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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씨날] 200명 반나절 '멍~', 세월호 후 첫 민방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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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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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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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되풀이 안전영상 상영에 민족사관 역사교육…참가자 "내년엔 스마트폰 더 잘 충전해 올 것"

민방위훈련장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민방위훈련장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흔히 군대를 20대 사회의 축소판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민방위 교육장은 바로 30대 사회의 축소판이다.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세종교육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민방위교육도 그랬다. 오전 교육을 마치고 저마다의 삶터로 돌아가야 하는 민방위 대원들이 각자 출근복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외모만으로 모든걸 알 수는 없다. 다만 다양성만은 확인된다. 한 눈에 공무원임을 알아볼 수 있는 정장바지에 노타이 셔츠 차림으로 신분증을 목에 건 대원이 있고, 깔끔한 출근복 정장을 갖춰입은 대원도 있었다. 오후 출근 부담이 없는지 캐주얼한 복장으로 참석한 민방위 대원도 적잖았다.

군복을 갖춰입고 모이는 예비군 훈련은 나름 군 생활의 연장이라는 느낌을 준다. 군 생활의 추억이 많은 사람이라면 색다른 재미도 느끼게 되고 동원훈련이라도 받을라치면 보이스카웃 캠핑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민방위는 다르다. 휴대전화를 수거하지도 않고 별다른 실습교육도 없다. 가만히 앉아 영상물을 보고 강연을 듣는다. 당연히 사회로부터의 격리가 어렵다. 시청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꺼달라고 당부했지만 "거래처에서 제품 10박스 보내고 곧바로 차량도 배차해달라는데요" 식의 통화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전화로 업무를 보는 일부 대원들을 제외하면 30대 직장인이 대부분인 대원들에게 교육은 휴식시간이나 다름없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다. 대형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대원이 있었다. 문고판 책을 준비했다가 영상물이 상영되면서 어두워지자 다시 가방에 넣는 모습이 보였다. 대신 스마트폰 불빛이 하나 둘 늘어났다. 아예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는 시간으로 삼고 비좁은 의자에 몸을 부리는 인원이 절반이 넘었다.

자연스레 드는 생각은 이 수 많은 청춘이 이 시간에 생산할 부가가치다. 일당으로 계산하면 이날 오전 수천만원의 부가가치가 사라진 셈이다. 세월호 사고 등으로 사회 안전교육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늘어났을 텐데, 민방위 교육 내용도 작년과 대동소이했다. 지진이 나면 책상 밑으로 숨고, 불이 나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으로 대피하라는 식의 영상물이 상영됐다.

민방위 훈련에서 매년 반복되는 역사교육도 아쉬웠다. 식민사관은 물론 청산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이 맞지만 애국심 고취를 위해서인지 무조건 민족주의적 사관이 옳다고 강조하는 내용의 교육도 바람직하진 않아보였다. 매년 같은 류의 교육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날 1년차로 첫 민방위 훈련에 나왔다는 세종시 주민 최 모씨는 "예비군훈련은 실사격을 실시하고 각개전투도 시키는 등 예년에 비해 훈련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민방위는 말 그대로 시간 때우기처럼 느껴졌다"며 "내년엔 스마트폰 배터리를 좀 더 잘 충전해서 들고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전국의 민방위 대원은 약 6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1~4년차는 연 4시간 소집훈련을 받고, 5년차 이상은 만 40세가 되기 전까지는 연 1회 한 시간의 비상 소집훈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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