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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이해한다는 건 사람을 이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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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엘라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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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08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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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라의 초콜릿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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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첫인상이 참 좋다. 그저 한 번의 만남으로도 끌린다. 반면 주변사람들 모두가 훌륭하고 괜찮은 사람이라 하지만 관심이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무서워 보여 가까이 가고 싶지 않기도 하고 어떤 이는 너무도 무표정해 속을 알 수 없으며 어떤 사람은 이유 없이 선뜻 친해지기가 어렵다.

또 너무 심각해서 재미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너무 논리적이어서 냉정함마저 느껴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들을 좀 더 오래 만나고 깊이 알게 되면서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숨겨진 면모를 확인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그들 개개인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공감하게 되고 동질감마저 느끼는 경우도 있다.

내가 흔히 받는 질문 중 하나는 “너무 어려운 예술,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까?”이다. 그러면 나는 되묻곤 한다. “어떻게 하면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요?” 친구를 사귈 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만나서 얘기하다 서로를 알게 되고, 맘이 통한다고 느껴지면 세대를 떠나 친구가 되는 법이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친구가 되듯 예술작품, 또는 예술가가 좋아지는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내가 첫인상만으로 끌렸던 화가는 모네이고, 모두가 훌륭하다 하지만 끌리지 않았던 건 다빈치(특히 모나라자)였으며 무서워 보인 건 뭉크, 무표정해 속을 알 수 없는 건 몬드리안, 그리고 이상해 보인 건 뒤샹이었다. 하지만 다빈치가 얼마나 천재적이었는지, 뭉크가 얼마나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는지, 몬드리안이 복잡함을 단순화 시키려 어떻게 노력했는지, 또 뒤샹이 고정관념을 파괴시키기 위해 어떤 일들을 했는지 알게 되면서 난 그들의 작품에 빠져들었다.

심각하게만 들렸던 브람스의 수많은 명곡들이 그가 짝사랑했던 여인 클라라를 위한 곡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그의 음악은 더욱 안타깝고 절절하게 다가왔고 논리 정연하게만 들렸던 바흐의 골든베르크 변주곡이 수면용으로 작곡되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 역시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예술을 즐기는 것이 지식을 갖춘 교양 있는 사람의 미덕인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예술을 이해한다는 건 지식에 앞서 인간을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예술만큼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 또 있을까? 예술작품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고 예술을 이해함은 결국 사람을 이해한다는 뜻일 테니 말이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 그가 어려운 이유는 아직 친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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