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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리포트] 젖과 꿀 흐르는 낙원은 옛말…'손가락만 빠는' 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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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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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업계, 불황·양극화 심화로 '생존경쟁'…대형로펌도 위기감은 마찬가지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 다시 선거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내년 1월이면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새로운 수장이 탄생한다. 2년 임기의 대한변협 회장 선거에는 서울 출신의 변호사 3명이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의장인 박영수(62·사법연수원 10기) 변호사와 법무법인 율촌의 소순무(63·10기) 대표변호사, 개업 변호사 출신인 하창우(60·15기) 변호사 등이다.

지난 선거에서 지방 출신으로 첫 직선 회장에 당선된 위철환(56·18기) 현 회장은 최근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영수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고검장 출신으로 대한변협 세금낭비조사특위 위원장을 지냈다. 대검찰청 중수부장 재직 당시 현대·기아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인수 의혹 사건 등 굴직한 기업 수사를 지휘했던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소순무 변호사는 KT&G 사외이사와 대한변협 부협회장을 거쳐 현재 대한변협 총회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조세전문가다.

하창우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총무이사, 대한변협 공보이사, 대검 검찰개혁자문위원회 의원,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개업 변호사 출신으로 서울변회 시절 법관 평가 등을 도입해 호평을 얻기도 했다.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세 후보지만 출마의 변은 비슷하다.

지난해 치러진 선거에서 후보들이 '로스쿨 저지'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세 후보 모두 변호사의 '위상 회복'과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다.

지금 서초동을 비롯한 변호사업계에서 느끼고 있는 위기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47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들의 포스터. 60년 만에 처음 직선제로 치러진 지난해 선거에서 위철환 경기변회 회장이 선출됐다. 2013.1.14/뉴스1 © News1
제47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들의 포스터. 60년 만에 처음 직선제로 치러진 지난해 선거에서 위철환 경기변회 회장이 선출됐다. 2013.1.14/뉴스1 © News1
최근 로스쿨 도입에 따른 변호사 수 급증과 법률시장 개방, 불황 등으로 일부 변호사들은 말그대로 생존에 위협마저 느끼고 있다.

변호사업계의 불황, 양극화 심화가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이런 '추위'를 느끼는 게 대형로펌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국내 굴지의 대형 로펌들이 수임을 위해 지방까지 눈을 돌리고 중소형 로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혼·가사 등 소송에도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고 있다.

최근 5년간 광장, 세종, 율촌 등 주요 대형로펌 8곳의 사건 수임건수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지방 본안사건 수임건수가 2009년 2586건에서 2013년 3100건(19.9%↑)으로 크게 증가했다. 형사사건은 같은 기간 696건에서 1018건(46.3%↑), 행정사건은 158건에서 227건(43.7%↑), 가사사건은 1643건에서 1771건(6.5%↑) 등으로 늘었다.

또 소비자 집단소송에서도 대형로펌들이 돈 안되는(?) 원고를 모집해 불황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은 지난달 카드3사 정보유출 피해자 1985명을 대리해 국민·농협·롯데카드를 상대로 피해자 1인당 10만~70만원 수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법무법인 동인은 화물차 가격 담합사건과 관련해 화물차 운전자들을 대리하고 있다.

최근 로스쿨 도입에 따른 변호사 수 급증과 법률시장 개방 등으로 변호사 업계의 불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12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 및 법무법인 밀집지역의 모습. 2014.10.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최근 로스쿨 도입에 따른 변호사 수 급증과 법률시장 개방 등으로 변호사 업계의 불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12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 및 법무법인 밀집지역의 모습. 2014.10.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뿐만이 아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만번째 변호사가 탄생한 가운데 현재 활동 중인 변호사만 1만4980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07년 당시에는 개업변호사가 8143명이었다.

변호사 수의 급격한 증가에 일조한 로스쿨은 그동안 3회에 걸쳐 약 4500여명을 배출했고 앞으로 매년 2300여명씩 배출될 예정이다.

반면 서울에서 활동 중인 변호사 한 명의 연간 평균 수임사건 수는 2009년 32.8건에서 지난해 24건으로 줄었다.

이처럼 배출되는 변호사는 늘고 사건은 줄면서 사무장이 변호사와 동업 계약을 맺거나 오히려 고정급을 주고 변호사를 고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장님'인 사무장들이 앞장서 소송장사를 벌이는 '사무장펌'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최근 사무장 A씨는 변호사에게서 명의를 빌려 개인회생사건 전담팀을 운영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가 지난 6년간 사건수임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무려 10억원에 달했다.

불황, 양극화 심화로 무한경쟁에 돌입한 변호사업계. 서초동에서 만난 한 변호사의 넋두리는 그들이 요즘 느끼는 체감온도를 말해주는 듯하다.

"사시만 통과하면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손가락만 빨고 있는 변호사들을 보니 남의 일이 아닌 것아 씁쓸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월급 받고 2년마다 재계약하는 국선전담변호인도 이젠 '하늘의 별따기'가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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