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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식 공무원연금, 국내와 단순비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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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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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1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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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진적 개혁·자동안정장치 주목…물가 따라 수급액 자동변경 장치 마련

지난 9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 공무원 노조원이 토론회 단상을 오르며 항의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노조원들의 항의로 무산됐다. /뉴스1
지난 9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 공무원 노조원이 토론회 단상을 오르며 항의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노조원들의 항의로 무산됐다. /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공무원연금개혁에서 독일·오스트리아 사례를 참고하겠다고 밝힌 후 ‘유럽식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럽과 국내의 상황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은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논의가 국내보다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진행돼 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항이 적었을 뿐 아니라 개혁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보완장치들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장기간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는 것.

스웨덴은 여러 정당이 집권에 재집권을 거듭하면서도 사회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마련해 이를 바탕으로 개혁을 논의했다. 오스트리아도 2000년대 초 총리가 개혁안을 내놓을 당시 대규모 시위 등 반발에 부딪치자 집권당이 야당에 ‘더 좋은 개혁안이 있으면 내달라’고까지 하며 검토안을 마련한 바 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야당과 여당이 최선의 안을 합의한 후 개혁을 진행한 것이 두 나라 연금개혁 과정의 골자"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독일도 마찬가지다. 시간을 두고 일반 근로자와 공무원 간의 연금제도 간격을 서서히 줄인 덕에 보다 안정적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룰 수 있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3번에 걸쳐 개혁 논의가 나왔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진행됐다"며 "그간 논의가 없이 지지부진하다 갑자기 개혁하려니 충격과 반발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개혁을 거쳐 자리잡은 유럽식 모델에서 주목할 부분으로 인구와 물가, 경제성장에 따라 공무원연금 급여가 변하는 ‘자동 안정화 장치’를 꼽는다. 예컨대 소득이 늘더라도 공무원 근로자가 감소하면 연금 급여액도 이에 맞게 줄어 재정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기여금과 급여가 확정돼있는 우리나라 공무원연금과 다른 부분이다.


유럽 각국에서 도입한 공무원연금 ‘자동 안정화 장치’. 기준에 따라 연금 급여액이 자동으로 조절될 수 있도록 해 재정 안정을 도모했다. (자료: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유럽 각국에서 도입한 공무원연금 ‘자동 안정화 장치’. 기준에 따라 연금 급여액이 자동으로 조절될 수 있도록 해 재정 안정을 도모했다. (자료: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나라마다 자동 안정화 장치를 도입한 방식이나 상황에 차이는 있다. 스웨덴은 1999년 평균실질소득과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따라 연금급여가 바뀔 수 있게 했다. 독일은 2004년 가입자 대비 수급자가 늘어나는 만큼 연금급여를 줄어들게 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윤 연구위원은 “스웨덴·오스트리아·독일의 공무원연금제도는 재정 안정을 위한 ‘자동 조절 장치’가 있어 기여금만 정해져있고 수급액은 인구구조, 성장률 등 여타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조절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자동 안정화 장치를 도입하면 공무원연금의 재정 상황에 따라 매번 개혁을 논의할 필요가 없이 인구 고령화나 저성장 등 위협 요인에 따라 수급액을 자동으로 조절,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특정 집단의 정치적 개입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외에도 유럽식 모델의 장점은 공무원연금개혁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독일은 연금수급연령을 높이는 대신 근로 기간도 그만큼 연장해 상생할 수 있게 하고 저소득층의 급여대체율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사적 연금으로 부족분을 채워주는 '리스터 연금'을 도입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윤 연구위원은 "유럽에서 진행 중인 자동안정화 장치를 서둘러 도입하려 한다면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며 "선진국들이 사회적 합의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 실정에 맞는 다양한 장치들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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