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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과실입증책임'에서 '분쟁조정개시'로 쟁점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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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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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2.24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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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신해철법 언제나?②] 여전히 남은 과제...조정제도개선, 조정금액 현실화

지난 10월 28일 오전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故신해철의 빈소가 마련됐다. 신해철은 지난 22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가락동의 한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었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인해 27일 오후 8시19분 세상을 떠났다.
지난 10월 28일 오전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故신해철의 빈소가 마련됐다. 신해철은 지난 22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가락동의 한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었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인해 27일 오후 8시19분 세상을 떠났다.
가수 신해철씨의 사망 이후 사실상 깜깜이 진료와 의사의 의료과실 등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사고가 의심되는 상황이 적잖은 상황인데도 일반인들에게 병원 문턱은 높기만 하고 피해구제의 길은 멀기만 하다는 지적이다.
의료사고의 분쟁 해결과 피해자 구제를 담당하는 한국의료분쟁조정원(이하 조정원)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올 10월말 기준으로 10만311건의 의료사고 상담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조정중재 신청은 3458건이고 조정이 개시된 것이 1380건이다. 조정이 성립됐다는 것은 그나마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원만한 결정이 이뤄진 결과다.

실제 소송이 제기된 경우도 적지 않다. 대법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올 6월까지 5274건의 의료사고 관련 민사 손해배상 소송이 접수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조정 신청 건과 민사소송이 건을 합하면 매년 1500여건이 넘는 의료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같은 기간 위료법 위반의 형사 소송의 접수도 3294건이었다.

◇ 의료 분쟁, '의료인 과실입증책임'에서 '분쟁조정 자동개시'로 쟁점 옮겨져
실제 의료사고에서 가장 큰 쟁점은 과실여부를 누가 입증할 것인가이다. 우리 민법에는 피해를 입은 자가 가해자의 과실을 증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사고와 같이 전문적인 영역이고 진료현장의 접근이 쉽지않은 분야에서는 과실입증책임을 의사에게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과실 입증의 책임을 의사들이 해야 한다는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2011년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될 당시에 이들 과실입증책임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당시 제출된 관련법에는 전부이든 일부이든 의료인의 과실책임 입증을 부과하는 안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인의 과실입증책임으로 인한 방어진료의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의사를 밝혔고, 의료사고의 책임여부를 조사하는 중립적인 기관 설립을 주장했다. 결국 입증전환 책임여부는 더이상 논의되지 못한채 의료분쟁의 조정과 중재를 담당할 기관 설립에 초점이 넘어갔다.


2011년 법 제정이후 의료분쟁의 제도 개선 논쟁의 중심은 조정원의 ‘조정 자동개시’로 옮겨왔다. 현행법에는 피신청인이 원하지 않으면 의료분쟁의 조정이 시작되지 않는다. 많은 경우에 의사들이 이를 피하는 경향이 있어 피해자 입장에서는 길고 긴 소송으로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의사들이 거부하더라도 자동으로 조정이 개시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 왔었다. 승소율도 높지 않으며 기간도 긴 소송보다는 조정원의 ‘조정절차’를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료사고의 피신청인이 되는 의사들의 경우에는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분쟁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방어 진료가 돼서는 안 된다”며 “법안이 강화되거나 입증책임 등을 묻게 되면 일부 외과 등에서는 의료 기술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현행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 산적한 과제...조정제도개선, 조정금액 현실화
현재 국회에서는 이런 의료분쟁조정의 자동개시를 규정한 법률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에 대한 국회차원의 의견은 분분하다.

복지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동개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조정성립률이 높아지고 있으니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선다. 이런 과정에서 자동개시의 적용 대상 병원이나 피해 정도 등을 한정해 시범적으로 시행해보자는 의견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조정제도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의료소비자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조정원의 조정절차로 인한 조정금액이 실제 피해자의 피해를 보상받는 데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조정금액과 조정성립률을 연결시켜 보면 실제로 조정원이 조정성립률의 높은 성과를 위해서 낮은 조정금액으로 유도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조정과정에서 의료인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조정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의 요구사항도 있다. 의사들은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산부인과 등의 경우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의 개연성이 있다”면서 “제도적으로 피해자와 의사를 위한 기금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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