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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ES='ChinaES' 돼 가는데 韓 제품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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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병우 중진공 미국 유통망진출지원센터(뉴저지)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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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1.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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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창업 전쟁터에서 승리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지난 9일 라스베가스에서 폐막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5를 직접 다녀온 필자는 CES가 점점 China Electronics Show가 돼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미국 수입 1위이지만 싸구려로 인식돼 온 중국 제품이 이제는 품질과 기술면에서도 당당히 인정받는 날이 멀지 않았음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한국의 수출규모 2위 시장이지만, 미국 소비재 시장만 놓고 본다면 중국보다 더 큰 세계 1위의 거대 소비시장이다. 미국의 전체 소비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4조 5천억불 규모이다. 이런 미국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한미 FTA 발효이후 최근 2년간 한국의 대미 수출증가율이 10% 수준으로 FTA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기간 중 우리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증가율은 여전히 1.8%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면 한미 FTA로 인한 관세인하 효과 등에도 왜 우리 소비재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걸까?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FTA 활용률이 낮은 탓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의 소비재 중소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진입 자체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 이유를 몇가지 짚어보자.

첫째, 우리 중소기업은 기본 준비와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 미국 소비시장은 소비자에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유통채널 수와 형태도 엄청나다. 유통구조도 품목별, 기능별로 세분화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 유통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공급자가 어느 정도의 생산 대응 체제를 갖추어야 요구 물량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가격 조절이 가능하다. 생산기반이 아웃소싱이든 직접 생산라인이든 상관없이 일정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준비 능력을 갖추어야 가능하다.

또한 일정량의 재고와 자금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미국 유통시장은 한번 진입에 성공하면 대응 규모가 기하급수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중소기업은 이런 인프라와 준비도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둘째, 우리 중소기업은 가격정책을 오해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진입 문턱이 어려운 반면 한번 진출하면 대량 공급이 가능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중소기업의 대미 시장 대응 스타일을 보면, 처음부터 고품질과 기능을 내세워 가격정책에 목을 멘다. 높은 가격을 내세우고 기능과 품질만을 강조하니 미국 바이어가 원하는 가격 수준에 맞질 않는다. 그러니 바이어가 기능과 품질에 관심 있어 찾아와도 계약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 가운데는 복잡한 기능도 품질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제품이 기능에서 차별화되어 있다지만, 소비자는 단지 수십개의 사이트나 매장을 통해 수백개의 유사제품 리스트를 보고 일정한 가격을 보고 구매를 결정할 뿐이다. 어렵게 기능 설명서를 올려도 XX.99 가격표만 눈에 들어올 뿐이다. 그러니 바이어가 비싼 한국 제품에 관심이나 두겠는가.

글로벌 브랜드로 이미 미국시장 진입에 성공한 대기업 제품조차도 미국 소비자 가격이 한국 가격의 50% 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 기업들은 첫 상담 단계부터 기능과 품질의 차별성만을 내세워 자사만의 고가정책에 목을 멘다.

사실 한국기업의 고가전략은 중국 시장에 더 맞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인들이 미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그 돈으로 한국 또는 일본의 고가제품을 구매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중국 시장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고려한 가격전략이 충분히 통할 수 있겠지만, 풍부한 저가의 중국제품에 익숙한 미국 시장은 아직 아니다. 중국 기업은 생산원가 면에서 우리보다 유리한 부분도 있지만 미국 바이어의 요구 수량에 맞는 가격 테이블을 탄력적으로 준비해 어떤 경우든 맞출 준비를 하고 나선다.

이에 반해 우리 기업은 초기 가격이 시장가와 너무 맞질 않는다. 가격정책은 초기 시장 진입 시에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시장진입 성공 후 소비자의 수요가 많아질 때, 기능과 브랜드를 더해 가격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맞다. 품질과 기능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멀리 보고 시장상황에 맞는 가격을 준비하여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가격정책이다.

셋째, 미국 대형 유통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미국 대형 유통망 시장은 본격 판매에 앞서 테스트 마케팅 단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유통 채널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 유통망은 본격 판매에 앞서 소량의 테스트 판매를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먼저 본다. 결국 소비자의 반응을 지켜본 후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테스트 반응이 좋아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 승인이 나더라도 유통사가 직접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등록 벤더(vendor)를 통해 일정 제품 수량을 확보토록 요구하고, A/S 콜 대응 준비가 끝나야 판매에 돌입한다. 따라서 미국 대형유통시장은 공급 벤더가 리스크를 안고 직매입 하든지, 판매 후 정산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미국 소비자는 저가에 익숙하다. 그러니 미국의 소비자에 노출되는 제품은 유사 제품이라도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그러니 유통망의 판매결정이 나도 상품가격이 높으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최근 미국 유통망들 간에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자 독특한 제품을 찾아 한국 제품에 대한 바이어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결국 가격에서 미스매칭이 난다. 아무리 품질과 기능이 차별화 된 제품이라도 유사제품 대비 15%~20% 이상 높으면 팔기 어렵다는 것이 현지 바이어들의 입장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력이 높은 반면 할인가격에 유독 익숙해 있다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

중국 제품의 품질 및 기술 상승세가 녹녹치 않다. 이제 우리 중소기업이 품질만을 내세워 미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상황은 지나간 것 같다. 이 거대 미국 소비시장을 좀 더 냉정히 분석하고 접근하지 않으면, 우리 중소기업에게 미국 시장은 계속 그림의 떡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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