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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통과' 김영란법, 하루만에 보완·개정 움직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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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형 정치부장(부국장) 진상현 지영호 구경민 김성휘 박소연 , 그래픽=이승현디자이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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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3.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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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영란법 후폭풍]

'일단 통과' 김영란법, 하루만에 보완·개정 움직임(종합)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보완과 개정 움직임이 일고 있다.


4일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전날 92.3%의 찬성 의견으로 가결된 김영란법으로 발생할 부작용과 법적 미비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각종 부작용을 충분히 보완하지 않고 여론에 이끌려 무리하게 졸속 입법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1년 6개월의 준비기간 동안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면 하겠다"며 "입법의 미비점이나 부작용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모든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특히 8조3항(경조사 등 금품수수 예외규정)에 대해서는 서민경제와 관련이 큰 만큼 행정부와 면밀히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란법으로 접대나 선물제공 등이 규제돼 요식업 등 서민경제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짐에 따라 대통령령에 규정하도록 한 경조사 등 금품수수 금지 예외규정에 대한 재검토방침을 밝힌 것.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민경제 위축 우려에 대해 "공직자윤리법의 윤리강령과 김영란법 시행령을 만들 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 공무원윤리강령에 명시된 규정(식사제공 3만원, 경조사비 5만원, 화환 10만원)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현실적이지 않아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찌감치 김영란법에 대해 신중론을 펼쳤던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새정치연합) 역시 이날 라디오 방송을 통해 "법치주의 훼손과 선의의 피해자 양상 등이 걱정되고 자괴감이 든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적용범위가 언론인 등 민간부문까지 확대된 데 대해 "다른 민간부문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고 언론출판이 자유라는 공익적 가치를 위축시킬 염려가 있다"며 "부정청탁 규정들이 너무 졸렬해 법률가인 제가 봐도 뭐가 되고 안 된다는 건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날 법사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가 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허술함을 드러내 씁쓸했다"고 평했다.

홍 의원은 "법에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충분한 토론과 연구를 하고 이를 보완한 뒤에 통과를 시켰어야 하는데 이 법은 양당 지도부가 시한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듯이 심사를 하다 보니, 문제점을 알면서도 결국 통과시키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도 김영란법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표적수사에 악용할 여지가 있고 언론 길들이기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며 "이 법이 악용되지 않도록 항상 관심을 갖고 제도 개선에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루만에…" 김영란법, 보완 논란 '5대 쟁점'


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재석 247인 중 찬성 226인, 반대 4인, 기권 17인으로 가결되고 있다.2015.3.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재석 247인 중 찬성 226인, 반대 4인, 기권 17인으로 가결되고 있다.2015.3.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란법, '논란' 대목은=김영란법에 대한 수정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는 영역은 크게 다섯가지로 압축된다.
△언론인 및 사학관계자 등 민간영역 적용 확대 문제 △국회의원 및 시민단체 등 영향력 있는 기관이 제외되는 형평성 문제 △배우자 금품수수시 신고를 의무화에 대한 위헌 가능성 문제 △금액 기준과 직무관련성의 형평성 문제 △부정청탁 기준의 모호성 문제 등이다.


언론기관이나 사립학교를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부분은 당초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제안했던 내용에선 없던 부분이다. 공직기관 종사자에 국한됐던 대상 범위에 나라살림으로 운영되는 언론기관과 교육기관이 포함되면서 국회 논의과정에서 전체 언론과 사립학교까지 확대됐다. 법안 제안자인 김 전 위원장도 민간영역까지 확대되는 것에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선출직 공무원의 김영란법 적용 예외 규정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이들은 직무연관성이 없는 금품 등을 수수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되지만 부정청탁 금지 조항은 적용받지 않는다. 지역민의 민원을 들어야 하는 고유 업무를 감안해 통로를 열어둔 것인데, 공익적 목적 구분이 모호하고 이들만 민원을 취합해야 하는 지에 이견이 있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시민단체나 금융기관, 전문직 종사자 등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영란법 통과에 유보적 입장을 견지해 온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시민단체 등은 제외되고 언론과 사립학교만 포함된 것은 명확한 원칙과 기준이 관철되지 않은 것"이라며 "적용 대상을 시민단체 등까지 무한정 늘리는 것 보다는 당초 원안대로 '공직자'로 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우자의 금품수수를 신고하는 조항은 위헌 논란에 휘말렸다. 사실상 연좌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칙에 위배되는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본회의에서 반대토론에 나선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 등 반대표를 행사한 의원들은 반국가단체 구성활동에서도 적용하지 않는 '부부간 불고지죄'의 위헌소지를 문제삼았다.

