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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이식이 ‘아이폰6’ 성공의 필요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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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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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애플워치로 새로운 사용자경험(UX) 제공

화면 크기를 키운 아이폰6(왼쪽)과 아이폰6플러스
화면 크기를 키운 아이폰6(왼쪽)과 아이폰6플러스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을 출시했다.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다. 국내 언론들은 애플의 발표와 함께 ‘혁신은 없었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한 일간지는 1면에 아이폰6플러스와 ‘갤럭시노트4’의 실물 크기 사진을 비교하며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유산을 버렸다고 쓰기도 했다.

애플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 엇갈린 평가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비판은 주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사용된 큰 화면에 집중됐다. 지금까지 애플은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크기를 강조했다. 두 손으로 사용하면 그만큼 편의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에 4.7인치와 5.5인치 화면을 채택했다.

애플은 ‘아이폰5’를 출시하면서 4인치로 화면을 키운 적이 있다. 화면 크기가 커지는 트렌드를 따라가면서도 한 손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버리지 않은 타협의 산물이었다. 4인치 화면을 사용한 아이폰5는 가까스로 한 손으로 사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한 손 사용이 불가능하다.

화면 크기에 대한 비판은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지적으로도 이어졌다. 그동안 애플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애플은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대해 해상도가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선명한 326ppi라고 강조했다. 애플의 주장에 따르면 높은 해상도의 HD· UHD 디스플레이와 레티나 디스플레이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 그런데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에 해상도가 401ppi인 레티나 HD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왜 사람이 구분할 수 없음에도 해상도를 높였는지에 관한 설명은 없었다.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혹평은 결국 애플이 보여 준 이도저도 아닌 모습 때문이었다. 대화면과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이미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요소들이다. 애플이 지금까지의 원칙을 버리고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만든 흐름을 쫓아 온 것이다. 게다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따라했지만 디스플레이에서 최고 기술을 갖춘 삼성이나 LG 스마트폰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한다. 새로운 아이폰에 새로움도 뛰어남도 없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부 부품에 대해서도 비슷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아이폰의 문제 가운데 하나는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아이폰6플러스의 배터리 용량은 화면 크기가 여전히 비슷한 갤럭시노트4보다 10%가량 적다. 뉴욕타임스에 기고된 새로운 아이폰 리뷰에는 더 두꺼워지더라도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담겼다. 애플이 아무리 전력 소모를 줄이더라도 대화면으로 여러 가지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결국 보조 배터리가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하게도 새로운 아이폰은 메모리의 크기를 1GB로 유지하고 있다. 앞서 출시된 아이폰5S에도 1GB 메모리를 사용했다. 이는 iOS 업그레이드와 함께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iOS7가 설치된 아이폰5S는 부족한 메모리 때문에 애플리케이션(앱)이 강제 종료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 그런데도 새로운 아이폰은 메모리 크기를 늘리지 않은 상태로 새로운 iOS8을 주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미 iOS8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앱이 느려지거나 강제 종료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6가 공개된 첫 날 아이폰 매장.
아이폰6가 공개된 첫 날 아이폰 매장.


외국에서는 호평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하드웨어는 안드로이드 따라잡기에 실패한 모양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아이폰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호평이 많이 나왔다. 원래 미국은 아이폰 사용자가 많고 애플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리지만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감안해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저명한 평론가들도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일단 한국과 달리 새로운 아이폰의 큰 화면에 만족감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애플에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들에게는 만족감을 높이는 요소가 된 것이다. 실제로 아이폰 발표와 함께 미국에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보상 판매에 관한 문의가 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작은 화면 때문에 부득이하게 안드로이드 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되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화면 크기에 맞춰 달라진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사용자들의 기대감과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애플은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큰 화면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에 큰 화면을 사용한 만큼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숙제를 풀어야 했다. 애플의 대답은 홈 버튼을 두 번 터치하면 화면이 반으로 줄어드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화면 가장 윗부분이 화면의 가운데까지 내려와 쉽게 누를 수 있게 된다.

또 배터리는 여전히 교환할 수 없지만 사용 시간이 상당히 개선됐다. 해외의 한 IT 전문 매체의 비교평가에 따르면 아이폰6는 11.4시간, 아이폰6플러스는 13.7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9시간에 불과한 아이폰5S에 비해 개선된 것이다.

새로운 아이폰의 사용시간 개선은 이번에 처음 사용된 A8 프로세서의 덕분이기도 하다. 애플은 아이폰5S에는 A7 프로세서, 새로운 아이폰에는 A8 프로세서를 각각 사용했다. 그런데 A7은 28나노미터(nm) 공정으로 생산된 반면에 A8에는 20nm 공정이 사용됐다. 반도체 생산에 더 미세한 공정이 적용될수록 전력 소모는 줄어든다. 새로운 아이폰에 더 미세한 공정을 적용한 A8 프로세서를 사용한 덕분에 배터리 소모도 줄어들었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반길 만한 변화 덕분에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사전 판매 흥행에서도 확인됐다. 새로운 아이폰은 첫날 예약 판매에서 역대 최다인 400만 대가 팔렸다.

