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VIP
통합검색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검찰, 손가락이 아닌 달을 봐야

머니투데이
  • 김만배·김미애·이태성·김정주·황재하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6,788
  • 2014.12.13 06:1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서초동살롱<42>]'문건 속 회동'에 주목하는 검찰…'국정개입 실체'가 궁금한 국민

유출된 청와대 문서에서 국정개입을 시도했다고 지목된 정윤회씨 / 사진=뉴스1
유출된 청와대 문서에서 국정개입을 시도했다고 지목된 정윤회씨 / 사진=뉴스1
청와대에서 유출된 이른바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이 공개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제기됐던 비선 실세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 문건이 공개됐고, 문건이 다름아닌 청와대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검찰은 문건 내용이 사실인지 수사에 나섰지만, 수사가 진행돼도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문건 속 회동의 존재' 주목한다는 검찰

"정씨를 중심으로 한 회합이 있었느냐는 것이 문건의 내용이다. (따라서) 회합이 있었는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회합이 있었다면 (추가로) 조사를 들어가야겠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면 문건의 진위에 대한 수사는 조금 더 검토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 생각된다."

검찰 관계자의 말입니다. 검찰은 문건 진위를 규명하는 데 있어 회합의 존재 여부를 가장 중요한 전제로 보고 있습니다.

유출된 문건의 내용은 정씨가 이른바 '십상시'로 불리는 청와대 안팎의 인사 10명과 정기적으로 모여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경질하려 하는 등 국정에 개입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본 전제인 회합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문건 내용도 허위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입니다.

검찰은 회합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증거 파악에 나섰습니다. 문건에서 회합 장소로 등장하는 식당들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식당 대표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문건에 회합 당사자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기지국 위치 등을 파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현재까지 회합의 존재를 파악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만간 문건의 내용을 허위로 결론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입니다.

◇정씨 둘러싼 의혹들이 여전히 궁금한 국민

검찰이 문건의 진위에 매달리는 동안 국민의 궁금증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정씨는 김 비서실장을 교체하려 시도했다는 의혹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앞서 한겨레는 정씨가 승마 선수인 딸의 국가대표 선발전 특혜시비가 일자 승마협회를 감사하도록 문체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정씨가 원하는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유진룡 당시 장관을 불러 감사를 담당한 국장과 과장을 거론해 가며 사실상 좌천성 인사를 지시했다고도 보도했습니다.

청와대는 한겨레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유 전장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어디서 들었는지 대충 정확한 정황"이라고 말해 의혹은 더욱 커졌습니다.

문건에서 지목한 회합이 없었다고 해도 정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회합의 구성원이나 시기, 모임 장소가 문건 내용과 달랐더라도 비슷한 모의가 오갔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회합에 대리인을 내세웠다면 검찰의 수사망에 포착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공식 직함도 없이 '비선 실세' 의혹이 제기돼 궁금증을 자아냈던 정씨가 청와대 내부 문서에 등장한 배경이 무엇인지 국민은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만만회' '십상시' '7인회' '양천'…남은 것은 무성한 '말'뿐

검찰 수사가 의혹을 풀어주지 못하는 가운데 남은 것은 무성한 말들 뿐입니다.

정치권에서 비선 실세 의혹을 제기했던 '만만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이재만 청와대 비서관, 정씨의 이름 뒷글자를 모아서 만들어졌습니다. 유출된 문건에서 등장한 '십상시'는 중국 후한 말 황제에게 아첨해 전횡을 일삼은 열 명의 내시를 부르던 말입니다.

청와대는 문건을 유출한 이들로 '7인회'를 지목했습니다.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과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 오모 행정관, 전 청와대 행정관 최모씨, 전 국정원 간부 고모씨, 박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전모씨, 언론사 간부 김모씨를 모아 부르는 말입니다.

한 일간지는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조 전비서관과 작성자인 박 경정 이름의 뒷글자를 모아 '양천'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처럼 많은 말들이 나오는 것은 풀리지 않은 의혹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 아닐까요? 검찰이 이제라도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문건)이 아닌 달(국정개입 의혹)에 주목하기를 기대합니다.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꾸미
제 1회 MT골프리더 최고위 과정 모집_220530_220613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