100만원 초과 금품에 대해 직무연관성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하고, 100만원 이하 금품수수는 과태료만 부과하는 내용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금액을 기준으로 형사처벌과 과태료로 나누는 것이 형사법 체계상 부적절하고 맞지 않고 직무관련성 불문 조항도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2일 여야 원내지도부 마라톤협상에서 이 사안을 가지고 상당시간을 할애했으나 금액을 규정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법 적용의 모호성을 우려해 야당의 주장에 따라 금액을 규정하기로 합의했었다.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정청탁 조항도 논란이다. 15개 금지 유형과 7개의 예외 유형을 규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호하다는 평가다. 때문에 야당에서는 검·경이 김영란법을 이용해 입맛에 맞는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국회 수정보완 검토 '고심중'=본회의 통과 이후 김영란법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이 표면화되자 국회에서도 김영란법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유슴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입법의 미비점이나 부작용에 대해 모든 목소리를 듣고 1년 반 준비기간 동안 입법보완이 필요하다면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국회와 당이 해야 하는지 생각해서 지도부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김영란법을 개정하기 보다는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통해 제도정비에 나서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아직 시행하지 않은 법을 개정하는 데 따른 부담감과 통과된 김영란법이 세부규칙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어 보완의 여지가 남아있어서다. 이런 견해에 대해 여야도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현재 공무원윤리강령에 명시된 규정(식사제공 3만원, 경조사비 5만원, 화환 10만원)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현실적이지 않아 조정돼야 한다"며 "공직자윤리법의 윤리강령과 김영란법 시행령을 만들 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김영란법에 대해 신중론을 펼쳤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도 "적용 대상에 언론과 사립학교가 포함된 부분, 직무관련성 없는 금품 수수 부분 등에서 위헌성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 법안은 국회 논의를 거쳤으므로 통과된 법률이 혼란 없이 집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시행령과 내규를 만드는 과정에서 보완해 논란을 해소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
는 하루만에 김영란법 개정론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불편한 뜻을 숨기지 않았다. 강하게 법안 통과를 추진해 온 야당 입장에서 부실입법 논란의 책무가 크다는 해석으로 읽힌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전북 일정 중 김영란법 수정 의견이 나오는 것과 관련 "어제 통과됐는데 언론이 너무 앞서가는 말씀이다"고 말했고, 유윤근 원내대표도 "제정하자마자 손대는 것은 졸속입법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통과안에서 제외된 '이해충돌' 부분은 아직까지 제자리 걸음이다. 지난달 김영란법 후속 논의를 이어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무위는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의 입법 방향에 대한 국회의 요구와 정부 입장차만 확인했다. 이에 당초 부정청탁 금지, 금품 수수 금지, 공직자 이해 충돌 방지 등 3개 영역에서 공직자를 자신의 가족과 이해관계가 있는 업무에서 배제한다는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빠지게 돼 반쪽 짜리 법안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영란법, 경제위축 불가피"…여야, 접대비 기준 상향검토


