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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홈런'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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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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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3.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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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정호는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보였다. /AFPBBNews=뉴스1
이날 강정호는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보였다.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28)가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밀어 넘기는 홈런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파워를 과시했다. 하지만 홈런만큼이나 인상적인 장면도 있었다. 바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볼넷을 골라내는 장면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장면이 백미에 가까웠다.

강정호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3타석 2타수 1안타(1홈런) 1볼넷을 기록하며 공식경기 데뷔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주목받은 것은 강정호의 홈런이었다. 강정호는 이날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투수 마르코 에스트라다의 2구를 밀어 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만들어냈다. 첫 공식전부터 자신이 가진 '거포'로서의 가치를 마음껏 뽐낸 셈이다.

MLB.com 역시 "강정호의 파워를 증명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의 홈런을 보고 좋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에스트라다가 지난 시즌 피홈런 1위를 기록했던 투수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강정호가 친 홈런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강정호는 이처럼 자신의 파워를 보여준 뒤, 다음 타석에서는 '눈 야구'를 선보였다. 그것도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홈런만큼이나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강정호는 팀이 7-3으로 앞선 5회초 1사 2루에서 경기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서 상대 투수 스티브 델라바를 상대했다. 여기서 강정호는 초구 스트라이크, 2구 볼, 3구 파울로 볼카운트 1-2의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그래도 강정호는 침착했다. 4구째 몸쪽 변화구에 배트를 내다 잘 멈춘 뒤, 또 한 번 들어온 몸쪽 변화구를 골라내며 카운트 3-2를 만들었다. 이어 역시 몸쪽 약간 높게 들어온 변화구까지 걸러내며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직전 타석에서 홈런을 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배트를 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나쁜 공을 잘 골라내며 볼넷을 만들어냈다. 방망이가 안 되면 발로라도 출루가 가능함을 보여준 장면이다.

현지에서는 강정호를 두고 '레그킥'을 고쳐야 할 것이라는 평가를 많이 내렸다. 한국에서보다 더 빠른 속구와 더 날카로운 변화구를 던지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다리를 들었다가 내리며 치는 기존 타격 스타일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특히 다리를 드는 타격자세의 경우 변화구 대처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실전 첫 경기에서 자신의 타격폼으로 홈런을 친 데 이어, 변화구를 줄줄이 골라내며 볼넷까지 얻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홈런과 볼넷의 가치를 직접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적어도 이날 강정호가 기록한 볼넷은 홈런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물론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섣부른 평가는 금물이다. 게다가 이제 한 경기 치렀을 뿐이다. 그렇더라도 강정호가 이날 공수에서 활약하며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과연 강정호는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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