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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가 '가난한 지자체?'…기준 없는 국고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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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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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2.0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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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늪' 탈출, 씀씀이부터 잡아라]지자체 자체 세입마련 의지꺾는 '차등보조율'

서울 강남구의 재정자주도(전체 지방예산 중 특정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일반 재원의 비중)는 79%, 광주 북구의 재정자주도는 36%이다.

43%포인트라는 격차에도 불구하고 두 단체 모두 '재정여건이 어려운 지방자치단체'로 분류된다. 만약 강남구의 재정자주도가 1%포인트 올라 80%가 되면 국가로부터 받게 되는 보조금은 줄어든다. 강남구 입장에선 재정자주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이유가 없는 구조다. 지자체가 스스로 자체 세입마련 노력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역설적 상황이 한국의 국고보조금 지급기준의 실상이다.

◇지방 자체사업보다 비중 큰 국고보조사업 = 지방재정의 총수입 중 보조금, 교부금 등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수입의 비중을 뜻하는 '의존수입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9년 33.9%에 불과했던 의존수입비율은 2010년 36.2%, 2011년 37.3%, 2012년 38.2%, 2013년 40.7%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방자치단체의 세입 확대 동기와 의욕을 꺾는 비효율적 구조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에서 국고보조금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복지 수요가 늘면서 지방재정 지출에서 자체사업과 보조사업의 규모가 역전됐다. 2008년 지자체 재정의 총지출대비 자체사업 비중은 46.1%, 보조사업 비율은 34.2% 였다. 그러나 자체사업 비중은 해마다 줄고 보조사업 비중은 해마다 늘어 2013년 자체사업 비중은 38.3%, 보조사업 비중은 41.4%로 역전됐다. 지자체가 스스로 세입확대 노력을 해 자체 사업을 추진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정부보조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원칙' 없는 국고보조금 '기준보조율' = 2006년 30조원이던 국고보조금은 올해 52조5000억원으로 늘어나 국가 예산의 15%에 달한다. 그러나 몸집만 커졌지 이를 집행하는 제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사업비 규모의 급증보다 더 큰 문제는 국고보조사업 보조율 결정 자체가 주먹구구식이라는 점이다. 국고보조사업은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국고보조금'과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대응지방비'로 구성된다. 대응지방비 규모는 '기준보조율'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현행법상 이 '기준보조율'의 기준'이 모호하다.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보면 114개 유형의 사업에 대해 기준보조율이 명기돼 있지만 그 밖의 사업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장관이 수립한 예산안편성지침에 대상사업 명칭과 기준보조율을 분명하게 밝히거나 매년 예산으로 정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114개 유형의 사업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고보조 사업이 해마다 기재부 재량에 의해 주먹구구식으로 결정된다는 의미다. 기재부는 기준보조율 산출 근거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고보조금 사업은 총 2031개. 국회 예산청책처는 지난해 11월 '지방자치단체 국고보조사업평가' 보고서를 통해 "기준보조율이 명시된 114개 유형이 대부분 1개의 세부사업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 사업을 제외한 다수 사업의 기준 보조율이 예산안 편성시마다 기획재정부의 재량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예정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도 기준 대응지방비 예산규모가 1000억원을 넘는 42개 대규모 국가보조금 사업 가운데 노인일자리 운영, 일반농어촌개발 등 9개 사업의 기준보조율이 시행령에 명기돼 있지 않다. 국회 예산 정책처 관계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들의 기준보조율을 모두 법령에 명기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대응지방비 예산편성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포괄적 재위임의 문제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정자립의지 꺾는 '차등보조율' 제도= 지자체의 재정상황에 따라 보조금을 덜 주거나 더 주는 '차등보조율'제도는 지방정부의 재정자립의지를 꺾는 구조로 돼있다. 차등보조율이란 영유아보육료 등 예산규모가 큰 사업에 대해 지자체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자체의 재정상황과 사업수요 등에 따라 기준보조율을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다.

영유아보육료, 가정양육수당, 기초생활보장 사업의 경우 재정자주도가 낮고(80% 미만) 사회복지비지수가 높은(25% 이상) 지자체에게 기준보조율보다 10%포인트 인상된 보조율을 적용한다. 그러나 재정자주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80% 미만으로 편중돼 있어 지자체간 재정여건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현재 차등보조율을 적용하는 구간을 80%로 설정하고 있지만 전국의 244개 지방자치단체 중에 240개(98.4%)가 80%미만 구간에 위치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의 재정상황과 관계없이 국고보조금이 지급된다. 실례로 재정자주도 76%인 광명시가 재정자주도 56%에 불과한 동두천시보다 국고보조금을 더 지급받는다. 사회복지비지수가 광명시는 27%, 동두천시는 24%기 때문이다. 지자체로서는 자체세입마련 등을 통해 재정자주도를 높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김재훈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준보조율 자체가 낡은 제도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준보조율이 일정한 원칙하에서 결정되도록 보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간 국고보조금을 다르게 지원하는 '차등보조율'도 필요한 제도인지 검토해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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