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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호기심에 찍은 몸캠, 처갓집에 보내지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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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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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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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담]지독한 몸캠피싱 사기단의 세계

지난23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사이버범죄수사대 김상국 경위가 일명 '몸캠 피싱' 일당 19명 검거 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23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사이버범죄수사대 김상국 경위가 일명 '몸캠 피싱' 일당 19명 검거 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텔레비전 안 보는구나. 몸캠피싱 경찰이 포기한 사건인데ㅎ"
"학교생활은 다 하셨다고 생각하시고 자살하게 만들어드릴게요. 본인 학번이 이거죠? 시작할게요."

찰나의 유혹에 넘어갔다 생지옥을 경험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려 1000여명이었습니다. 민망해서 어디 말도 못하겠고, 유포될까봐 전전긍긍해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다 결국 두손두발 다 든 사람들입니다.

가장 은밀할 거라고, 은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성생활 문제였습니다. 그것도 혼자서 찍은 '셀프 영상'을 지인들이 볼 거라는 공포 속에서 피해 남성들은 결국 악당들에게 10억원에 달하는 돈을 넘겼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23일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스마트폰 채팅앱을 통해 알몸채팅을 유도해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상습공갈 등)로 조모씨(26) 등 5명을 구속하고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붙잡힌 몸캠피싱 악당들은 지독히도 집요했습니다. '경찰도 포기한 거 모르냐' '자살할 때까지 괴롭혀주겠다'는 등 말로 협박해 결국 돈을 뜯어냈죠.

이 협박은 실제로 피해자들에게 매우 위협적으로 들렸습니다. 지난해 11월 몸캠피싱으로 인해 협박을 받던 대학생 A씨(25)가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위치한 고층 빌딩에서 투신자살을 한 사건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들을 공포에 떨게 한 악당들의 수법은 이랬습니다. 채팅 앱을 통해 만난 예쁜 여성들이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남성들은 바로 다운받았습니다. 다운받은 사진과 함께 악성 앱이 스마트폰에 몰래 깔렸습니다.

이 악성 앱은 우두머리인 조씨가 중국 사이트에서 ‘개인정보 유출 앱’을 사들여 기능이 추가되도록 개조한 것이었습니다. 상대방의 전화번호부, 문자내역 등 기록을 빼돌리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 아르바이트로 고용된 남성들은 여성인 척 하며 남성들에게 야한 대화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내 영상이다'라며 이미 촬영돼있던 여성의 알몸영상을 하나 보내준 뒤 상대방에게도 찍어서 보내달라고 요구했죠.

여성을 가장한 남자, '여장남자'들의 매력에 넘어간 남성들은 순순히 그 말을 따랐습니다. 이렇게 본인들의 알몸영상을 보낸 피해자들은 고등학생, 대학생, 의사 등으로 다양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특히 30~40대 남성 직장인이 많았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에 했던 일인데 그들은 이때부터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악당들은 악성 앱을 통해 빼돌린 GPS 정보까지 가지고 주소를 읊으며 돈을 요구했습니다. 돈을 주지 않을 경우 처가 식구들, 아들딸에게 메신저를 이용해 해당 영상을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다행히도 짧은 시간 안에 수십억원을 벌며 법 무서운 줄 모르고 살던 이들 몸캠피싱 조직도 결국은 줄줄이 다 붙잡혔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당하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몸캠피싱을 당하면 재산 피해를 보상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협박을 당하는 동안 입은 정신적 피해의 경우 보상받을 길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세상에 남겨도 되는 것과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을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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