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三電발 봄기운, 확산지체 이유는

내일(7일)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 1분기 실적잠정치가 발표된다. 그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증시전반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코스피 추가상승을 견인할 계기라고 전망해왔다.

하지만 이익개선 모멘텀이 강한 종목·업종과 그렇지 않은 쪽 사이의 차별화 국면이 심화되며 '삼성전자 효과'에 힘이 빠진 모습이다. 미국 경제지표 둔화, 그리스 관련 유로존 우려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진 탓에 상승에너지가 확산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6일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자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복수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조450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12월말 4조6915억원에서 지난달 초 5조2333억원으로 상향조정된 후 한달 새 다시 추가로 상향조정됐다.

국내에서 28개 증권사가 삼성전자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내놨고 이 중 18개에 이르는 증권사들이 컨센서스 대비 높은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교보증권, NH투자증권이 제시한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각각 5조7200억원, 5조7130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5%가량 더 높다.

이날 코스피가 장중 2050선 중반까지 올랐다가 막판에 2040선 중반까지 밀린 가운데서도 삼성전자가 2.51% 상승마감한 것도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반면 대형주 다수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 시총상위 10위권 종목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대표주 2개에 불과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는 물론 한국전력, NAVER, 포스코,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 제일모직, 신한지주 등이 동반하락 마감했다.

업종별로도 차별화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이날 코스피 17개 업종지수 중 강세업종은 전기전자(+1.91%) 건설(1.88%) 등 8개였다. 금융업지수 하위부문인 증권업지수도 이날 0.94%로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 업종은 올해 이익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높은 업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반면 은행, 전기가스, 운수장비, 금융, 섬유의복, 철강 등 업종은 부진했다.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여타 종목·업종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가에서는 최근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대외불확실성 확대를 이유로 꼽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에 따른 쇼크와 경제지표 부진, 그리스 디폴트 우려심화 등 대외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기업 실적개선 기대감이 넓게 확산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실적개선 가시성이 높은 쪽과 그렇지 못한 쪽의 차별화 국면이 조금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유럽·중국 등 미국 이외 지역의 유동성 모멘텀과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 있고 국내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며 "삼성전자 이후 주요 업종의 대표주들이 실적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실적신뢰도가 쌓이면 상승세도 추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미국 경제지표 둔화는 여느 대외변수와 달리 글로벌 경제성장률 뿐 아니라 한국기업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라는 이유에서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기업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고 1분기 뿐 아니라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온다"면서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로 국내기업 실적개선 기대감에도 다소나마 '스크래치'가 났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지표가 안좋아지면 글로벌 경기 전체가 상승탄력을 잃고 경기개선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종전 코스피 고점에 대한 기대감이 2150선이었다면 이제는 2100선으로 내려잡는 정도의 눈높이 하향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