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車심리학… 왜 운전대만 잡으면 거칠어질까?

머니투데이
  • 김미한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16,506
  • 2015.01.10 06:0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우발적 보복운전, '자동차=내 영역' 침범으로 여기는 인간의 본능 탓

 지난해 12월 '삼단봉 제네시스 사건'이 있었다. 제네시스 운전자 A씨가 자신의 끼어들기를 막는 차를 세우고 호신용 3단 봉으로 차를 내리치며 위협한 사건이다.

 2013년 7월 무렵에는 'i40 5중 추돌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i40 운전자인 B씨가 고속도로에서 차선 추월 시비를 벌이던 중 고의로 정지해 5중 추돌사고로 일으켰고, 맨 뒤의 트럭 운전자가 숨졌다. 사건이 논란이 되자 A와 B는 모두 구속되는 등 처벌을 받았다.

두 사건 모두 순간의 감정으로 '욱한' 상태에서 벌인 일이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유난히 차에만 오르면 폭발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걸까? 이들의 심리에 대해 정신과전문의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부터 얘기를 들어봤다.

△ 나는 '차선을 바꿨을 뿐'인데 남은 '차선에 끼어 들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차=나만의 영역'이기 때문 이다. ‘끼어 들었다’는 표현에는 자기 중심적인 관점이 들어있다. 운전자는 그저 길을 잘못 들어섰을 수도 있다. 또는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차선을 바꾸기 위해 움직였을 뿐일 수 있다. 운전을 방해한 것이 아니다.

‘얌체 같은 X’. 앞차의 차선 변경을 보고 이유 없이 화가 난다면 스스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화는 일종의 자기방어 기능을 한다. 나의 영역이 침범당할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힘(권력)을 확인하고 싶어진다. 여성보다 남성이 더하다. 남성은 본능을 담당하는 뇌의 중추 크기가 여성보다 두 배 이상 크고 남성 호르몬도 10배가 넘는다.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보복 운전자'들이 평소 참아왔던 스트레스를 터트린 것이 무엇인지는 각자 달라 하나로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한다. 평소 갖고 있던 피해의식이나 불행했던 경험은 진중한 사람도 '폭발'하게 만든다.

연인이 운전 중 이성을 잃고 시비를 거는 경우가 많다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런 사람은 사람 관계도 자신 위주로 몰아갈 확률이 높다. 만약 조수석에서 운전자의 분노를 눈치챘다면? 우 교수는 효과적인 시비 예방법(?)을 제시한다. "팔을 쓰다듬어 주세요. 순간적인 분노는 스킨십만으로도 줄어듭니다. 단, 평소 가깝고 친한 사이어야 합니다. 잠시 차를 세우고 쉬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 다른 운전자를 위협하며 보란 듯이 치고 나가는 차를 본다면?

그 운전자를 동정해도 좋다.

기능상 일반 승용차보다 훨씬 큰 엔진음을 내는 고성능 차를 제외하고 일부러 굉음을 울리면서 난폭한 운전을 하는 것은 일종의 힘의 과시다. 감추고 싶은 불행한 마음과 열등감이 혼재하는 경우가 많다.

비싼 차를 빌려 타기만 해도 운전이 과격해 지는 사람이 있다. 본인은 의식하지 못했을지라도 더 나은 차를 통해 나의 권위가 강해졌다고 느끼고 행동한다.

더 좋은 차를 사고 싶고, 자랑하고 싶고, 작은 차를 타는 사람을 무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시욕은 외모나 사회적 지위, 현재의 삶에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이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진화론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성에게 성적 매력(사회적 지위나 능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울 때 현실적으로 나의 가치를 쉽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차나 명품백 같은 고가의 물건을 사는 것이다.

유독 자동차에 관한 뉴스나 포스팅에는 '자칭타칭' 전문가도 많고 시비를 부추기는 '댓글 폭주족'이 많다는 것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비단 자동차에 한 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 "자동차는 관심만 있다면 세계 곳곳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분야 입니다. 오히려 '악플'에는 자동차 자체에 대한 분노보다는 차를 만드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 같은 감정이 더 크게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사람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감정적으로 쉽게 풀어진다. "누군지 모르고 서로 실물을 실시간으로 마주하지 않기에 같은 대화라도 더 과장해 말하는 겁니다. 또 특정 메이커에 대한 관심은 관련 정보만을 선택해 듣도록 만들죠. 경쟁 메이커를 옹호하면 '알바'라고 몰아세우거나 다른 의견을 듣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 나는 '객관적이고 자존심이 센 사람'인데 남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심리학의 통제위치 이론에 따르면 사람이 행동이나 사고방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이 상황을 통제하는 건, 나'라는 의식이다. 내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은 무슨 고물차를 타건 '내 차는 최고' 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자존감이 큰 사람이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도 커서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재기에 성공하는 비율도 높다. 반대의 경우는 뭐든 운명이나 상황에 따라 모든 게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들은 극에 달하면 굉장한 무력감을 느낀다. 그리고 폭발한다.

"행복한 사람은 피해를 당했을 때에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한상우 순천향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최근 도로 위 사건들은 우리 사회의 병리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 평소 불행하다고 느낀 사람이 많을 수록 언제든 제2의 삼단봉 사건은 일어날 수 있다.

"자존감의 형성은 0세부터 18세까지 충분하고 지속적으로 존중과 공감을 받아야 만들어 지는 것인데, 이것이 불완전 할 때 공감 받지 못한 결핍이 마음에 쌓였다가 어느 순간 터지는 것입니다. 성인이 돼서는 교감능력을 갖춘 배우자나 연인이 부모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분노는 절대 스스로 사라지지 않아요. 건강한 정신을 갖도록 사회 모두가 노력해야 할 문제죠."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부꾸미
머니투데이 수소대상
사회안전지수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