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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나뿐인 한복, "스키니진보다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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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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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0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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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옥란 한복 디자이너 "명절에도 사라져 가는 한복 보면 안타까워"

조옥란 한복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평화 기자
조옥란 한복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평화 기자
민족 대명절 한가위다. 잊고 지내던 전통들과 재회하는 시간이다. 식탁에는 송편과 잡채 등 전통음식들이 오른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은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즐긴다. 옷장에 고이 접어 둔 한복도 그 화려한 모습을 뽐낼 때다. 적어도 명절 때 만큼은 관심을 받았었다.

요즘 명절, 한복이 사라졌다. 한복은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퍼졌다. 전통예절의 절차도 간소화됐다. 굳이 한복을 입지 않아도 나무라는 집안 어른이 없다. 명절에도 한복을 찾는 사람의 수는 급격히 줄고 있다.

안타까운 한복의 현실이다. 우리의 경쟁력임에도 우리의 외면을 받고 있다. 명절 연휴의 시작인 6일 경기 고양 '조옥란 한복'에서 한복 디자이너 조옥란씨(53)를 만났다. 조 디자이너는 "사실 한복은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옷이 아니라 배려하는 옷"이라고 강조했다.

손수 바느질로 한복을 제작 중인 조옥란 한복 디자이너/사진=김평화 기자
손수 바느질로 한복을 제작 중인 조옥란 한복 디자이너/사진=김평화 기자
◇한복이 불편하다고? "스키니진보다 편해"
한복에는 여유가 있다. 몸에 딱 붙지 않고 여유 공간이 많다. 조 대표는 "꽉 끼는 옷과 딱 맞는 구두를 신으면 몸이 힘들고 피곤하다"며 "한복은 옷에 여유가 있어 몸에도 좋고 마음도 풍요롭게 한다"고 말했다.

혼인이나 명절처럼 바쁘고 신경이 예민해질 수 있는 큰 행사일수록 마음의 여유를 주는 한복의 실용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명절에 한복을 입으면 마음이나 갈등들이 조금은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불편한건 한복이 아닌, 한복이 놓인 현실이다.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혼수로 한복을 맞출 때도 '면피'식으로 값싼 옷을 찾는다. 그마저 아까워 대여하는 경우가 많다. 조 대표는 "웨딩드레스는 해외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싼 값에 빌리고, 딸 있는 집에는 명품가방 하나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인 반면, 매력적인 우리 옷은 외면받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공룡 웨딩업체'의 등장도 전통한복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판로를 독점하다시피 한 강남의 한 대형 웨딩업체는 영세 한복업체들에게 38%에 달하는 수수료를 매긴다. 영세업체들은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 저렴한 재료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복 제작을 위해 바느질 하는 장면/사진=김평화 기자
한복 제작을 위해 바느질 하는 장면/사진=김평화 기자
◇"비행기 타는 시대, 가마 타던 시절의 옷을 고집할 순 없다"
한복을 짓기 시작한지 25년째인 조옥란 디자이너. 첫 20년은 한복의 뿌리를 찾는데 집중했다. 200년, 300년 전의 옷을 연구했다. 최근에는 생각을 바꿨다. 조 디자이너는 "비행기 타고 다니는 시대에 가마 타고 다니던 시절의 옷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며 "한복도 트렌드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한복에 대한 거부감 허물기에 나섰다. 커튼, 가방, 이불 등 실용적인 용품에 한복 디자인을 접목시키는 것이다. 그가 손수 제작한 일상용품들은 단골고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조옥란 디자이너는 "기존의 한복 디자이너들이 전통한복이 훼손될까 우려해 전통만 고집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우리 전통과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되, 현대의 입맛에도 맞는 옷으로 한복의 본질이 너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존 한복디자이너들이 머리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옥란 디자이너가 한복 제작 방식을 적용해 직접 디자인한 방석 커버/사진=김평화 기자
조옥란 디자이너가 한복 제작 방식을 적용해 직접 디자인한 방석 커버/사진=김평화 기자
◇세상에 하나 뿐인 옷, 경쟁력은 '색'
손수 바느질을 하고 천연염색을 하고 문양을 만드는 한복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불 하나를 만드는데 디자이너 한 명의 일주일이 꼬박 지나가기도 한다. 고객의 신체치수는 물론, 피부톤과 어울리는 색을 찾는 것도 중요한 일 중 하나다.

조옥란 디자이너가 지향하는 한복은 '세상에 하나뿐인 옷'이다. 사람마다 외모와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한 사람에 어울리는 고유한 색과 몸에 맞춘 한복을 지어왔다"며 "현대인들에게 더 맞게 디자인과 소재를 고려해 한 사람만을 위한 한복 맞춤 명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조 디자이너는 한복진흥센터가 주최하는 신한복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10월에는 패션쇼가 예정돼 있다. 그의 생각을 실천에 옮길 기회다. 현대적 소재를 활용하되 디자인은 한복의 디자인을 활용하는 등 조옥란 만의 '한복철학'을 패션쇼를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조 디자이너는 "세계의 명품 옷들과 견줘도 전혀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외국에 자랑을 하고 싶은 옷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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