'일단 통과' 김영란법, 하루만에 보완·개정 움직임(종합)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금지법)'의 수정·보완론이 본회의 처리 하루만에 대두되고 있다. 수정·보완 1순위로 접대비·경조사비 등의 가액기준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영란법이 서민경제·소비위축으로 경제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영란법은 실행을 위한 세칙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부분은 법안 제8조 3항에는 금품 수수 금지의 예외 조항 7가지다. 이 조항에 따르면 공공기관이나 상급 공직자가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 경조사비, 선물 등도 허용하고 있다. 허용가액에 대해선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2차 논란'이 예상돼 왔다. 한도액을 얼마로 정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김영란법'에서 접대와 선물제공 등을 과도하게 규제해 서민경제 침체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 공직자윤리법 안에 있는 윤리강령과 법 시행령을 만들 때 조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현행 공무원윤리강령에 따르면 식대가 1인당 3만원을 넘어서는 안된다고 규정돼 있다. 대통령령이 현행 공무원윤리강령을 준용할 경우 식사와 선물은 3만원 이하, 경조사비는 5만원 이하만 가능하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4일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공직자윤리법에 있는 윤리강령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공무원윤리강령에 식사 3만원, 경조사비 5만원, 화환 10만원이라고 돼 있는데 현실에 안맞는 측면이 있어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윤리강령 기준을 높이면 대통령령의 허용가액 또한 같은 수준으로 정할 수 있어 김영란법이 서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 정무위원, 법률지원단장 등과 충분히 상의하고 행정부의 시행령 준비 과정도 면밀하게 살펴보고 당정이 협력할 것"이라며 "특히 8조3항에서 예외로 인정되는 대통령령의 가액 등은 서민경제와 관련이 큰 만큼 행정부와 면밀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내에서도 현행 공직자 접대비와 관련한 상한선이 낮은 수준이라며 공직자 접대비 현실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접대 허용가액 수준을 높일 경우 부정부패를 뿌리뽑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김영란법 본래의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공무원들은 이미 공무원윤리강령 규정에 의해 3만원 이상의 식사접대나 5만원 이상의 경조사비를 제한받아 와 접대비 등의 상향조정은 오히려 김영란법 취지를 거스른다는 비판도 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가장 큰 골자 중 하나가 접대문화를 개선시키는 것에 있는데 허용가액 기준을 올리면 당
장 경제에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기존의 접대문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부정부패를 없애겠다는 입법취지에는 뜻을 같이 하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내용에 있어 당초 김영란법 원안이 상당히 변형됐다"며 "아직 1년 6개월의 시행시기가 남아 있으니 문제점을 빨리 보완하는 작업을 국회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엔 '김영란법' 있나?…美·獨, 엄격 처벌, '공직자' 한정


'일단 통과' 김영란법, 하루만에 보완·개정 움직임(종합)



공직자 등의 금품수수, 부정한 청탁을 금지하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외국 입법사례에 관심이 쏠린다.
로비를 합법화하되 부패고리를 끊기 위한 제도를 마련한 미국도 공직자나 공무를 수행하는 민간인의 금품수수·이해충돌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입법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이나 사립학교 교원등 민간부문은 규율하지 않고 있다.

4일 국회와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공직자 부정부패 방지가 입법화된 국가는 미국 독일 등이 대표적이다. 금품수수 관련 미국엔 '뇌물(Bribery) 부당이득(Graft) 및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 방지법'이 있다. 고의가 있는 뇌물과, 고의가 없더라도 공무와 관련한 금품수수(불법사례)를 구분해 처벌한다. 뇌물죄가 좀 더 무거워 징역은 최대 15년, 벌금은 25만달러 또는 수수액의 3배 가운데 큰 액수로 매긴다. 불법사례 수수는 2년이하 징역이 가능하다.

행정절차법이나 각 주의 법률은 공직자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정청탁을 금지한다. 위반시 형사처벌은 물론이다. 미 하원 윤리강령은 의원이 행정부 공직자를 접촉하는 경우 허용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예시했다.

미국은 로비스트·컨설턴트 등이 공직자를 만났다면 그 일시와 사유를 기록, 이를 공개하는 '허용과 공개' 원칙을 갖고 있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의원이) 특정 시기에 특정 이해관계자를 너무 반복적으로 만났다면 그 기록이 남는다"며 "그 의원의 특정한 입장이 과연 소신인지 로비에 의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형법은 공무원 뇌물수수 범죄의 정도, 주는 쪽과 받는 쪽 등에 따라 세세히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 위반을 대가로 이익을 요구하거나 받으면 '수뢰'로 죄질을 무겁게 본다. 6개월~5년의 형을 받을 수 있다. 의무 위반은 아니지만 직무수행과 관련해 이익을 받으면 '이익수수'로 3년이하의 형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같은 범죄라도 판사라면 다른 공무원보다 무거운 벌을 받는다. 이익을 주는 쪽도 처벌 받지만 받는 쪽(공무원)보다 대체로 강도가 약하다.

