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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격차·편중·방관'의 종합판 부산,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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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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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0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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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취재차 들린 부산, 출·퇴근길 버스 안은 언제나 승객 절반 이상이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가득찼다.

행사장인 해운대 벡스코로 가는 길가에는 수입차판매점이 한 블록 건너 하나씩 자리 잡고 있다. 그 사이로 장례식장과 요양보호원이 성업 중이다. 도로에는 외제차가, 보도에는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방황한다. 학창시절을 부산에서 보냈던 기자는 '노령화와 빈부격차가 요즘처럼 심각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올 7월 기준으로 부산은 광역시 중 처음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역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로 지난 5년간 25%나 증가했다.

[기자수첩]'격차·편중·방관'의 종합판 부산, 유감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ICT(정보통신기술) 도시'로의 이미지 변신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이 같은 일자리 정책에 노년층은 없었다. 부산시는 IT 기업 유치에 안간힘이다. 하지만 ITU 회의 참여 차 온 IT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은 "부산은 IT 기초 인프라가 부실해 성과 내기 어렵다"는 중론이다. 다소 회의적인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부산에 곧 짓게 될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문화·관광' 중심으로 육성하자고 제안했다. 부산시는 발끈했다. 시가 '올인' 중인 정책(ICT도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부산은 관광·컨벤션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춰져 있다"며 "ICT 기업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다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영화제와 같은 제법 굴직한 행사를 치룰 때마다 숙소가 없어 난리다. 주변 숙소비도 천정부지로 치솟기 일쑤다. 무엇보다 관광인프라가 해운대로 심하게 쏠렸다. 부산내 다른 지역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ITU를 찾은 한 해외 ICT 장관이 "부산에 올드타운이 있나"라고 물었다. 적어도 200~300년 역사를 찾아볼 수 있는 기왓집 즐비한 풍경을 기대했던 모양이다. "서구화된 해운대 전경은 그 어떤 국가·지역에서도 볼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건강한 도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허울뿐인 ICT 도시보다 시급한 노년층 문제 해결이 우선된다. 아울러 부족분의 관광·문화 인프라를 개선할 노력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곪을 대로 곪은 상처를 방치했다간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는 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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