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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MLB산책] 슈어저의 '놓친 퍼펙트' 못지않은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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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6.2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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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트 노런을 달성하고 기뻐하는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고 기뻐하는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호세 타바타가 워싱턴 내셔널스의 2억달러 에이스 맥스 슈어저의 환상적인 퍼펙트게임 기록을 부정직한 방법(?)으로 망쳤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의 불문율 중 하나를 어겼다는 것으로 언론과 팬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21일(한국시간) 워싱턴DC 내셔널스파크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슈어저는 피츠버그를 상대로 9회 투아웃까지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눈부신 퍼펙트게임 피칭을 이어가다 27번째 타자인 타바타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8구 슬라이더가 오른손타자인 타바타의 왼쪽 팔꿈치에 맞는 바람에 퍼펙트게임 기록이 날아가는 아쉬움을 맛봤다. 다음 타자 조시 해리슨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노히트노런 달성엔 성공했으나 퍼펙트기록을 아깝게 놓친 아쉬움을 완전히 지울 순 없었다.

메이저리그 135년 이상의 역사에서 20만게임 이상의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나온 퍼펙트게임의 수는 단 23개 뿐이다. 반면 노히터(퍼펙트게임 포함)의 수는 289개에 달한다. 퍼펙트게임이 아닌 노히터는 266개로 희소성 측면에서 그 가치가 퍼펙트게임의 10분의 1도 안된다. 몸 맞는 볼 하나 때문에 퍼펙트게임이 노히터로 떨어진 것이 아쉽지 않을 수가 없다.

더구나 타바타에 맞은 볼은 몸 쪽으로 가긴 했으나 사실 그가 피하려고 했다면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었던 투구로 보였고 오히려 언뜻 보기엔 타바타가 타구 쪽으로 살짝 몸을 굽혔다는 느낌도 들어 고의적으로 퍼펙트기록을 깨기 위해 투구 쪽으로 팔꿈치를 갖다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타바타는 당시 왼쪽 팔꿈치에 보호장구까지 부착한 상태여서 볼에 맞는 것으로 인한 부상걱정도 없었다. 타바타에게 퍼펙트게임을 도둑질해 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향한 것도 당연했다.

물론 타자가 투구를 피하려고 하지 않거나 심지어 고의적으로 투구방향으로 몸을 움직여 공에 맞았다면 그것은 사구로 판정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야구 규정에 보면 볼이 사구로 판정을 받기 위해선 타자가 스윙을 하지 않아야 하고, 투구에 맞은 지점이 스트라이크존 밖이어야 하며, 타자가 투구를 피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등 3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경우 타바타는 투구를 피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투구가 오는 방향으로 살짝 몸을 숙인 느낌도 있어 3번째 조항에 따라 몸 맞는 볼이 아니라 그냥 볼 판정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규정은 주심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기에 실제 경기에서 적용하긴 그리 쉽지 않다. 지금까지 그 규정이 적용된 가장 유명한 사례는 지난 1968년 5월31일 당시 44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LA 다저스 투수 돈 드라이스데일이 주자 만루상황에서 딕 디에츠를 투구로 맞춘 케이스였다. 여기서 몸 맞는 볼이 선언됐다면 밀어내기로 득점이 나오기에 드라이스데일의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도 44에서 끝나는 것이었지만 당시 주심 해리 웬들스테드는 디에츠가 투구를 피하려는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았다고 판정, 사구를 허락하지 않았고 결국 디에츠를 외야플라이로 잡은 드라이스데일은 무실점 기록을 58⅔이닝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 드라이스데일의 그 기록은 20년 후 오럴 허샤이저에 의해 깨지기까지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의 위치를 누렸다.

하지만 이날 슈어저 경기의 주심 마이크 무치린스키는 바로 타바타의 몸 맞는 볼을 선언했고 슈어저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13번째로 9회 2사 후 퍼펙트게임을 잃고 말았다. 그는 또 1997년 케빈 브라운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몸 맞는 볼 때문에 퍼펙트게임을 놓친 선수로 기록됐다.

타바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좋은 경험이었다. 벤치로 돌아오면서 ”OK, 난 내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사적 대기록을 감안할 때 투구를 피하려고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평소와 똑같은 자세로 타석에 임했을 뿐“이라고 잘라서 말했다. 그는 ”항상 타석에 임하는 자세는 똑같아야 한다“면서 ”난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휘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슬라이더는 그대로 똑바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타바타의 설명에 대해 의외로 많은 전, 현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그의 설명에 수긍이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는 당사자인 슈어저 역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다른 내셔널스 선수들도 다음 날 경기에서 타바타를 상대로 빈볼을 던지지 않음으로써 타바타의 설명을 받아들였음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슈어저는 타바타의 ‘팔꿈치 들이대기’가 아니라 막판에 슬라이더 하나가 가운데로 휘어들어가지 않음으로서 퍼펙트게임이 노히터로 격하된 것이다. 굳이 퍼펙트게임이 날아간 책임을 묻는다면 그 대상은 출루해야한다는 타자로서 임무를 다한 타바타가 아니라 무치린스키 주심의 판단미스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슈어저는 이번 ‘퍼펙트급’ 노히터를 포함, 지난 두 경기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보이며 오히려 퍼펙트게임보다 더 드문 기록을 만들어냈다. 비로 이전 등판에서 슈어저는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안타와 볼넷 1개씩만을 내주고 삼진을 무려 16개나 솎아내며 완봉승을 거둔 바 있는데 이날 노히터 완봉승을 보태면서 2경기에서 완봉승 2회, 탈삼진 26개 1안타 1볼넷 1사구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것이다.

연속 두 차례 등판에서 합계 1안타 이하를 내준 선수는 슈어저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5번째다. 퍼펙트게임 횟수보다 훨씬 적다. 마지막으로 연속 두 게임서 1안타만 내준 선수는 1944년 짐 토빈(보스턴 브레이브스)다. 슈어저는 무려 71년 만에 그 기록을 되풀이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마지막 퍼펙트게임은 불과(?) 3년 전인 지난 2012년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가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아직도 유일무이한 2경기 연속 노히터 기록은 1938년 자니 반 데 미어(신시내티 레즈)가 수립했다. 당시 반 데 미어는 두 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긴 했지만 볼넷이 11개나 됐고 탈삼진은 11개뿐이었다. 지난 두 경기에서 1안타를 내줬지만 사사구 2개에 삼진 26개를 잡아낸 슈어저의 기록이 훨씬 더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슈어저의 지난 두 게임은 역대 최고의 ‘백-투-백’ 퍼포먼스였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슈어저는 오는 27일 타격 거의 모든 부분에서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에 놓여 있는 ‘물방방이 타선’을 자랑(?)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로 다시 등판한다. 이번엔 그가 어떤 기록을 추가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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