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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00년간 年임대료 '1억'…한진重 수빅조선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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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빅(필리핀)=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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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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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30만원 저렴한 인건비에 능통한 영어 강점..1년만에 7000여명 추가 고용 창출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전경/사진=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전경/사진=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지난 3월 조남호 한진중공업 (6,390원 상승10 0.2%) 회장의 미소를 자아냈다. 그리스 선주사 엠브리코스가 6800TEU급 컨테이너선을 인도받은 뒤 납기와 품질에서 모두 만족해 5만달러 상당의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들은 조 회장은 연신 "수고했다"며 수빅조선소 직원들을 격려했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가 글로벌 탑티어로 발돋움하고 있다. 1937년 부산 영도조선소에서부터 축적된 기술력과 필리핀 현지의 저렴한 인건비를 기반으로 각종 수주를 따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위에 올라섰다.

◇297만㎡ 대지, 100년 동안 年임대료 '1억원'
25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서쪽으로 110km 가량 떨어진 수빅경제자유구역 수빅만에 들어서서 본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의 두 도크는 건조중인 선박으로 가득 차 있다. 수빅조선소의 두 도크는 부산 영도조선소 4개 도크 다음으로 번호가 매겨져 각각 5, 6번 도크로 불린다.

이 중 6도크는 길이 550m, 폭 135m으로 너비 면에서 세계 최대 규모다. 5도크와 6도크에서는 각각 2척, 4척의 선박 기초 건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바로 옆 안벽(진수한 선박이 정박한 뒤 추가 작업하는 공간)에서는 다음 달과 내년 1월에 각각 프레데릭센사에 인도할 예정인 9000TEU급 컨테이너선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육지 역시 바삐 움직이는 크레인과 현지 직원들로 가득 차있다. 297만㎡(약 90만평)의 수빅조선소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은 300명 가량, 현지인 직원은 2만5000여명에 달한다.

전우윤 수빅조선소 관리본부장(전무)은 "지난해까지 1만8000여명이던 직원들이 컨테이너선 업무량 증가에 따라 1년간 7000여명이나 늘어났다"며 "월 30만원 가량의 인건비와 영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한진중공업은 2009년 수빅에 자리를 잡으면서 7년간 법인세 면제, 100년간 연 1억원 가량의 토지 임대료 조건을 부여 받았다. 이는 한진중공업의 가격경쟁력 상승으로 귀결된다.
25일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5도크에서 5400TEU급 컨테이너선 선수(뱃머리)부분 블록이 크레인에 실려 탑재되고 있다/사진=한진중공업
25일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5도크에서 5400TEU급 컨테이너선 선수(뱃머리)부분 블록이 크레인에 실려 탑재되고 있다/사진=한진중공업

◇수빅이 살아야 부산경남도 산다
6도크와 안벽 옆으로는 블록과 기자재가 들어올 수 있는 접안시설이 보였다. 이곳은 부산 경남지역에서 만들어진 선박 구성품들이 들어오는 곳이다.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2척의 선박이 1년 365일 쉬지 않고 블록을 들여온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수빅조선소 하나만 바라보고 블록 및 기자재업체들이 설립될 수 없기에 기자재와 엔진, 선박 블록 등 구성품을 모두 영도조선소와 거래하던 부산 경남지역 업체들로부터 들여온다"며 "수빅조선소 일감이 몰리면 몰릴수록 국내 경제 역시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빅조선소 수주잔량은 39척. 앞으로 수주를 전혀 하지 않아도 3년간 일감이 쌓여있다. 수빅조선소의 수주량 증가에 힘입어 필리핀은 올해 한·중·일에 이은 세계 4위의 조선국가로 올라섰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설립을 추진할 당시 영도조선소를 폐쇄할 것이라는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수빅조선소 건설은 영도조선소 폐쇄를 위해서가 아닌, 26만4000㎡(약 8만평) 규모의 영도조선소 특성상 대형선박 수주가 불가능했기에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한진중공업은 향후 영도조선소는 고부가가치 특수선 위주로 생산하고, 대형 및 초대형 범용선은 수빅에서 건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할 계획이다.
25일 필리핀 수빅 한진빌리지의 한진인터그레이티드스쿨을 찾은 의료진이 학생들의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사진=한진중공업
25일 필리핀 수빅 한진빌리지의 한진인터그레이티드스쿨을 찾은 의료진이 학생들의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사진=한진중공업

◇일터를 넘어 삶터를 만드는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의 현지화 전략은 비단 현지직원 고용에만 그치지 않았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완공 2년 전인 2007년부터 트레이닝센터를 설립해 현지인들에 대한 직업교육을 실시했다. 올해까지 4만5000여명이 이곳을 거쳤다. 한진중공업에 입사하지 않은 센터 졸업생들은 동유럽 조선소 등에서 채용한다. 영어가 가능하기에 우대 받는다.

조선소에서 20km 가량 떨어진 카스틸레호스 지역에는 '한진빌리지'가 있다. 한진중공업이 현지 근로자들에게 주택단지를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 만든 마을이다. 9만㎡ 규모에 1000여 세대가 들어섰으며 700여 세대가 추가 입주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은 직원들의 수요를 파악해 2000여 세대를 추가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날 마을 중앙의 학교 건물에 학부모와 학생들 수백명이 모였다. 한진중공업이 초청한 현지 의료진이 각 교실에서 무료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있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필리핀은 아직 학교와 의료시설이 많이 부족하다"며 "학생들 건강검진차 의료진을 초청했는데 학부모들까지 모여들어 다 같이 검진한 뒤 필요한 약품까지 챙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1973년 건설부문이 국내 최초로 필리핀에 진출했다. 이후 40년에 걸친 항만, 공항, 경전철 등 SOC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지 경험 및 지방정부와의 두터운 관계를 쌓고 수빅조선소 건설까지 달려왔다.

안진규 수빅조선소 법인장(사장)은 "수빅조선소는 이제 명실상부한 글로벌 조선소로 자리 잡았다"며 "현재 주력인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등 상선을 넘어서 향후 초대형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건조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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