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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권력 행사'····KB금융 사태 이사회는 책임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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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형 기자
  •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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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16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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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추천등 절대권력 '자기들만의 리그'···회장·행장 갈등지속불구 뒷짐, 경영공백 초래

#2012년 11월20일 중국 베이징. 국민은행 중국 현지법인 개소식이 끝나고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술자리를 함께 했다. 어 회장은 이 자리에서 ING생명 인수를 반대하는 사외이사들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고성이 오가고 술잔이 깨지기도 했다. 그리고 어 회장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12월 18일, KB금융의 ING생명 인수건을 부결시켰다. 이사회와 회장과 관계가 틀어졌고 KB금융의 주요 의사결정은 한동안 올스톱됐다.

#KB금융 이사회가 ING생명 인수를 부결시키던 날, 사내이사였던 임영록 당시 지주사 사장(현 KB금융 회장)은 ING생명 인수에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임 회장이 실제로 ING생명 인수를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이사회와 뜻을 같이 하고 있었다. 임 회장이 이사회와 한배를 탄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듬해 임 회장은 이사회의 절대적인 신뢰 속에 KB금융 회장에 취임했다.

어윤대 전 회장과 임영록 회장, 두 사람은 이사회와의 관계에서 양극단을 보여준 최고경영자(CEO)다. 공통점이라면 이사회와 관계가 틀어졌던 어 회장이든, 이사회와 관계가 돈독했던 임 회장이든 모두 파국을 맞았다는 점이다.

KB금융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금융권에선 이사회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이 충돌하면서 결국 동반 사퇴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는 동안 이사회가 사태 해결을 위한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는 것. 사태를 수습하고 나면 이사회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절대권력 행사'····KB금융 사태 이사회는 책임없나
◇손놓고 있다 경영공백 초래한 KB금융 이사회
= KB금융 사태의 원인이 된 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간의 갈등은 지난해 국민은행 IT본부장 선임건을 놓고 표출되기 시작했고 주전산기 문제로 폭발했다.

은행장과 은행 이사회가 대립했고 은행과 지주사가 갈등했지만 KB금융 그룹 전반을 관리해야 할 지주회사 이사회는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회장이 '직무정지'를 당하고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이사회 의장을 만나 결단을 촉구하고서야 '임 회장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과거 KB금융 이사회는 주인인 것처럼 움직이더니 이번엔 방관자적인 모습이었다"며 "회장과 행장이 징계를 앞둔 상황에서라면 매일 회의를 열어서라도 비상대응계획을 세웠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KB금융은 임 회장의 직무정지로 경영공백 상태다. 이사회가 윤웅원 부사장을 직무대행으로 선임했지만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현재 급하게 등기절차가 진행 중이다.

KB금융의 한 사외이사도 "사내이사를 1인으로 줄일 때는 지배구조 단순화와 경비 절감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같은 회장 유고 상황은 예측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경영 공백을 초래하게 됐다"고 인정했다.

◇KB금융 이사회 이대로 좋은가= KB금융 이사회는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로는 임 회장 뿐이고 나머지 9명이 모두 사외이사다. 관련법상 이사회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토록 돼 있지만 KB금융은 90%를 사외이사로 채운 셈이다. 임 회장 취임 전까지만 해도 사내이사가 3명(회장, 사장, 은행장)이었지만 지금은 회장만 이사회에 참여한다.

사외이사들은 사내이사인 회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되고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구조다. '자기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KB금융 정관상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이지만 1년씩 연임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이경재 의장과 고승의 이사가 4년6개월째, 김영진 이종천 이사는 3년6개월째 이사직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외부 전문가 없이 사외이사 전원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린다. 이사회와의 관계가 회장 선출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일부에선 이경재 의장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이사회에 소위 '어른'이 있어야 한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 KB금융 이사회는 이 의장이 영향력이 절대적이다"고 말했다.

◇"KB금융 사태, 이사회도 책임 보여야"= KB금융 또 다른 사외이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은행장이 회장에 반기를 든 것이 핵심"이라며 "지배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과거 어윤대 회장, 민병덕 행장 때는 상하관계가 명확했지만 이번엔 임 회장이 이건호 행장을 뽑은 게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제가 있었다"는 것.

하지만 반복된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간의 '반목' 역사를 고려하면, KB금융 이사회가 일찌감치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지주체제 전환 직후 황영기 전 회장과 강정원 전 행장은 사외이사와 부행장 등의 선임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혔고, 뒤를 이은 어윤대 전 회장 역시 임기 후반 당시 사장이었던 임 회장과 갈등했다. 이 같은 '반목의 고리'를 지켜봐 온 이사회가 각계의 지배구조 일원화 주문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이 때문에 KB금융 이사회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되는 상황에선 이사회도 사퇴하는 것이 주주에 대한 책임있는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남중수 전 KT 사장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되자 KT 이사회는 후임 선임 절차를 마치고 경영 연속성을 위해 최소 인원만 남고 나머지 사외이사들이 모두 사퇴한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도 최근 "KB금융의 이사회는 100% 완전자회사인 국민은행의 문제에 대해 수수방관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전략적 판단을 조정하는 지주회사로서의 책무를 방기했다"며"KB금융과 국민은행의 이사회는 문제의 해결자라기보다는 책임추궁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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