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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금연구역 몰라"…中 관광객 흡연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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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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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2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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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광객 무분별 흡연 골치, 말 안 통하고 외국인에 단속 어려워…中 정부도 흡연 규제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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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표지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국 관광객들.
26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 지난달 1일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이지만 중국 관광객들에게는 예외였다. 중국어로 된 금연 표지판이 있었지만 관광객들은 아랑곳 않고 담배를 피웠다. 길을 걸으며 담배를 피우는 관광객에 얼굴을 찌푸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인근에 있던 시민 한 명은 "금연구역이라고 얘기해줘도 그게 뭐냐는 식으로 되물으며 그대로 흡연하더라"며 손사래를 쳤다.

중국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흡연에 담당 기관과 시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요 관광지인 명동 등을 방문하는 시민들은 담배연기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관할하는 중구청 등은 언어소통과 외국인이란 특성상 단속이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날 1시간에 걸쳐 서울 중구 남대문로길 일대와 시청·청계천·광화문 광장 일대를 다니며 살펴본 결과 중국 관광객들의 흡연이 곳곳에서 이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관광객들이 명동 거리에서 흡연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이 명동 거리에서 흡연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한국은행에 이르는 남대문로길 일대는 지난 10월 1일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중국 관광객들은 버젓이 흡연하고 있었다. 10여분간 확인한 중국 관광객 흡연자만 해도 10명이 넘었다. 중국어로 된 금연 표지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관광객도 3명이나 됐다. 표지판을 가리키자 이들 중 2명은 멋쩍게 자리를 떠났고 1명은 모르겠다는 듯 담배를 계속 피웠다.

금연 표지판이 없는 명동 로데오 일대는 관광객 흡연이 더 심했다. 금연구역이 아니라 중국어로 된 금연표지판 하나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어로 된 금연구역 표지판은 큰 효용이 없어 보였다. 대로나 골목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관광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담배 꽁초가 수북히 남아 있었다.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금연 지킴이가 있는 청계 광장은 상대적으로 나았지만 이들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에선 흡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청계천 옆에서 담배를 피던 중국관광객에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는 손짓을 하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겠다는 듯 함께 온 관광객들과 웅성거렸다.

지난 25일 중국 정부가 흡연자들을 강하게 규제하겠다고 나서면서 중국인들은 자국에서 제재 받고 한국에 와서 담배를 마음대로 피우는 모양새가 됐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 내 3억명이 넘는 흡연자들을 규제하기 위해 ‘공공장소 흡연 규제 조례안'을 공포하고 모든 형태의 담배 광고 금지, 공공장소 및 건물 내 흡연금지, 영화 및 TV에서 흡연장면 규제, 담배 자판기 금지 등을 검토 중이다.

흡연하는 중국 관광객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쇼핑을 나왔다는 중구 시민 박 모씨는 "길을 가다 관광객들의 담배냄새를 맡은 게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서울시민들은 명동에 관광하러 온 게 아닌데 왜 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연 표지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국인.
금연 표지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국인.
청계천에 산책을 나왔다는 직장인 김 모씨도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담배 냄새를 맡고 기분이 불쾌해졌다"며 "우리나라에 왔으면 우리나라 법을 잘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관할 구청인 중구 관계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흡연 단속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금연을 계도해야 하는데 말이 안 통해 규정을 중국어로 설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외국인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쉽지 않아 금연 표지를 바닥에 붙이는 등 계도 중심으로 단속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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