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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기계에 새 생명을…개장 앞둔 S&T 중고기계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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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경남)=양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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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6.0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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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으로 흑자전환 성공한 S&T중공업, 7조 중고기계 시장 뛰어들어

경남 창원시 대원동 S&T중공업 제3공장 부지에 오는 9월 중고기계 종합전시장이 들어설 예정된 가운데, 옛 주물공장으로 쓰이던 건물에 중고 공작기계가 늘어서 있다. /사진=양영권 기자
경남 창원시 대원동 S&T중공업 제3공장 부지에 오는 9월 중고기계 종합전시장이 들어설 예정된 가운데, 옛 주물공장으로 쓰이던 건물에 중고 공작기계가 늘어서 있다. /사진=양영권 기자
경남 창원시 대원동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있는 S&T중공업의 3공장. 대형 기계에 들어가는 주물을 생산하느라 열기가 뜨거웠던 넓은 마당은 슬래브(철강 반제품) 덩어리 하나 없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정문에서 마당을 가로질러 곧장 공장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과거 주물공장으로 사용되던 이곳에는 1만㎡(약 3000평) 정도 되는 내부에 중고 공작기계 150여대가 줄을 맞춰 나란히 놓여 있었다. 바로 S&T중공업이 신수종 사업으로 오는 9월 말 오픈할 계획인 중고 기계 종합전시장 준비 현장이다. 지게차로 움직일 수 있는 소형 기계 장비는 이곳에,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야 할 정도의 기계는 공장 마당에 전시할 계획이다.

지난 5일 현장에서 만난 정석균 S&T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중고기계 유통 사업을 한다는 얘기가 지역에서 알려지자 문의가 쇄도해 이미 여러 건 거래가 이뤄진 상태"라고 귀띔했다.

중고 기계는 공장이 폐업하거나 주된 생산 품목을 바꿀 때 전국 곳곳에서 쏟아져 나온다. 중고 기계는 낡은 부분만 교체하고 가동 프로그램만 업데이트 해주면 새 것과 다름없는 성능을 발휘한다.

가공 성능이나 정밀도 등은 큰 차이가 없고 조작의 편의성만 새 제품이 뛰어난 게 대부분이다. 중소 제조업체에서 중고기계를 쓰면 새 것을 살 때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설비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고기계 시장, 2020년 17.5조로 성장 예상 = 하지만 그간 중고 기계 유통은 영세 개인 사업자 위주로 이뤄졌다. 어느 공장에서 중고기계를 경매한다는 소식을 알음알음 듣고 트럭을 가지고 가 기계를 사다 놨다가 필요한 업체가 있으면 웃돈을 붙여 그대로 파는 식이다. 부품 교환이나 프로그램 교환 등은 그 기계를 사용할 사람이 해결해야 할 몫이었다. 전국에는 영세 중고 기계 유통업체가 30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기계 제조업체가 중고 기계 유통업에 뛰어드는 것은 S&T중공업이 처음이다. S&T는 중고 기계를 구입한 뒤 수리와 도장, NC(수치 제어장치) 교체, 성능검사, 시운전까지 한 뒤 품질이 보증되는 제품만 판매를 할 계획이다. S&T중공업은 그 전신인 세일중공업, 통일중공업 시절부터 공작기계를 생산해 왔기 때문에 제품 제조에 준하는 중고품 유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창원은 S&T중공업 외에도 현대위아, 두산인프라코어, 한국공작기계 등 기계 업체들이 몰려 있는 한국 기계산업의 메카다. 이 기업들에 기계 장비를 구매하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S&T중공업의 중고기계 전시장을 둘러보는 동선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S&T중공업은 직접 중고기계 유통에 참여하는 것 외에 영세 유통업자를 단지에 입주시키는 등 '상생' 방안도 준비 중이다.

기계 산업 선진국인 독일은 기계산업에서 제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59%라면 나머지 41%는 중고기계 유통, 수리, 검사 등이 차지한다. 정부에 따르면 한국도 국내 중고 기계 유통규모가 2013년 7조6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17조5000억원으로 연평균 12.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역시 2006년 3억달러에서 2010년 5억달러로 연평균 14%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석균 대표는 "전국의 방치된 기계를 살려서 더 쓸 수 있게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새 장비에 투자하기는 부담이 있는 중소기업들의 투자비용을 아껴줄 수 있다는 점에서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사업 구조조정으로 흑자전환, 신수종 사업 투자 =S&T중공업이 전체적인 경기가 둔화된 가운데 이처럼 신규 투자를 단행한 것은 올해 들어 영업이익률이 급격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S&T중공업은 지난해 엔화 가치가 급락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연간 영업이익이 2003년 이래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주물공장의 경우 인근에 고층 아파트가 생기면서 악취를 호소하는 민원도 늘어갔다.

이에 S&T중공업은 지난해 여름부터 다품종 소량 생산 위주이던 구조를 소품종 대량 제품으로 과감하게 변신했다. 특히 주물 제품의 경우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것을 과감하게 외주로 돌렸다. 해당 사업부문에 있던 인력은 관리직이나 방위산업, 신규사업으로 전환 배치했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186억원으로 9.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35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7%에서 8.3%로 치솟았다. 기존 사업이 어느 정도 수익성을 찾자 미래 수익을 보장할 곳에 투자할 여력이 생겼다.

S&T중공업은 중고 기계 유통 사업 매출이 올해 150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이 분야 영업이익률은 20∼30%로 잡고 있다.

정 대표는 "S&T중공업의 투자 스타일은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곳에 체계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라며 "처음으로 뛰어드는 이번 유통도 기술력으로 차별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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