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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안올리면 '건강기금' 금연에 더 못쓴다"…복지부 '흥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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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관 이상배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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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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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쌈짓돈' 건강증진기금]

"담뱃값 안올리면 '건강기금' 금연에 더 못쓴다"…복지부 '흥정'(종합)
보건복지부가 담뱃값 인상이 좌절되면 금연 정책에 투입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재원도 더 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국회가 견제에 나섰다.


정부가 담뱃값이 오르면 추가 확보될 약 7700억원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모두 금연 관련 정책에 활용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무산될 경우 기존의 증액 요청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복지부 방침이 지나치다는 판단에서다.


12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가 담뱃값 인상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건강증진금의 일부를 무조건 금연 등 건강관리 사업에 쓰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 의원이 지난 6일 대표발의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담배를 통해 거둬들이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의 30%를 금연정책 관련 사업에 사용하도록 명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은 법안을 발의하면서 "정부가 담뱃값을 올린다고 발표한 이후 국민건강증진보다 증세목적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높다"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건강증진기금의 사용 용도에 금연정책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정책 추진을 공유하는 상임위 여당 간사까지 나서 이 같은 법안을 발의한 이유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354원→841원)으로 추가 확보가 예상되는 재원을 보건복지부가 담뱃값 인상 목적을 위한 흥정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25일 담뱃값 인상 방안을 발표하면서 건강증진부담금 추가 인상으로 확보되는 약 7700억원을 모두 금연 정책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었다. 2000억원은 금연치료제 보험 적용에, 3000억원은 흡연 질환 조기진단과 치료에 활용하는 등 약 100만 명의 흡연자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위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본래 목적'에 쓰인다면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1997년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조성한 이후 지난해 까지 정부는 대부분의 기금을 건강보험재정 지원(64.9%)에 써 왔다. 기금 조성 목적인 건강생활 실천에는 1997년부터 5.2%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담뱃값 인상으로 늘어나는 재원이 모두 금연정책에 쓰이면 직접적으로 건강증진에 쓰이는 기금 비율도 높아지게 된다. 정치권에선 담뱃값 인상 논란 이전에도 원래 목적에 쓰이는 기금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요청해왔다.

 이런 가운데 복지부가 담뱃값 인상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금연 사업 등에 기금을 대거 투입할 방침을 철회하겠다며 법안 통과 설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증액분은 물론 기금에서 금연 등 건강증진 정책에 쓰이는 기금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기존의 요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복지위 소속의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관계자들이 담뱃값이 인상되면 7700억원의 기금을 금연 사업 등에 투입하겠지만 인상안이 좌절되면 관련된 모든 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다고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이번에는 올려야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며 "국민건강을 가지고 정부가 흥정을 하고 있는데 금연 정책을 위한 담뱃값 인상이라고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복지위의 또다른 담배값 고민…'건강증진기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정부가 주도하는 담뱃값 인상의 중심에 서 있다. 소위 담뱃세로 알려진 재원 중 1갑에 354원(1갑 2500원 기준)인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841원으로 인상하려면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해야 하고 이를 심사해야 할 상임위가 복지위다.

담뱃세 중 지방세가 걸린 안전행정위원회나 개별소비세 신설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는 기획재정위원회의 입장은 여당 찬성, 야당 반대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복지위는 조금 다르다.

금연을 통한 건강증진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어 여야 의원 모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걷어 사용 중인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용처에 주목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기금이 금연 혹은 건강 관련 사업에 직접 쓰일 때 담뱃값 인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의견이다. 야당 의원들도 기금이 목적대로 쓰여진다는 조건이 충족되면 금연정책으로서의 담뱃값 인상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이 뭐길래…野 "제대로 된 곳에 쓰겠다는 계획 가져오라"

국민건강증진기금은 국민의 건강생활실천 지원을 위해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1997년 담뱃세(국민건강증진부담금)를 재원으로 조성됐다. 매년 2조원에 가까운 기금이 흡연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흡연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기금 사용 집행원칙 등의 미비로 금연 사업이나 흡연자 건강을 위해서 보단 절반 이상이 건강보험재정 지원 명목으로 충당되고 있다는 점이다.

적자기조였던 건보재정은 2010년부터 흑자로 돌아서 4년째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6년부터는 다시 적자가 유력하다. 불안정한 건보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건강증진 사업이라는 목적이 뚜렷한 기금을 국가가 쌈짓돈 꺼내듯 과도하게 끌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2~2004년까지는 무려 기금의 95%가량이 건보재정으로 흡수됐다. 매년 계속되는 논란으로 서서히 비중이 줄어 지난해 54.2%까지 내려갔지만 여전히 지나치다는 것이 국회 복지위 여야 의원들의 지적이다.

금연정책과 상관없는 정책 사업에 나머지 기금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기준으로 직접적인 건강증진 정책인 아닌 질병관리에 24.8%, 보건의료 산업육성 R&D 부분에 12.3%가 쓰여졌다.

