미래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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