생태계 이식이 ‘아이폰6’ 성공의 필요조건


새로운 아이폰과 애플의 신생태계
이번에도 새로운 아이폰에 대한 비판과 열광, 성능 등의 엇갈린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떤 평가를 내리든 잡스 이후 애플의 혁신에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그나마 이번에는 아이폰과 함께 발표된 애플페이와 애플워치에서 혁신을 찾기도 한다.

언제부터인지 애플의 새로운 기기에 대해 “혁신은 없다”는 말이 반복되고 있다. 사실 이런 분위기는 삼성과 같은 다른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될 때도 마찬가지다.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던 중국의 업체들마저 애플, 삼성, LG, 소니 등과 겨룰만한 하드웨어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내놓는 상황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더 이상 하드웨어만으로 혁신의 감동을 줄 수 없는 상황이다. 애플이 하드웨어만으로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첫 번째 ‘아이패드’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처음 적용한 아이폰4를 발표하던 2010년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는 항상 예상된 만큼의 성능과 기능을 갖춘 기기들이 출시됐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애플에 혁신을 기대한다. 애플이 보여 준 혁신은 하드웨어 자체보다 하드웨어를 둘러싼 생태계와 새로운 사용자경험에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혁신은 앱스토어를 통해 제공되는 수많은 앱 및 다양한 애플 기기와의 연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사용자경험에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안드로이드폰으로 모두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드로이드폰은 아이폰보다 하드웨어 성능마저 더 좋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운 아이폰 출시와 함께 애플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애플페이=애플은 새로운 아이폰과 함께 ‘애플페이’를 공개했다. 아이폰으로 사용하는 전자 결제 시스템이다. 금융회사, 소매 기업, 상점들을 끌어들인 애플페이가 안착된다면 애플은 새로운 결제 시스템 생태계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우선 여러 카드사, 은행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비자카드는 물론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은행도 동참한다. 또 맥도널드, 나이키, 디즈니, 블루밍데일스(미국의 백화점) 등에서 애플페이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상점에서 아이폰6이나 아이폰6플러스를 근거리무선통신망(NFC) 리더기에 가져간 후 홈 버튼에 내장된 지문 인식 센서로 인증만 하면 된다. 이를 위해 애플은 아이폰에 처음으로 NFC를 도입했다.

애플페이는 10월부터 미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미국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단점이기는 하지만 아이폰과 신용카드만 있으면 사용 가능한 애플페이는 처음으로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전자 결제 시스템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여러 가지 전자 결제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지만 어느 것도 광범위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다. 새로운 기기가 필요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는 등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도 이 점을 인식하고 여러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새로운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제공할 준비를 끝낸 것이다. 아이폰을 구입했다면 걱정 없이 사용하면 된다.

아이폰6와 애플워치
아이폰6와 애플워치
◆애플워치=또 다른 새로운 사용자경험의 핵심은 ‘애플워치’다. 이미 여러 업체에서 스마트 워치를 출시했다. 애플워치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애플은 ‘사용하고 싶은 시계’를 만들어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을 극복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여러 유형의 스마트 워치가 나왔지만 어느 것도 성공하지 못했다. 스마트 워치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누구도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면은 작고 기능도 스마트 워치만의 고유한 것이 없다. 게다가 디자인도 좋지 않다.

애플은 시계를 만들었다. 여느 시계에도 뒤지지 않는, 사용하고 싶은 시계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실제로 애플 발표장에 초대 받은 한 시계 장인은 사용해 보고 싶은 시계라며 극찬했다. 애플은 사람들이 애플워치를 손목에 착용하게 만들었다.

애플워치를 착용하면 사용자들은 다양한 기능을 즐길 수 있다. 핵심은 헬스케어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애플워치를 제대로 사용하고 싶다면 아이폰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도 여러 가지 밴드형 웨어러블 기기에서 헬스케어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좀 세련돼 보이고 괜찮은 시계와 아이폰으로 차별화한 헬스케어 경험을 제공하려고 한다.

애플은 아이폰6에서 그동안 약한 부분으로 평가받던 화면 크기 부분을 우선 해결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추격자의 입장에 놓이게 할 뿐이다. 애플의 창의력은 다시 한 번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시도됐고, 이는 애플페이의 지불 시스템과 애플워치의 헬스케어로 완성되고 있다.

얼마나 팔릴까?
애플이 엄청난 기기와 생태계를 만들려고 하지만 정작 판매는 어떨까? 초기 반응은 일단 성공작이다. 물론 미국 중심의 이야기다. 원래 미국에는 애플 사용자가 많고 애플페이 등 새로운 사용자경험도 미국에서만 할 수 있다. 다른 나라, 특히 한국과 중국은 사정이 다르다.

한국은 삼성과 LG의 영향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 비중이 특히 높은 곳이다. 우선 미국에서처럼 큰 화면의 아이폰을 기다리던 사용자들을 바탕으로 아이폰 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

중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샤오미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마저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애플이 출시된다고 해도 큰 폭의 점유율 증가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최근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이 이뤄질 계획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새로운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금융기관과 여러 소매 기업들의 협력이다. 이미 아이폰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애플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의 상황도 쉽지는 않다. 애플이 애플페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국 기업과 협력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성장한 중국 기업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얼마 전 미국에서 상장한 알리바바가 결제 시장에서 버티고 있다.
결국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의 성공은 새로운 생태계 이식 효과를 각 국가에서 얼마나 거둘 수 있는지에 달렸다.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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