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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는' 아기, 잘 먹이는 비법? 육아달인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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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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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2.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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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vs 여 '육아혈투] 3. 밥 먹이고 잠 재우기

[편집자주] '아기를 낳고 나서 부부사이가 안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만큼 아이 키우는게 쉽지 않다는 말인데요. 물론 우리 부부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왜 우리는 사사건건 부딪힐까, 뭐가 문제일까? 고민하다 서로가 상대방 입장에서 스스로를 바라본다면 갈등이 하나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아내와 남편은 각각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지금도 육아문제로 힘들어하시는 모든 엄마 아빠들에게 저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남편 편'은 남편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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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매일, 겨울에는 1주일에 2~3일 '아기 목욕시키기'도 일이다. 특히 머리 감길때는 혹여나 귀에 물이 들어갈랴, 눈으로 물방울이 튀지는 않을까 쪼그리고 앉아 긴장한 탓에 허리며 다리며 안아픈데가 없다. 그래도 목욕한 직후 뽀송뽀송한 피부를 뽐내는 아기가 제일 예쁘더라!
[여자 편] "엄마가 먹여야 잘 먹고 잘 자" 남편은 '핑계쟁이'

"내가 주는 밥은 안 먹어."
"난 뭐 쉽게 먹이는 줄 알아? 계속 노력해봐."

남편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은 '내가 하면…' 이다.
이 두 단어는 무슨 영어 숙어처럼 '내가 재우면 안자', '내가 씻기면 울어', '내가 안는건 싫대' 등 수많은 문장을 파생시킨다.

밥 먹이기와 재우기는 목욕 시키기와 더불어 '육아 3대 미션'으로 통할만 하다. 그만큼 아이들이 밥 먹기를 거부한다든지, 안 자려고 버티면서 잠투정을 심하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육아의 달인이라 하더라도 안 먹고 안 자는 아이에게는 버틸 재간이 없다. 비위를 맞춰가며 최대한 어르고 달래는 수밖에.

"타요 버스가 아린이 밥 먹어야 태워준대."
"부우우웅~ 숟가락 비행기가 어디로 갈까요?"
"아린이가 안 먹는 고기는 곰돌이 줄까?"
욕심은 또 많아서 남이 먹는건 못 봐준다. 열이면 7~8번은 성공.

'어라, 오늘은 스스로 잘 떠먹네' 싶지만 절반은 바닥에 흘리고 옷에 묻히기 일쑤다. 입으로 들어갔다가도 언제 뱉어낼지 모르니 옆에서 계속 '꿀~꺽 꿀~꺽' 리듬에 맞춰 구령을 넣어줘야 한다. 자식 목구멍에 밥 넘어가는 소리와 글 읽는 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라더니 그 말이 맞다.

남편은 왜 그렇게 억지로 먹이냐고 배 고프면 알아서 먹는다지만 배부르게 못 먹으면 다른 걸 찾고, 과자·과일 등을 먹어봤자 배가 일찍 꺼지니 깊이 또 오래 잠을 자지 못한다.

'어린이집에서는 잘 먹는 밥을 집에서는 왜 안 먹지? 내가 한 요리가 맛이 없나? 그렇게 못먹을 정도는 아닌데…' 지금은 중단시킨 배달 이유식도 안 먹는걸 보니 분명 맛의 문제는 아니다. 시중에 나온 이유식 책을 아무리 들여다보고 따라해봐도 결과는 '그때 그때 달라요~'다. 마법의 가루인 '소금'으로 간을 해봐도 결론은 아이가 먹고 싶으면 많이 먹고, 먹기 싫으면 안 먹는다는 거다.

엄마라고 해서 아이 먹이기와 재우기에 특별한 요령이 있는 건 아니다. 협박도 했다가 달래기도 했다가 제발 한번만 먹어달라고 사정도 했다가. 남편들이 기껏해야 한두 번 먹여보고 아내에게 떠넘기면 당연히 화날 수밖에.

잠재우기도 마찬가지다. 남자들은 눈에 보이는 장면만 보고 아이가 엄마 말을 잘 듣는거라 생각하지만 그 이면에는 당신들이 모르는 엄청난 인내의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자 편] "회사 일 하듯이 애도 키워봐" 아내의 성화에…

저녁 메뉴는 미역국, 콩나물국, 아니면 소고기무국. 매일 반찬걱정이지만 엄마의 요리 솜씨가 좋지 않아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하다.
저녁 메뉴는 미역국, 콩나물국, 아니면 소고기무국. 매일 반찬걱정이지만 엄마의 요리 솜씨가 좋지 않아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하다.
"내가 주는 밥은 안 먹어."
"난 뭐 쉽게 먹이는 줄 알아? 회사 일 하듯이 애도 좀 키워봐. 계속 노력해야지."

아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은 이 '노력해봐' 이다. 이 세상에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아내는 무슨 만병통치약쯤으로 생각하나 보다. 나에게 육아에서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은 바로 '밥 먹이기'와 '재우기'다.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다. 1주일에 한번 보는 낯선 남자가 주는 밥을 넙죽넙죽 받아 먹을리 없고, 다른 아이들보다 살짝 더 예민한 아이가 내 품에서 마음 편히 잠들리도 없다. 아빠랑 잘 놀다가도 배가 고프거나 졸리면 '엄마 엄마' 찾는데 아무래도 뱃속에 있었을 때부터 만들어진 엄마와의 특별한 교감 같은게 있지 않나 싶다.

"아린아, 우리 물고기(고등어 구이) 먹어볼까? 물고기 한번 먹고, 밥 한번 먹고."

아내가 아이 입에 숟가락을 갖다 대면 입을 쩍쩍 벌리는 게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마찬가지다. 출장 갔다가 며칠만에 집에 왔더니 아이가 아빠를 보고 울더라는 웃지 못할 사연부터 아빠가 주는 밥숟가락은 툭툭 쳐내며, 아이 옆에 눕기라도 할라치면 온힘을 다해 밀어내더라는 얘기까지. 처음엔 나도 ‘얼마나 아이에게 신경을 안 썼으면 그럴까, 나는 신세대 아빠니까 좀 다르겠지’ 자신감 100% 였는데 지금은 그 자신감이 오만함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아이 키와 몸무게가 평균도 안된다'며 먹이는 것에 조바심 내는 아내만큼이나 걱정도 되지만 기껏해야 아직 650일밖에 살지 않은 아이에게 '넌 100명 중에 OO등이야'라며 줄세우기 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크는 것에 때가 있고 그것이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늦을 뿐이지 언제 어떻게 훌쩍 자라게 될지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밥 먹이고 재우는 건 자기가 해. 내가 하기 싫어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라는거 당신도 알잖아. 내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싫다는데 억지로 먹일 수도 없고."

육아에도 '효율'이 필요하다, 둘 다 같은걸 잘 할 필요가 없지 않냐, 당신이 못하는 걸 내가 대신 잘하면 된다며 미심쩍어 하는 아내를 간신히 설득한 끝에 오늘 저녁식사 시간만큼은 해방이다.

대신 저녁 먹고 난 후 아내가 잠시 쉬는 사이, 난 비행기를 태워주고 공놀이를 하고 아이와 몸으로 뒹굴고 뛰놀아야겠다. 엄마처럼 섬세하지는 못하더라도 '아빠 육아'가 주는 에너지가 분명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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