독일에도 적용되는 유럽연합(EU) 공직자 행동강령 모델법안은 공직자가 부당한 행동을 하도록 요구받는다고 판단하면 이 사실을 소속 기관장에 신고하도록 했다. 소속기관장은 이를 일반에 공개해야 한다.

공무원이 금품을 받으면 직무관련성 없어도 처벌하고, 부정청탁도 엄격히 금지하는 것은 이들 나라와 우리나라 김영란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적용대상은 차이가 있다.

미 뇌물방지법은 공직자(국회의원 포함), 공직자로 선출·지명된 자, 공무수행 민간인 등을 규정했다. '공무'란 공직자의 지시나 위임으로 이뤄지는 일을 뜻한다. 이익제공 또는 제공을 약속한 자도 규제대상이다. 독일 형법도 공무원 또는 공적업무를 위해 특정 의무를 지는 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우리 국회는 접대로비 문화 근절을 입법목표로 보고, 이를 위해선 '공적기능'을 수행한다면 일부 민간이라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사 직원이 그래서 포함됐다.

이처럼 해외입법례에서도 민간적용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시행령 작업 등으로 조정될 여지가 있다.

김기식 의원은 입법 공청회에서 "거의 모든 나라에서 (김영란법과 같은) 입법례가 없는 이유는 국민기본권 침해 문제"라며 "독일은 논의는 있었지만 국민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수 없다고 했고, 미국, 영국, 캐나다는 공공기관에서 어떠한 것도 이야기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원은 김영란법 예외? 오해와 진실


'일단 통과' 김영란법, 하루만에 보완·개정 움직임(종합)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 법이 미칠 파장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법안의 내용 자체가 잘못 알려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들과 관련된 부분이다. 일각에선 이들이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서 아예 빠졌다는 식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4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는 일부는 맞지만 일부는 맞지가 않는 지적이다. 우선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들도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이다.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영란법의 제 2조(정의) 1에 따르면 이 법에서 언급되는 공공기관의 범위에 국회, 중앙행정기관(대통령 소속 기관과 국무총리 소속 기관을 포함한다)과 그 소속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등도 포함된다. 또 "공직자"를 정의한 2의 가에서는 ''국가공무원법' 또는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과 그 밖에 다른 법률에 따라 그 자격 임용 교육훈련 복무 보수 신분보장 등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인정된 사람'으로 규정돼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들도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인 공직자에 속한다.

하지만 부정청탁 금지와 관련된 조항에서는 선출직 공무원들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부정정탁 금지 유형의 예외를 적시한 제5조 제2항 3에서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 3자의 고충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 기준의 제정 개정 폐지 또는 정책 사업 제도 및 그 운영 등의 개선에 관해 제안 건의하는 행위'를 포함시켰다.

다시말해 국회의원 같은 선출직 공무원들이 지역 유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민원을 전달하고 이 사안이 김영란법에서 적시된 15가지 부정청탁 유형에 속하더라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이 예외규정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당초 정부안보다 더 확대됐다. 당초 정부가 제출한 안에는 '공익적 목적으로 공직자에게 법령 등의 제정·개정·폐지 등을 요구하는 행위'만 예외로 했다. 지역 주민의 고충·민원을 정부에 전달하는 것은 선출직 공직자들의 고유 업무이고 이 길마저 막힐 경우 국민들이 민원 통로가 거의 다 막혀버리는 결과가 된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익 목적이 무엇인지 모호하고, 선출직 공무원들만 민의를 대변해야 하는가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김영란법으로 직무연관성이 없는 금품 등의 수수도 처벌을 받게 되면서 국회의원들의 정치후원금도 금지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의원들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선거가 있는 해에는 3억원, 없는 해에는 1억500만원까지 선관위에 신고한 계좌를 통해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 1인당 특정 국회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연간 금액 한도는 500만원이다. 김영란법이 직무연관성이 없어도 형사처벌토록한 금액 100만원의 5배다.

