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친박 비공개 만찬…서청원 "모른다" 정갑윤 "안갔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친박계 의원모임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송년 오찬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14.12.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대통령과 최근 청와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보도된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들이 회동 사실에 대해 부인하거나 입을 다물었다. 청와대 역시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문화일보는 30일 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정갑윤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유기준·김태환 새누리당 의원 그리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친박 중진 5인과 비공개로 2시간 가량 만찬을 함께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최경환 부총리를 제외한 네 명은 이날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의 송년 오찬에 모두 참석했다.

그러나 정갑윤 부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나는 안 갔다. 내가 대상이 아닌데… "라며 대통령과 회동을 부인했다. 회동 대상이 누구였냐는 질문에도 "내가 안 갔으니 (대상이 누군지) 내용을 모르지"라고 답을 피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과 회동을 위해 청와대에 다녀왔느냐는 질문에 "노(NO),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유기준 의원은 이들과는 조금 결을 달리 했다. 송년 오찬에서 김무성 당 대표 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당청 관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그는 이 같은 우려가 청와대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공감을 이룬 것이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오늘 주제와 조금 다른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소속 친박계 의원 30여명은 송년회를 겸한 오찬 모임에서 당 운영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내며 사실상 김무성 대표에 대해 날을 세웠다.

국가경쟁력강화포럼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전당대회에서의 득표율에 비해 대표가 혼자 전횡하는 듯한 모습"이라며 "당직 인사권을 사유화하는 모습 등 갈 길이 먼 정부와 여당 앞날에 발목을 잡는 일들이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당청 관계가 삐걱거리고 불협화음도 들린다"며 "청와대와 당이 힘을 합쳐 경제 살리기 등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존재감 있는 여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존재감 있는 여당 대표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전례없이 당청 관계가 삐거덕거리고 있고 금이 가고 있는데 기름을 치고 보강을 하려는 노력이 약하다"고 비판했다.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로 김 대표와 언쟁을 벌였던 서청원 최고위원은 "당이 앞으로 더욱 소통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길 바란다"며 "김 대표가 고뇌하면서 생각을 하고 내년엔 좀 더 많은 당내 소통을 하고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주면…(좋겠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친박계 모임에는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국회로 돌아온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하며 친박계 의원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의원은 내년 5월 원내대표 선거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참석자는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일부 의원들이 덕담을 하면서 내년에 좋은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