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우리가보는세상]세자와 재계 후계자 '닮은꼴 숙명'

머니투데이
  • 서명훈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4.10.13 08:34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우리가보는세상]세자와 재계 후계자 '닮은꼴 숙명'
최근 사도세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즐겨본다. 사실은 아니지만 역사적 사건에 바탕을 둔 사극인 탓에 트렌디 드라마를 볼 때 느끼는 황당함이 없어서 좋다. 사실 사랑하는 남자가 알고 보니 아빠의 숨겨진 아들이라거나 여동생이 시아버지의 잃어버린 딸일 확률은 제로에 가깝지 않은가.

또 다른 이유는 세자의 삶을 보고 있을 때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재계 2·3세의 삶이 묘하게 겹치기 때문이다.

세자는 2인자이자 왕위를 이어받을 '미래권력'임에는 틀림없지만 절대 도드라져서는 목숨을 부지하기조차 힘들다. 그렇다고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왕의 자질을 의심받게 될 경우도 결과는 비슷하다.

실제로 조선 왕조 500년 동안 모두 27명의 왕과 29명의 세자가 있었고 장자 계승이 조선의 원칙이었다. 하지만 적장자가 세자로 책봉된 뒤 무사히 왕이 된 경우는 단 7명에 불과했다. 1/4이 채 안 되는 확률이다. 그만큼 장자(長子) 여부가 아니라 왕재(王材)의 유무가 왕위계승의 핵심이었다는 얘기다. 태종 이방원의 셋째 아들인 충녕군(세종대왕)이 대표적이다.

재계에서도 장남이 아닌 경영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되는 아들에게 기업을 물려준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은 셋째 아들이었다.

여전히 남성중심의 한국 재계에서는 삼성과 현대차 그룹의 차기 주자로 양 그룹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거론된다.

이들은 세자의 운명처럼 설사 자신들이 주도한 프로제트가 큰 성공을 거두더라도 아버지의 공으로 돌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반면 실패하게 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돌아오기 쉽다.

첫 인상이 강렬했던 것도 이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든 이유 중에 하나다. 영조가 ‘선위(왕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일)’를 선언하자 세자 이선은 석고대죄하며 명을 거두어 줄 것을 간청한다.

‘효(孝)’를 가장 중시했던 조선시대에 살아있는 아버지를 밀어내고 권력을 잡는 일은 엄청난 불효였다. 왕위를 물려받았다고 해서 권력의 정당성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없게 된다.

조선시대 왕들이 자신에게 충성하는 신하를 가려내기 위해 종종 선위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활용할 수 있었던 이유다.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갖는 ‘경영권 승계가 언제 이뤄지느냐’는 질문에 절대 대답을 들을 수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록 경영권 승계 시기가 불문율이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고 그 시기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 삼성이나 현대차, LG 등 주요그룹 총수들의 나이가 고희(칠순)를 넘겼거나 이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후계자들이 더 이상 ‘아직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 점도 경영권 승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또 다른 이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7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45세로 이미 불혹(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는 뜻)을 훌쩍 넘겼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경영권 승계는 새로운 도약의 계기인 동시에 엄청난 리스크다.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는 한국경제가 직면한 최대 리스크로 엔화 약세나 유럽 경기 침체가 아니라 주요 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리스크가 아니라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기업 스스로는 물론 우리 사회도 선의의 눈으로 잘 살펴볼 일이다.



'동학개미군단' 봉기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