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놈들이 몰려온다" 수입차 전기차 공세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음 달 닛산 리프가 국내에 상륙하는 데 이어 내년엔 폭스바겐이 국내에 전기차를 선보일 전망이다. 수입차들의 공세가 가속화되면서 전기차 시장마저도 수입차에 잠식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폭스바겐 최초 양산 순수 전기차 e골프/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7세대 골프를 기반으로 개발한 최초 양산 전기차인 e골프를 내년 국내에 출시한다. 폭스바겐은 앞서 이달부터 미국에서 e골프 판매를 시작했다.

폭스바겐은 내년 2월 일본에서 경차인 e-UP을 출시하고 내년 중반 e골프를 판매한다고 최근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전기차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구축 속도가 생각보다 더디지만 e골프를 내년 중 한국에 출시한다는 계획에 현재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골프는 115마력의 전기 모터를 장착하고 140km/h(전자 제어)의 최고 속도를 낸다. 최대토크는 27.6kg·m(270 Nm), 에너지 소비는 100km 당 12.7kWh다. 24.2 kWh의 배터리를 완충하면 최대 19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e골프의 미국 판매 가격은 3만5445달러(약3633만원)이다. 일본에선 400만엔(약 3770만원)대 후반에 출시된다. 국내 출시모델의 경우 미국과 달리 각종 옵션이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될 전망이다. 지난 4월 수입차 최초로 국내 출시된 BMW i3(5800만~6400만원)보다 낮다.

닛산의 순수 전기차 리프/사진제공=한국닛산

닛산도 전세계에서 15만대가 팔린 글로벌 1위 순수 전기차 리프를 다음 달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최대 주행거리가 175km로 국내 시판 가격은 5000만원대 이상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리프의 판매량(2만4411대)은 작년 연간 판매대수(2만2610대)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국내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국내 수입차 열풍이 전기차 시장으로 번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아직 미성숙 단계이긴 하지만 구매력을 갖춘 젊은 수요층의 수입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마감한 서울시 전기차 지원 사업 공모에선 BMW i3가 전체(616명)의 절반(297명, 48.2%)에 가까운 비중으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산 전기차들은 기아차 쏘울이 161대, 르노삼성 SM3 Z.E. 81대, 기아차 레이 62대, 한국GM 쉐보레 스파크 15대의 신청 건수에 그쳤다. BMW i3의 가격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보다 적게는 1500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 가량 더 비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을 깬 이변이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내년부터 수입 전기차 시장이 더 커지면 남들보다 구매력을 갖춘 젊은 소비자의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기차 분야에서도 수입차 열풍이 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