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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MLB산책] 킴브럴 영입 파드레스, "다저스 쫓아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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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0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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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파드레스로 팀을 옮긴 크렉 킴브럴. /AFPBBNews=뉴스1
샌디에고 파드레스로 팀을 옮긴 크렉 킴브럴. /AFPBBNews=뉴스1
201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막을 올리기 직전 초대형 트레이드가 터져 나왔다. 샌디에고 파드레스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현역 메이저리거 가운데 최고의 클로저로 꼽히는 크렉 킴브럴(26)을 영입한 것이다. 지난 오프시즌 스토브리그를 종횡무진 누빈 파드레스의 A.J. 프렐러 단장이 오프시즌 마감과 정규시즌 개막을 불과 몇 시간 남기고 터뜨린 또 하나의 대형 ‘폭탄’이었다.

이번 트레이드의 전모는 다음과 같다. 샌디에고는 애틀랜타로부터 클로저 킴브럴과 외야수 멜빈(전 B.J.) 업턴을 받았고 애틀랜타는 그 댓가로 파드레스로부터 외야수 카를로스 퀸튼과 캐머런 메이빈, 그리고 유망주들인 투수 매트 위즐러와 외야수 조단 파루벡, 그리고 올해 드래프트 41번 지명권을 챙겼다. 많은 선수와 드래프트 지명권이 교환된 복잡한 거래지만 실제로 찬찬히 뜯어보면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킴브럴과 위즐러를 맞바꾼 것이다. 외야수들(업턴 대 퀸튼 & 메이빈)의 교환은 양팀이 서로 원하지 않는 계약을 주고받은 사실상의 ‘현금교환’이고 파루벡과 지명권은 이 트레이드가 이뤄지는데 필요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트레이드는 양팀 모두가 원했던 소정의 목표를 달성한 거래로 보인다. 언뜻 보기엔 메이저리그 최고의 클로저 킴브럴을 내주고 팀이 별로 필요로 하지 않은 외야수 두 명과 당장 빅리그 전력감은 아닌 유망주 투수와 외야수 및 지명권을 받은 애틀랜타가 밑지는 장사를 한 것 같지만 실제 속사정은 다르다. 애틀랜타는 이미 오는 2017년 새 구장 입주에 맞춘 팀 리빌딩(재건) 체제로 들어갔고 일단 다음 2년간은 페넌트레이스에 나설 전력이 아니라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2년간은 플레이오프에 나갈 가능성이 없는 팀 입장에서 볼 때 킴브럴 같은 초특급 클로저는 사실 불필요한 ‘사치품’이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면 고가의 사치품부터 처분해야 하는 것처럼 브레이브스도 최고지만 이젠 감당하기 어려운 사치품이 되어버린 킴브럴을 내보내 위즐러와 파루벡 같은 유망주와 드래프트 지명권을 챙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조치였다. 더구나 킴브럴이란 특급 클로저의 가치 덕에 그의 연봉부담을 던 것은 물론 형편없는 성적과 3년간 4,650만달러의 엄청난 잔여계약으로 인해 ‘처치곤란’이었던 업턴까지 한꺼번에 치워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애틀랜타의 일방통행이 될 수는 없었기에 샌디에고의 잉여 외야수 두 명(퀸튼, 메이빈)을 받아야 했지만 이 두 선수의 잔여 연봉부담 2,400만달러는 업튼을 치워버리면서 얻는 연봉절감효과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킴브럴과 업튼을 내보내면서 두 선수의 개런티 연봉액수만 8,050만 달러를 절약하게 됐으니 애틀랜타로선 5,650만달러의 순수 연봉절감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킴브럴 같은 특급스타를 잃는 아쉬움이 뼈아프긴 하지만 어차피 사치할 여력이 없는 팀 형편을 감안할 때 5,600만달러가 넘는 연봉 부담을 덜고 유망주들을 확보해 미래를 대비하게 된 것은 애틀랜타 입장에서 괜찮은 거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트레이드 파트너인 샌디에고 입장은 어떨까. 이미 지난 오프시즌 프렐러 단장의 지휘아래 화끈하게 변신해 온 파드레스는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LA 다저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양강 구도를 깨뜨리고 현실적인 우승후보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혀 원치 않는 업턴의 계약을 받아야 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지만 트레이드 성사를 위해선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조건이었고 혹시라도 업턴이 동생 저스틴과 다시 한 팀에서 뛰며 쓸 만한 선수로 되살아날 수도 있다는 희망도 품어볼 만 했다.