하지만 후원금이 정치인들의 거의 유일한 정치자금원이어서 이를 폐지할 경우 현실적으로 세비 인상 등 다른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치자금법은 후원금과 국회의원들의 급여인 세비 등을 제외하곤 일체의 정치 자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40雜s]나는 김영란법이 겁난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의도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김영란법 본회의 처리에 관한 합의사항을 발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유승민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강기정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2015.3.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의도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김영란법 본회의 처리에 관한 합의사항을 발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유승민 원내대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강기정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2015.3.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여년전, 초년 기자시절이다.
경제부에서 모 경제단체를 출입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점심을 마치고 택시를 잡아 회사로 들어가는 내게 봉투가 건네졌다. “선배들도 다 받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차창 밖으로 내던지듯 돌려준 뒤로는 다시 건네지지 않았다.

촌지에 대한 나의 ‘순결’은 어느 재개발 조합 관련자에게서 깨졌다. 취재후 돌아와 펼쳐본 취재 다이어리 사이에 끼워져 있던 봉투 속에 들어 있던 10만원. 연락이 안돼 돌려주지 못하고 안주머니에 한달 가까이는 갖고 다니다가 어느날 밤인가 ‘만취’를 핑계로 빈 지갑 대신 그 봉투로 손이 갔다.

몇번이었을까. 그런식으로 ‘푼돈’이 든 봉투들이 주머니에 들어왔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내 똥이 돼 버린 건. ‘열 손가락을 넘어가진 않겠다’는 생각은 의미없는 위안이다. 빈손으로 만나기 멋쩍다며 굳이 건네는 크고 작은 ‘기념품’에서부터, 기업체가 부담하는 경비로 치는 골프, 그리고 얻어 먹을때가 압도적으로 많은 ‘밥값’에 이르기까지 ‘봉투’는 늘 내 곁에 있어 왔다.

기자한테 밥 얻어먹으면 3년 재수 없다고들 한다.
밥 사는 기자가 ‘희귀종’인 현실에 대한 패러디이다. 김영란법(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법 제정안)이 통과되면, (보다 정확히는 제대로 시행되면) ‘공짜 밥’으로 대변되는 여러가지 관행들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언론인들보다 더 언론인을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녹취록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이완구 총리도 후보자 시절, 기자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김영란법이 통과되면 앞으론 점심 얻어먹지 못할거라고 걱정을 했다.

정작 언론인들은 별로 걱정을 안한다.

기자협회보는 지난주 '김영란법 두렵지 않다'는 제목의 사설을 썼다. '일부의 구악적인 행태'를 침소봉대해 모든 언론인이 도매금으로 매도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가장 특혜를 많이 받았을것 같은 중앙일간지들도 이총리후보자 파문이 불거진 직후 “누가 김영란법 막아달라고 했냐”고 했다.
그 당당함이 보기 좋지만, 현실을 외면한 허세이거나, 혹은 ‘우린 안 걸린다’는 자신감으로 비쳐지는건 이 동네에서 오래 찌들어 살아온 탓일 것이다.

국회 속기록을 보면,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은 기자들이 대기업 언론관련 재단의 경비를 지원받아 해외 연수를 가는 것 같은 행위는 “사회상규상 용인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기자들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기업들이 취재비용을 지원하는 대규모 해외 기술관련 행사 취재는 허용될까? 절친한 친구가 술한잔 사면서 기사 하나 써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이런 애매한 상황들이 꼬리를 물 터인지라 김영란법이 통과된들 제대로 시행될수 없을거라는 ‘과소집행’기대가 언론인들 심리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평소에는 ‘위법’을 방관하다가, 상황과 필요에 따라 칼을 들이대는 ‘표적집행’의 대상이 되지만 않는다면 별일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할만 하다.
만약, 평상시에도 예외없이 법을 집행해 처벌한다면 ‘과잉집행’이라고 반발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원안대로라면 이런 상황이 언론인에만 해당되는게 아니고 1500만, 혹은 2000만명에 달하는 국민에게 적용됐을 것이라는 점이 김영란법의 폭발력이다.

