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본격적 수익 회복 '신호탄'..휴대폰 살아났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조원대에 바짝 다가서며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을 예고했다.

시장 기대치 대비 매출액은 줄었으나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를 4000억원 이상 상회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대비 2%포인트 이상 뛰었다. '효자' 반도체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휴대폰 부문이 빠른 회복을 보인 결과로 해석된다.


◇영업이익, 예상치 상회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47조원 매출에 영업이익 5조9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44% 감소했고, 전기에 비해서도 10.87% 줄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51% 감소했지만,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11.53% 증가했다.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조4534억 수준.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컨센서스를 4500억원 가량 상회했다.


반면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당초 시장은 1분기 삼성전자 매출액이 50조120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발표한 매출 예상치(47조원)는 컨센서스를 3조1204억원(6.23%) 밑도는 수치다.

◇비수기, '효과적 관리'로 넘어

이처럼 매출이 뒷걸음질 친 것은 매년 1분기가 전통적으로 IT업계의 계절적 비수기이기 때문.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마다 실적을 살펴보면 연말 선물 수요 등으로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와 다음해 1분기는 매출 차이가 있어왔다"며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영업이익이 전기보다 증가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에도 매출액(53조6800억원)은 2013년 4분기(59조2800억원)보다 5조6000억원(9.45%)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800억원(2.17%) 늘어난 바 있다.

매출은 크게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가 비수기의 불리함을 효과적인 원가·비용관리를 통해 선방했다는 것이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다.

◇반도체, 영업익 3조 육박

부문별로는 삼성전자 1분기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 가량은 반도체 부문이 벌어들인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반도체 부문이 지난해 3분기 2조3000억원대, 같은 해 4분기 2조7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3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시장은 올 1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을 2조원 후반대로 내다봤는데 전체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 보다 4500억원 이상 늘어난 점을 감안할 때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3조원을 돌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이 반도체 사업 실적이 호조를 이어간 것은 20나노 미세공정 전환으로 원가절감 폭이 큰데다,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안정됐고 수요도 꾸준히 늘어 시장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상승 효과도 호재였다. 아울러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시스템LSI사업부의 실적 개선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IM, 부진 벗고 '재도약' 예고

무선사업부(IM) 부문 실적도 개선세를 이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하반기 재고정리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이익률 정상화가 이뤄진 가운데,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6 효과가 맞물리면서 IM부문 영업이익은 시장 예측치인 2조5000억원 수준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이 5000억원 가량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분기 각각 6조4300억원, 4조4200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전사 실적을 견인해온 IM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조7500억원으로 추락했다. 작년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조9600억원으로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2조원을 밑돌면서 바닥을 다지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재고 소진으로 비용이 줄어든 가운데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E 시리즈 등 신규모델 판매가 성과를 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갤럭시노트4 등 프리미엄 제품의 평균판매단가(ASP)도 올라갔다. 특히 스마트폰 모델 수를 대폭 축소해 가격대별 대표모델 몇 개만 남겨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 등을 줄였고,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IM부문 임원을 대폭 축소하면서 빠른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는 등 조직 체질개선에 나섰다.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도 8000만~8200만대로 전분기 대비 7~9% 늘어 8000만대선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재고 소진에 따른 비용감소에 물량 증가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IM부문 마진율도 대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IM부문 영업이익률은 7.4%. 하지만 올 1분기에는 9%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IM부문이 살아나면서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시장 예측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약 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부터 갤럭시S6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 본격화로 가동률이 높아진데다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가격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자가전(IM) 부문은 TV부문 등의 실적 부진과 루블화, 유로화 등 환율 변동 등이 실적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유일하게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2분기 전망 '맑음'

삼성전자가 1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이제 관심은 2분기로 쏠린다. 2분기 실적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 실적이 본격적으로 'V자 반등'을 할 지 'L자 횡보'에 그칠 지 향배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야심작인 '갤럭시S6'가 출시되는 시점이어서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흥행 여부는 2분기 성적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레벨업'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8조원대 초반까지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갤럭시S6'가 예상을 넘어서는 대박을 친다면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훨씬 웃돌 수 있다. 갤럭시S6가 흥행 호조를 보일 경우 해당 사업부인 IM 부문 뿐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에까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갤럭시S6 모델에는 삼성전자의 모바일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7420'이 탑재돼 DS(부품)부문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 한마디로 스마트폰이 많이 팔릴수록 반도체까지 함께 호황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협공에 끼어 위기를 겪었다"며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술력을 갖춘 혁신제품(갤럭시S6)을 내놓으면서 경쟁 업체들보다 한발 앞선 경쟁력을 갖추게 돼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도 1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다소 부진했지만 2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을 떨쳐내고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올해 전략 TV제품인 삼성 SUHD TV도 지난달 한달에만 국내 판매량이 1200여대에 달하는 등 선전하고 있어 2분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