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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는 '김영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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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신업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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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3.0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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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는 '김영란법'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오랫동안 끌어온 논쟁법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것은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이 법은 통과 되자마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김영란법은 금전은 물론이고 상품권, 선물, 식사비용 등 소액금품과 향응수수까지 처벌할 근거를 만들어 부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정치권이 비판여론에 떠밀려 법안을 졸속처리하는 바람에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란 부정적 평가도 있다.

어쨌든 김영란법의 통과로 대한민국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라 할 수 있는 뒷돈, 접대, 청탁 등 악습을 척결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필자는 김영란법의 통과를 환영한다.

공직자의 부패척결은 진정한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이다. 김영란법은 국가의 진정한 주인은 공무원이나 일부 기득권층이 아니라 국민 모두임을 확인하는 것이며, 국민이 부패한 공무원과 기득권층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난다는 점에서, 또 국민이 공직자에게 국민을 위한 정치와 행정 그리고 국가작용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선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김영란법은 법치주의 사회를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이다. 부패척결이 중요한 것은 반부패와 법치주의는 그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법치주의란 법의 지배를 말하며 이는 ‘누구도 법 이외의 것에 지배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형식적으로 법치주의가 구현되었다 하더라도 부패가 만연한 사회에서 국민은 법에 의한 지배가 아닌 사람에 의한 지배, 돈에 의한 지배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부패가 있는 곳에서 법치가 뿌리를 내릴 수 없음은 당연하다.

김영란법은 경제발전 및 경제민주화를 앞당기는 첩경도 될 것이다. 공직자의 부패는 국가행정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국가작용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켜 국민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방해한다. 부패가 관행처럼 통용되는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이나 경제민주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회가 워낙 졸속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김영란법은 많은 위헌 요소를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김영란법은 합리적 이유 없이 ‘민간 언론’을 다른 민간 분야와 달리 법적용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위배하였고 법적용대상자의 배우자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형벌을 부과하도록 함으로써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였다.

김영란법은 법의 통일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배우자의 금품수수사실을 신고하도록 하고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하도록 한 규정은 가족이 범인을 숨겨줘도 처벌하지 못하도록 한 형법조항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100만원 이상 수수는 직무관련성과 무관하게 처벌하고 100만원 이하는 직무관련성을 따지도록 한 법규정은 사실 법이념이나 법원리 상 그 근거를 찾기 어렵다.

위헌소지와 함께 여러 가지 법체계적 허점이 거론됐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문제 있는 법을 졸속으로 통과시키기 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손질해서 문제의 소지가 없는 법을 만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영란법 통과를 바라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고 재보궐선거가 임박하자 여야 정치권은 제대로 된 ‘법 만들기’를 포기하고 위헌 요소가 다분한 법을 통과시켰다. 모쪼록 입법적 보완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김영란법 본연의 의미가 더 이상 퇴색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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