건강증진기금의 본래 사용 목적인 금연교육 및 광고 등 흡연자를 위한 건강관리사업이나 전반적인 건강생활 실천에는 지난해 기금의 6.9%밖에 사용되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담뱃세 인상에 앞서 기금 운용 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건강증진기금이 금연과 전혀 관계없는 곳에 사용되는 것을 복지부가 반성하고 사과한 뒤, 제대로 금연정책에 쓰겠다는 계획이 있어야 담뱃값 인상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뱃세' 올려도 문제, 공공자금 관리기금에 진 빚만 1조

"담뱃값 안올리면 '건강기금' 금연에 더 못쓴다"…복지부 '흥정'(종합)


정부 발표대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인상해 7700억원을 확보한다고 해도 이 돈이 고스란히 금연정책에 투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국민건강증진부담금으로 걷는 담뱃세 외에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예수금(빚)을 가져와 국민건강증진기금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줄기세포, 미래융합의료기기 개발 사업, u-Health인프라 확충, 혈액안전관리, 기후변화, 보건의료 산업육성 R&D 등 그 동안 정부 일반예산으로 사용하던 사업들을 2000년대 들어서면서 건강기금에서 끌어다 쓰기 시작했고 결국 필요 예산이 늘어나 빚까지 지게 된 것.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2011년 700억원을 처음 빌린 것을 시작으로 2012년 2200억원, 지난해 3386억원, 올해에는 4451억원을 빌릴 것으로 예상된다. 갚아야 할 원금만 총 1조737억원이다. 이자는 2011년 13억원, 2012년 62억5600억원, 지난해 130억원을 이미 상환했고 올해에도 141억원을 이미 냈다.

매년 늘고 있는 예수금 원금은 2018년부터 상환해야 한다. 4년간 1조가 넘는 돈을 빌렸으니 다음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돈을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끌어 쓸지 알 수 없다.

이처럼 정부가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쌈짓돈 빼먹듯 할 수 있는 이유는 법에 해당 기금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한다고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기준도 사용 근거도 법에 마련돼 있지 않아서다.

거액의 빚이 쌓여가는데도 매년 50%이상의 기금이 불안정한 건강보험재정에 투입되는 이유도 명확한 기준이 없어 임의로 정부가 사용해도 법을 어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통해 확보되는 7700억원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전부 금연정책에 투입한다고 공표해도 담뱃세 인상과 관련해 복지위 의원들의 반응이 미지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회 복지위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금까지 잘못 쓴 국민건강증진기금의 사용처를 법에 어떻게 고칠 것이라는 안을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며 "이런 것이 없으면 담뱃값 인상하면 금연 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담배 팔아 거둔 돈, 외국은 어디 쓰나 보니···

"담뱃값 안올리면 '건강기금' 금연에 더 못쓴다"…복지부 '흥정'(종합)


담뱃값이 정부안대로 인상되면 담배 한갑당 붙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354원에서 841원으로 불어난다. 그렇다면 이 돈 가운데 담배 관련 정책에 쓰이는 돈은 얼마나 될까?

지금은 담배에서 거둬들인 건강증진부담금 가운데 고작 1% 정도만 금연 관련 사업에 쓰인다. 그동안 건강증진부담금으로 걷힌 돈의 약 65%가 국민건강보험을 지원하는 데 흘러들어갔다. 담배에 붙는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 역시 지방자치단체 예산이나 교육 예산으로 사용된다.

담배를 팔아 거둔 세금이나 부담금의 대부분이 흡연자들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곳에 쓰인다는 것은 담뱃값 인상을 반대하는 논리로도 활용된다.

그럼 다른 나라들은 담배에서 거둬들인 세금 등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는 담뱃세 가운데 23%를 금연 지원 정책에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금연 프로그램, 흡연 억제 교육, 금연정책 평가 등에 쓰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담뱃세로 거둔 돈을 주로 금연 지원 및 연구에 사용하고 있다. 학교 또는 지역사회에서의 담배 관련 교육 프로그램 등이 주된 지원 대상이다. 미국 오레곤주는 담뱃세를 흡연 예방 프로그램에 쓰고, 일부를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에 활용한다.

유럽에서는 핀란드 루마니아 아이슬란드 등이 담뱃세를 금연 지원 정책에 우선 사용하고 있다. 금연 치료 뿐 아니라 청소년 등이 처음부터 담배에 손을 대지 않도록 흡연 억제 교육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슬로베니아는 담뱃세로 거둔 돈을 담배 뿐 아니라 술 등 건강 유해요인 관리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태국의 경우는 담뱃세 등을 재원으로 하는 건강증진기금의 80%를 담배 등 건강 위험요인 관리에 쓰고 있다. 호주도 건강증진기금의 12%를 흡연자 건강 지원 등에 활용토록 하고 있다.

반면 영국과 프랑스는 담배에서 거둔 세금의 사용처를 금연 정책 등으로 못 박지 않고, 일반적인 공중보건 정책이나 건강교육 프로그램 등에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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