사실 프렐러 단장의 ‘팀 재건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디비전 라이벌인 다저스에서 맷 켐프를 영입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켐프는 지난 2~3년간 계속해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으나 지난해 타율 .287, 25홈런, 89타점으로 슬럼프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고 특히 시즌 후반기엔 17홈런과 54타점을 몰아치며 전성기에 버금가는 맹위를 떨쳤다. 부상의 덫만 피할 수 있다면 아직도 리그 정상급 선수임이 분명한 켐프의 가세로 파드레스는 갑자기 간판스타를 얻었고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떠올랐다.

프렐러 단장은 이어 연속 트레이드로 2013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인 윌 마이어스와 호타준족의 저스틴 업턴을 영입해 켐프와 함께 외야수 3명을 완전히 물갈이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팀 타율(.226)과 득점(535), 장타율(.342), 출루율(.292)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꼴찌였던 ‘솜방망이’ 타선이 순식간에 파워풀한 오른손 거포 3명이 포진한 위협적인 라인업으로 변신한 것이다.

이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트레이드로 지난해 올스타 캐처 데릭 노리스를 영입, 켐프 트레이드로 떠나간 야스마니 그란달의 빈자리를 메웠고 시애틀 매리너스에선 영 파워피처 브랜던 마우러를 트레이드해와 불펜을 보강했다. 이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3루수 윌 미들브룩스를 데려왔고 FA시장에서 우완투수 브랜던 모로우와 베테랑 우완투수 조쉬 존슨을 픽업해 선발진을 보강했다. 이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가 철완의 오른손투수 제임스 쉴즈(33)를 4년간 7,500만달러 계약으로 붙잡아 새로운 에이스를 확보하며 마침내 다크호스 우승후보 대열에 이름을 올렸고 이번엔 무시무시한 최고 클로저 킴브럴까지 얻어 확실하게 날개를 달았다.

사실 파드레스는 지난해 팀 방어율이 3.27로 메이저리그 전체 4위였다. 3.40으로 6위에 올랐던 투수왕국 다저스보다 오히려 더 좋았고 특히 불펜진은 방어율 2.73으로 ML 2위였다. 그런 팀이 선발진과 불펜에서 모두 새 넘버 1 에이스를 얻었으니 말 그대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격이다. 파드레스의 불펜이 얼마나 막강한지 지난해 시애틀에서 시속 96마일의 강속구를 뿌리며 방어율 2,17을 기록했던 마우러와 54이닝동안 삼진 56개를 뽑아내며 방어율 2.48을 기록한 케빈 퀘켄부시가 자리가 없어 마이너로 내려가고 말았다. 올해 파드레스를 상대로 점수를 뽑기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할 수 있다.

더구나 지난해 파드레스의 아킬레스건이었던 허약한 타선도 이젠 옛 말이다. 마이어스-노리스-켐프-저스틴 업턴-미들브룩스로 이어지는 타선은 지난해 같은 ‘솜방망이’가 아니다. 어쩌면 이미 파드레스는 다저스에게 뒤를 쫓아오는 위협적인 추격자가 아니라 오히려 따라잡아야 할 존재가 됐을지도 모른다.

켐프를 보내 파드레스의 파격적인 변신에 도화선 역할을 한 다저스의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과 파한 자이디 단장은 엄청나게 강해진 파드레스를 보며 심경이 착잡할 것이다. 팀의 스타선수를 디비전 라이벌에게 트레이드한 도박이 뼈아픈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7일 시즌 개막전에서 켐프는 1회초 다저스 선발인 클레이튼 커쇼로부터 적시타로 선취 타점을 뽑아낸데 이어 5회초에는 2사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화끈한 타격으로 자신을 버린 팀에 대한 ‘복수혈전’의 시작을 알렸다.

다저스-자이언츠-파드레스 순서로 거론되던 NL 서부지구의 파워구도는 이제 완전히 깨졌다. 다저스는 올 정규시즌을 파드레스와 3연전 시리즈로 출발해 파드레스와 3연전 시리즈로 마감하는데 파드레스의 전력이 급상승하는 바람에 이들 맞대결의 중요성은 몇 배로 증폭됐다. 이젠 맞대결 한 게임의 결과가 시즌 전체의 순위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저스로선 팀의 자랑인 선발진이 시즌 내내 부상 없이 버텨주지 못하면 파드레스를 따돌리기 쉽지 않을 전망인데 이번 개막 3연전 시리즈에서 그 1승을 책임져 줘야할 3선발 류현진은 이미 부상자명단에 있다. 월드시리즈에 나가지 못하면 실패라는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있는 다저스로선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험난한 가시밭길이 기다리는 시즌이 될 것이 분명하다.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로 출발하지만 동시에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절대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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