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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북위 36도, '황금허리 경제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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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김준형 부국장 겸 정치부장, 정리=박용규, 이상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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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07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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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생활 바꾸는 정치로-지방자치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⑩ 김관용 경북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사진=김창현 기자
김관용 경북도지사/ 사진=김창현 기자
푸근한 동네 할아버지를 만난듯 했다. 표정과 말에서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났다.
대구 경북도청에서 만난 김관용 경북도지사(73)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지지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건 비단 경북이 새누리당의 '아성'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려울 때 전화 받아주는 지사'를 지향하는 김 지사의 최대 강점은 '편안함'. 심지어 분노한 시위대 한 가운데로 홀로 들어가 자신을 비난하는 노래를 함께 부를 정도의 재치와 배짱도 있다.

경북지사 3선을 포함해 20년간 지방자치단체장 6선을 지낸 김 지사는 이미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역사' 그 자체가 됐다. 마지막 도정 3년을 앞둔 김 지사의 최대 역점과제는 도청 이전 예정지인 안동·예천을 중심으로 한 '경북 북부 개발축' 완성. 세종시와 경북 신도청을 잇는 '한반도 황금허리 경제권'을 비롯, 김지사의 지역발전 철학과 구상을 들어봤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사진=김창현 기자
김관용 경북도지사/ 사진=김창현 기자


-최근 '2015 대구 경북 세계물포럼'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외국 정상들이 이렇게 많이 온 적이 없다. 정책이나 기획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물포럼에서는 처음으로 이번에 과학기술 과정을 별도로 마련했다. 일종의 비즈니스 관련 세션이다. 내가 특별히 주장해서 넣었다. 실제로 사업이 되도록 국가 간 투자유치도 하고 기술개발도 가져오도록 하려는 것이다. 과학기술 과정에 대기업들이 들어와서 기술이전과 하수처리, 해수담수화, 암반수 개발 등의 사업 논의가 실제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

-수도권집중 문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영국과 프랑스는 수도권에 인구의 20%가 집중돼 있다. 일본은 지바현을 포함해도 30% 정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무려 49%다. 인구 뿐 아니라 경제, 금융 모든 면에서 수도권에 집중된 것이 큰 문제다. 나중에 재앙이 될 것이다. 수도권 혼잡비용이 수십조원에 이른다. 이건 시장의 실패다. 정부가 조정해야 한다.

-수도권-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부분은?
▶지방자치법이 만들 당시에는 지방자치를 장려하려고 만들었는데, 이제는 이것이 지방에 대한 통제수단이 됐다. 지방자치의 3대 요체는 조직, 재정, 분권이다. 당장 조직부터 자치가 안 된다. 자리 하나 마음대로 못 늘린다. 지방세인 취득세 감면도 그렇다. 취득세가 도 재정수입의 40∼50% 정도 된다. 취득세를 깎는 대신 재정지원을 늘려주겠다는데 그건 재정자주권 침해다. 내 인생을 내가 결정하지 못한다. 돈이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자체들이 재정자주권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문제는 보이지 않는 구조적인 벽이다. 이것을 지방에서는 못 깬다. 중앙에서 깨줘야 한다.

-평소에 영·호남 화합을 강조하는데
▶1999년에 광주 방송국에서 특강을 했다. 그때 호남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광주의 저항 에너지가 정치 에너지로 모여서 대통령을 만들어낸 역사가 있다. 지금은 동서갈등이 의미가 없다. 영남이나 호남이나 똑같다. 전부 다 서울로 간다. 이제는 영남 대 호남 구도가 아니라 지방 대 수도권 구도다. (김 지사는 지난해말 KBC광주방송으로부터 받은 '목민자치대상' 상금 1억원을 영호남 상생발전기금으로 김대중평화센터에 기탁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사진=김창현 기자
김관용 경북도지사/ 사진=김창현 기자

-안동·예천으로의 도청사 이전과 세종시로의 정부부처 이전을 재미있게 해석했다.
▶수도권의 발전상이 '추풍령'에 걸려서 영·호남 8개 시·도로 내려오지 못한다. 이것을 나는 '추풍령 효과'라고 부른다. 그런데 올 하반기 안동·예천으로 경북도청이 이전하고, 정부부처들은 이미 세종시로 내려오면서 북위 36도에서 만났다. 그 사이에 107km의 도로를 놓으면 하나의 경제벨트가 생긴다. 국토의 '황금허리 경제권'이다. 동서발전축이 형성되는 셈이다. 그동안 경북은 대구, 구미, 포항 등 이른바 '대구포'축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도청이 이전되고 주변에 백신산업 중심의 경북바이오산업단지와 미래생명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 경북 북부지역에 새로운 개발축이 추가되는 효과가 생긴다.

-17개 광역단체장 직무수행평가에서 5개월째 1위를 지키고 있다.
▶도민들이 잘 봐줘서 그렇다. 도민들이 내게 기대하는 건 어렵고 힘들고 고통 받을 때 전화 한통하면 받아주지 않겠느냐, 차 한잔 마셔주지 않겠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나를 편하게 생각하고 대해준다. 사람 냄새가 난다고 한다.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사업 등을 놓고 갈등이 없지 않은데
▶답은 현장에 있다. 민주주의는 견제로 발전하는 것이니 시끄러워도 된다. 문제가 있으면 현장에 가서 대화를 해야 한다. 문제가 커지면 대화의 필요성도 더 커진다. 욕 먹을 각오하고 가야 한다. 그래야 친해진다. 하루는 시위를 하는데 내 욕을 써놓고 노래도 부르더라. 그래서 경찰들 물리고 나도 같이 앉아서 노래했다. 사람들이 웃더라. 그러면 협상이 된다. 지사가 못 갈 일이 어디 있나. 그냥 가는 거다. 만약 때리면 맞기도 하는 거다. 그러다 몇시간씩 대화하기도 한다. 한번은 노조가 못 들어오게 하는데 혼자서 갔다. 소주 있는 거 마시면서 라면 부스러기도 먹고. 그러면서 협상이 이뤄지고 용서해주더라. 어차피 사람 사는 세상 아니냐. 결국 사람이 하는 거다.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 문제를 놓고 부산시와 갈등이 있는데
▶상식에 따라 객관적으로 결정하면 된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해야 한다. 도청 이전지를 정할 때 대구·경북에 지역 연고가 전혀 없는 학자 60명을 뽑았다. 2박3일 동안 수당을 많이 주고 차에 실어서 후보지마다 다녔다. 소송이 제기될 수 있는데 다들 깨끗하게 승복했다.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하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신공항은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지방공항이 아니라 국가공항이다. 미래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식이 부모 잘 못 만나서 지방에 산다는 이유 하나로 불이익을 받는 일은 끊어줘야 한다. 정부가 해줘야 한다. 100미터 레이스를 하는데 어떤 사람은 50미터에서 출발하고 어떤 사람은 시작점에서 출발하는 걸 인정할 수 있나? 그러면 승복이 안 된다. 법이나 제도를 만들 때 지방과 수도권의 불균형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생산성 논리로 따지면 지방이 수도권을 당할 수가 없다. 지방도 사람 사는 곳이다. 지방과 수도권이 함께 살아야 한다. 지방 행정에 20년 세월을 다 바친 사람의 한 맺힌 이야기다. 그냥 도지사 한명의 이야기가 아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사진=김창현 기자
김관용 경북도지사/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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