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구 간 새정치 대표후보 3인방, 저마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24일 강원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주자들이 25일 당의 불모지인 TK(대구·경북)를 찾았다. 종반으로 접어든 새정치연합 2·8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전국순회 합동연설회를 위해서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이날 새정치연합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의 주인공은 김부겸 전 의원이었다. 후보들 모두 '김부겸 마케팅'을 폈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대구에서 외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을 전폭 지원하겠다며 구애 경쟁을 펼쳤다.

김 전 의원은 여당 텃밭인 대구에서 야당 간판을 걸고 지난해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서 40.3%의 득표율을 기록, 아깝게 낙선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3선을 안겨준 경기 군포 지역구를 떠나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한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맞붙어 낙선했지만 40.4%의 득표율을 기록, '의미 있는 낙선' 이란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전대에서도 다크호스로 출마가 거론됐지만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 총선 준비에 매진하겠다며 불출마했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사진=뉴스1제공

이와 관련, 문재인 후보는 "김부겸이 (지역주의 타파의) 희망을 보여줬다"며 "제가 대구의 김부겸과 함께 우리당을 전국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한 인연이 있다.


문 후보는 이어 "우리당이 대구·경북에서 대안이 되지 못했다. 김부겸과 우리 당원동지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당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며 "김부겸과 함께 대구·경북의 정치를 바꿀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인영 후보는 개혁 성향의 김 전 의원이 '세대교체론'을 주장하는 자신과 뜻을 같이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인영이 세대교체, 세력교체로 당을 깨우겠다"며 "김부겸의 승리가 총선 승리, 대선 승리의 교두보가 되도록 대부경북에서 도와달라"고 말했다.

박지원 후보는 '당권-대권 분리론'으로 구애 작전을 폈다. 유력 대권후보인 문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야권 차기 잠룡으로 꼽히는 김 전 의원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단 주장이다.

박 후보는 "한 사람이 당권-대권을 다 갖겠다고 하면 김부겸은 어디로 가고 다른 대선 후보들은 무엇을 하나. 이것은 우리당의 집권을 방해하는 일"이라며 "독점하면 분열하고 패배한다. 분열과 패배의 길이 아닌, 통합 단결해서 승리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 후보는 당의 불모지인 대구·경북에서도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도록 권역별 비례대표제 및 석패율제를 도입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문 후보는 "총선 1년 전에 공천제도와 룰을 확정하겠다"며 "만약 새누리당의 반대로 선거제도 개편이 안 된다면 우리당 자체적으로 비례대표를 지방권역에서 뽑고 영남, 강원 등 전략지역에 우선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을 우리당 집권의 전진기지로 탈바꿈 시키고 전국정당의 길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며 "비례대표를 우선 할당하겠다는 저의 약속은 이 곳 대구와 경북에서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공천심사위원회를 폐지하고, 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하겠다. 지방의원들이 참여하는 생활정치위원회를 만들겠다"면서 "민주정책연구원 대구경북 지부를 설치해 지역 맞춤형 정책을 만들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종반으로 접어든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는 31일 서울·인천, 2월1일 경기에서 합동연설회를 개최한 뒤, 다음달 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