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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과 양옥의 이질적인 조화…북촌마을 '가회동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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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2.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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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TV]익숙한 여행지, 몰랐던 매력 - 국내 천주교 성지기행① 북촌마을 '가회동 성당'

[편집자주]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해드립니다.
북촌마을 한가운데 작은 성당이 있다. 관광객들의 동선을 따른다면 북촌의 끝 부분이라고 하겠지만, 주민들 기준으로 보면 성당은 마을 정 중앙에 자리한다. 아무 내색 없이 자리한 이 성당은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조용히 서 있다. 바로 가회동성당이다.


↑ 가회동 성당
↑ 가회동 성당


어릴 적 뛰어놀던 동네 성당에는 첨탑과 웅장한 본당이 있었다. 내 키보다 한참 더 큰 십자가는 육중한 위엄을 내뿜곤 했다. 하지만 가회동 성당은 기억속 성당의 모습과는 다르다.

'가회동 성당'이라고 적혀있지 않거나 마당 안으로 들어서야 보이는 지붕의 십자가가 없었다면, 아마도 갤러리나 공공기관 정도로 생각했을 듯 하다. 초입의 배롱나무와 같이 자리한 김대건 신부의 동상마저 없었다면 더욱 그렇다.



↑ 가회동 성당
↑ 가회동 성당


입구에서 보이는 한옥에서 성당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언뜻 이질적일 수 있는 한옥과 현대식 건물의 조합이 묘하게 자연스럽다. 거칠고 차가운 느낌을 주는 본당 건물을 유연하고 따뜻한 한옥이 받쳐준다.

앞마당(윗마당)은 깊은 산 속 사찰처럼 고요하다. 오가는 사람들이 없다면 툭 던져 놓은듯한 바람만이 작은 돌마당을 휘돌아 나갈 뿐이다. 마당 한쪽에 위치한 온화한 미소의 성모상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성당임을 떠올린다.



↑ 가회동 성당
↑ 가회동 성당

↑ 성모상
↑ 성모상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북촌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조선시대 주문모 신부가 강완숙(姜完淑, 골롬바)의 집에 숨어 지내면서 사목활동을 펼쳤던 지역이고, 1795년 4월 5일 부활 대축일에는 첫 미사가 집전된 곳이다. 북촌은 지금도 한국의 성지순례 장소에서 빠지지 않는다.

가회동성당은 1949년에 본당을 세웠다. 지난 1999년 본당 설립 50주년 기념행사까지 열릴 만큼 역사가 깊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에 시행한 안전진단 결과, 심각하게 위험한 수준이라고 진단됐고 2010년 2월 제18대 재건축의 소임을 받고 부임한 송차선(宋次善, 세례자 요한) 신부와 신자들의 노력으로 2013년 11월 21일 준공됐다.

↑ 역사전시실
↑ 역사전시실

↑ 역사전시실
↑ 역사전시실


다시 세워진 본관은 아담하지만 알차다. 2014년 한국건축문화대상과 서울특별시 건축대상에서 최우수상, 시민공감건축상을 동시에 수상할 만큼 예술적 가치도 뛰어나다.

1층에는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가회동 성당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전시공간이 마련됐다. 한 쪽에 자리한 매장에서는 사랑채를 짓고 남은 원목으로 제작한 기념품이 있다. 재활용을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엽서와 묵주 등도 있다.



한옥과 양옥의 이질적인 조화…북촌마을 '가회동 성당'


2층에 위치한 본당은 그리 크지 않은 규모지만 자연 채광이 잘 어우러진 제단이 돋보인다. 본당 뒤로 상층부와 걸쳐진 파이프 오르간도 독특하다.
4층으로 올라가면 탁 트인 전망대에서 멋진 풍경의 가회동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북촌의 크고 작은 한옥 지붕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시내를 아우르는 남산이 보이고, 뒤쪽으로는 북악산이 둘러싸고 있어 웅장함과 포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 본당
↑ 본당

한옥과 양옥의 이질적인 조화…북촌마을 '가회동 성당'


한옥과 양옥의 이질적인 조화…북촌마을 '가회동 성당'


본당 앞마당은 윗마당이라 부른다. 아래마당은 사랑채 옆으로 난 계단으로 내려가면 있다. 윗마당은 작지만 양옥의 본당 건물 앞에 한옥의 사랑채가 정갈하게 놓여있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처마 밑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보자니, 시골집 앞마당에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사랑채 뒤로 뒷마루와 함께 놓인 장독들도 정겹다. 누렁이 한 마리가 마루 밑에서 금방이라도 달려 나올듯하다.



↑ 윗마당
↑ 윗마당

한옥과 양옥의 이질적인 조화…북촌마을 '가회동 성당'

↑ 아래마당
↑ 아래마당


2014년 올해의 한옥으로 선정된 사랑채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오후에 '꽃차 나눔의 시간'이 열린다. 목요일에는 송차선 신부가 직접 커피를 내리고, 금요일에는 김귀웅 신부가 제주도에서 정성을 들여 말린 향긋한 꽃차를 신자와 방문객들에게 대접한다. 돈을 받지 않는 대신 건축기금을 위해 자율적인 모금을 한다.


↑ 사랑채
↑ 사랑채

↑ 사랑채 내부
↑ 사랑채 내부


↑ 꽃차
↑ 꽃차


가회동 성당은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하다. 현대식 건물이 주는 딱딱함을 한옥이 조용히 끌어안아 주고 보듬기 때문이다. 날씨 좋은 날에는 마루에 걸터앉아 은은하게 피어나는 꽃차 향에 몸을 맡기고, 바람을 타듯 가회동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방문자가 누구든 괘념치 않는다.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편안함을 느낀다면 바로 그곳이 안식처이니까.



한옥과 양옥의 이질적인 조화…북촌마을 '가회동 성당'


아직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눈 덮인 성당의 모습도 궁금해진다. 눈 덮인 기와지붕을 언제 마지막으로 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위마당과 아래 마당에 소복하게 눈이 쌓인 모습은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줄 것 같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가회동 성당에서 그리운 사람들과 만나야겠다.

가회동 성당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나와서 헌법재판소를 지나 500m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다.

한옥과 양옥의 이질적인 조화…북촌마을 '가회동 성당'

한옥과 양옥의 이질적인 조화…북촌마을 '가회동 성당'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12월 16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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