머니투데이 더 300이 줄곧 김영란법에 대해 보다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해온 것은 이 법이 ‘과소집행, 표적집행, 과잉집행’ 사이를 오가며 무력화되지 않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잠자던 김영란법이 뒤늦게나마 논란과 절충을 거쳐 3일 본회의를 앞두고 막판에 일부 보완 절차를 거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유승민 원내대표가 2일 “김영란법이 국민의 뜻이고 시대정신”이라고 말할 정도가 됐으면, 김영란법은 이제 우리 옆에 현실로 다가 왔다.


당연
스럽게 여겨졌던 것에 대해 의문을 품고, 비정상을 고쳐나가는건 입법부가 할 일이기 이전에 언론인의 기본 품성이다.
이제 김영란법 시대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언론, 김영란법을 진지하게 겁내야 한다.


김영란법은 김영란법이 아니다
'일단 통과' 김영란법, 하루만에 보완·개정 움직임(종합)

"정말 이 법안이 전직 대법관 출신의 권익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있으

면서 제출한 법안인지 의문이 들 만큼 이 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2015년 3월3일 오후 역사적인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법안 제안에 나선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 법안을 최초 제안한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을 비판한 것이다.

동료의원들에게 상정 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나온 자리에서 이 법안의 최초 설계자에 화살을 겨눈다는 것은 웬만해선 상상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김 의원은 김영란법의 소관 상임위였던 정무위워회 야당 간사로 활동하면서 이 법의 출생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전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언론은 뒤늦게 벌떼처럼 법안의 모호성, 위헌, 과잉입법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당초 제안했던 입법예고안이나 권익위가 국회에 제출한 법안은 훨씬 더 많은 논란거리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과 여론은 법안의 세부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거나 파악하지 않고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취지만을 강조했다.

법안을 심의하는 국회로서는 법안을 빨리 처리하자나 부작용이 불을 보듯 하고, 처리를 미루다간 반개혁 세력으로 몰렸다.우여곡절 끝에 여야 합의 수정안으로 본회의를 통과시켰지만 역시나 부실입법 논란에 휘말렸다.

여야가 합의한 시한에 쫓기면서 법사위 논의 시간이 부족하긴 했지만 정무위 최초 논의부터 약 8개월 동안 법안을 놓고 씨름했던 국회의원들로선 억울할만하다.
특히 얄미운 건 언론일 것이다. 얼마전까지 법안을 빨리 통과시키라고 압박하더니 이제는 경제 파탄, 위헌, 과잉입법 등 혼갖 수식어를 갖다 붙여 비판한다.

지난해 7월 자신들의 신문 1면 톱기사에서 '"김영란법 위헌 소지 없다"'고 대문짝만하게 썼던 한 중앙일간지의 4일자 1면 톱 기사는 '위헌소지 알고도 그냥가자는 국회'였다. 정도는 다르지만 다른 언론사들도 마찬가지다. 조속 처리를 촉구했던 대부분의 언론들이 이제는 부실 입법을 비판한다.


욕은 욕대로 얻어 먹고 수정해놨지만 법안의 이름은 여전히 '김영란법'이다. 억울했든지 김 의원은 전날 법안 제안에서 "이 법의 내용은 이제 우리 국회의원들 모두가 함께 만든 법입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김영란법을 심사했던 국회의원들의 고충을 적는 것은 그들을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각종 법안들이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이처럼 왜곡된 논의 구조를 그대로 둬선 피해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서다.

우리가 아는 김영란법은 이제 김영란법이 아니다. 국회를 통과한 모든 법안은 국회의원, 또 이들을 지배하는 언론과 우리 국민 모두가 만드는 것이다. 법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고쳐지는지, 철저히 감시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만든 법안들이 언제 우리 발목을 잡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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