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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 떨어진 주식, 팔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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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2.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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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79>틀이 바뀌면 투자도 뒤바뀌는 현상…프레이밍 오류

[편집자주]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주식투자를 20년 넘게 해온 40대 후반의 L씨는 지난해 투자한 ABC주식을 두고 요즘 고민에 빠져 있다. 지난해 자신 있게 매입한 ABC주식의 주가가 7%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L씨는 지난해 ABC주식을 매입할 당시 리서치한 자료를 다시 들여다볼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ABC주식은 과거 10년간 연 평균 수익률이 10%(표준편차 17%)나 달한 우량주였기 때문이다.

L씨는 ABC주식이 자기하고 영 운이 안 맞는다고 여기고 그냥 처분해 버릴까 생각하고 있다. 한번 운이 안 따른 주식은 계속 운이 안 따른다는 나름대로의 경험 법칙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7%의 평가손실 정도는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L씨는 벌써 손절매할 만큼 절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불안한 마음을 추스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L씨가 정말 운이 없는 걸까? L씨는 운이 안 맞다고 생각되는 ABC주식을 처분하고 새로운 주식으로 갈아타야 할까? 만약 당신이 L씨의 입장이라면 아래 네 가지 경우 가운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답을 내리기 전에 ABC주식은 과거 3년간 연속해서 시장 평균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냈으며 지난해 ABC주식은 동종의 비슷한 종목과 비슷한 성적을 냈다는 사실을 고려하자.

a. ABC주식 전부를 처분해 버린다.
b. ABC주식 일부만 처분한다.
c. ABC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계속 보유한다.
d. ABC주식을 오히려 추가 매입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ABC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7% 정도의 손실이야 견딜만 하고 또 지난해 마이너스 성과는 예외적이라고 믿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음의 질문을 생각해보고 당신의 결정을 재고려해보자. 만약 ABC주식이 7%보다 더 밑으로 하락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럴 경우 당신은 어느 수준까지 손실을 감내할 자신이 있는가?

이에 대한 답하기 위해 ABC주식의 표준편차(σ)를 살펴보자. ABC주식이 과거 10년간 평균 수익률은 10%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10년 평균치이고 특정 연도의 수익률은 이보다 높거나 낮을 수 있다. 표준편차는 특정 연도의 수익률이 평균치에 비해 평균적으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치이다.

만약 수익률 분포가 정규분포(normal distribution)를 따른다면, 특정 연도에 ABC주식의 수익률이 평균치에서 1σ씩 높거나 낮을 확률은 약 67퍼센트가 된다. 즉 특정 연도의 수익률이 [-7% ~ 27%] 범위 내에 들어올 확률이 67퍼센트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보다 더 넓은 2σ씩 높거나 낮을 확률은 95퍼센트가 되고, 3σ씩 높거나 낮은 범위에 들 확률은 99.7퍼센트가 된다.

*67퍼센트 확률 (+/- 1σ): 손실/이익 범위 [-7% ~ 27%]
*95퍼센트 확률 (+/- 2σ): 손실/이익 범위 [-24% ~ 44%]
*99.7퍼센트 확률 (+/- 3σ): 손실/이익 범위 [-41% ~ 61%]

여기서 ABC주식의 손실 가능 범위를 표준편차 2σ (95퍼센트)나 3σ (99.7퍼센트)로 나타내면 –24%나 –41%까지 손실을 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올핸 지난해 마이너스 7% 손실보다 훨씬 더 나쁜 성적을 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ABC주식에 투자하면 수익률이 [-41% ~ 61%] 범위 내에 들어올 확률이 99.7퍼센트입니다." 주가가 상승해 61%의 수익률 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크게 하락해 41%의 손실을 입을 확률이 99.7퍼센트나 된다니 그 누가 선뜻 ABC주식에 투자하겠는가? 그렇기에 대부분의 증권 전문가는 ABC주식의 위험성을 이런 식으로 얘기하지 않는다.

이처럼 똑같은 주식이라도 어떻게 얘기하느냐에 따라 주식에 대한 투자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심리학에선 동일한 질문이라도 어떻게 물어보느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지는 현상을 프레이밍 오류(framing bias)라 부른다.

똑같은 ABC주식이지만 처음엔 표준편차 1σ (67퍼센트)의 손실범위를 보여줌으로써 상대적으로 ABC주식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게다가 ABC주식이 과거 수년간 좋은 성과를 냈으며 지난해 ABC주식의 수익률이 비슷한 종목과 비교해 크게 나쁘지 않았다는 부연 설명까지 곁들였다. 이럴 경우 많은 사람들이 ABC주식에 대해 위험을 감내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ABC주식의 손실범위를 2σ (95퍼센트)나 3σ (99.7퍼센트)로 보여주면 상황이 달라진다. 투자자들의 위험 감내(risk tolerance) 정도가 바로 달라진다. 똑같은 ABC주식인데도 말이다.

주식투자는 돈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는 단지 말로만 주식투자의 위험성을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에게 표준편차 설명과 함께 99.7퍼센트의 확률 하에 손실/이득 가능 범위를 보여주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결정을 바꾸는 행동을 나타낸다.

만약 주식을 처분할지 아니면 그냥 계속 보유할지의 여부가 위와 같이 질문을 달리함으로써 달라진다면 당신은 분명 프레이밍 오류에 빠져 있는 것이다. 똑같은 주식인데 질문을 달리했다고 처분이나 보유 결정이 변한다면 당신은 올바른 투자결정을 내리고 있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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