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세제지원보다 기업가치 극대화로 풀어야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정부는 최근 경제 살리기의 일환으로 벤처기업의 육성에 관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벤처업계에서는 벤처기업을 살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우수 인력 확보가 중요한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의 불합리한 세제가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스톡옵션은 회사들이 근로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해 사기진작과 인센티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정관에 규정을 두고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있다면, 회사의 설립·경영 및 기술혁신 등에 기여하거나 기여할 수 있는 임직원에게 전체 주식 중 10%까지 스톡옵션으로 부여할 수 있다.

향후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권리가 있다. 다만 근로자 중 10% 이상의 지분이 있는 주주 혹은 사실상 경영권이 있는 임원이거나, 이들과 배우자 혹은 직계존비속에 있다면 스톡옵션이 주어지지 않는다.

벤처기업은 창업초기 자금여력이 없으며 기업가치도 제대로 평가되지 않아 우수인력에게 충분한 급여보상을 할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근로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면 급여가 적더라도 사실상 자기회사인 것처럼 열심히 회사에 기여할 수 있게 한다는 면에서 우수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스톡옵션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에서는 벤처기업의 근로자가 스톡옵션으로 인해 얻은 이득에 대해서 과세특례를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 세법개정을 통해 근로자의 선택에 의거, 스톡옵션의 행사시점에서 행사이익(주식시가에서 행사가격을 차감한 금액)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3년간 분할해 납부하거나 아니면 취득한 주식의 양도시점에서 10%(대기업은 20%)의 저율세율로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올해부터 시행되며, 해당 벤처기업으로부터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의 연간 행사가액의 합계가 1억원을 넘지 말아야 한다. 스톡옵션을 부여한 벤처기업은 행사가격과 시가의 차액을 비용으로 처리하면 된다.

벤처기업협회에서 발간한 '2014년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2.8%만 스톡옵션을 경험했다. 활용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응답자 중 36.8%가 비상장기업의 경우 성과보상방식으로서 이점(Merit)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1.7%만이 불합리한 회계·세무처리에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최근 벤처업계에서는 스톡옵션의 양도소득세를 더욱 완화하고, 스톡옵션 행사가격을 1억원의 제한을 두지 말고 2억 내지 3억원 이상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현행세법에 의하면 근로자가 스톡옵션의 행사로 인한 취득한 주식을 상장된 후에 양도한다면 대주주가 아닌 한 근로소득세와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전혀 납부하지 않는 사례도 발생하게 됐다. 또한 스톡옵션의 연간 행사가격을 1억원으로 제한했지만, 만약 5년을 근무한다면 행사가격이 최대 5억원까지 된다는 면에서 연간 행사가격의 과도한 확대는 조세형평 등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즉 근로자의 스톡옵션으로 인해 수년간의 행사가격 합계를 수십억원까지 확대할 때, 이로 인한 세금이 한 푼도 발생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부작용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벤처기업의 대부분은 비상장법인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스톡옵션 행사시점에서 시가를 쉽게 확인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해 주식양도도 쉽지 않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매년 1억원 이상씩 행사할 정도로 자금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장이 임박한 일부 벤처기업이 아닌 한 근로자는 스톡옵션으로 인해 혜택을 보기는 사실상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실효성이 거의 없는 스톡옵션의 남발이 우려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톡옵션에 대해 무작정 과도한 세제특례를 주게 되면 변칙적 양태의 세금탈루와 불공평 등의 부작용만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올해부터 새로 적용되는 스톡옵션의 세제개편에 대한 시행결과를 차분히 분석해 보고 추가적인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벤처기업의 육성은 매우 중요하고, 정부 등 각계에서 노력해야 할 과제라는 것은 분명하다. 세금이 걸림돌이면 제거할 수 있도록 밑받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 적용되는 스톡옵션에 대한 세법개정에 대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추가적으로 시혜적 조세특례를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금혜택만 준다고 벤처기업이 저절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부작용만 키울 수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수인력의 유치와 스톡옵션의 가치는 세금이 아니라 기업가치 극대화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