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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의 탁월한 감각, 해외 시장서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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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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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03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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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무버가 세상을 바꾼다]파리바게뜨 해외사업 성공 배경,허영인 회장 경영판단

[편집자주] '한강의 기적'으로 통하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원천 기술은 선진국을 따라잡는 이른바 '캐치 업'이었다. 선진국이 시장을 개척하면 성실한 인적 자원과 정부 정책을 동원해 금세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싼 값에 내놨다. 신시장을 개척하지는 못했지만 열린 시장에서는 '패스트 팔로워'(발빠른 추격자)로서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2000년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모방을 통한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는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창조적인 혁신 전략과 경영 철학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대한민국 퍼스트 무버 기업들을 조명한다. 내수 산업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 뷰티, 식품, 유통 서비스를 전파하고 있는 기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파리바게뜨 프랑스 파리 샤틀레점/사진제공=SPC
파리바게뜨 프랑스 파리 샤틀레점/사진제공=SPC
제빵왕의 탁월한 감각, 해외 시장서도 통했다
파리바게뜨는 중국에서 '맥도날드', '피자헛'과 비슷한 글로벌 브랜드로 통한다. 2004년 상하이에 1호 매장을 내며 첫 발을 내딛은 지 10여 년 만에 125개 매장을 열었다. 미국에서는 조만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오는 2020년까지 파리바게뜨 매장 1000개를 열 계획이다. 또 지난해에는 바게뜨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 진출했고 최근 2호점을 파리 오페라 지역에 여는 등 순조롭게 안착했다.

파리바게뜨가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은 단순히 국내 최대 제빵 업체여서가 아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화 노력의 결과다. 10여 년 전 내수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며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 행보를 시작한 이후 시행착오도 많았다. 하지만 그 때마다 '한국의 제빵왕'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뛰어난 감각과 해외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가 사업을 성공궤도로 이끌었다.

◇'파리바게뜨' 작명 센스, 가맹사업 성공 신화로=삼립제과 고 허창성 명예회장의 차남인 허 회장은 1988년 서울 광화문에 파리바게뜨 가맹점 첫 선을 보였다. 소비자들의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삼립식품 '샤니'의 양산빵(공장에서 만들어내는 빵)만으로 흐름에 따라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파리바게뜨는 상당히 파격적인 이름이었다. '뉴욕제과', '독일빵집', '고려당' 등이 인기 베이커리로 유명세를 타던 때라 회사 안팎에서 "이름이 길고, 어렵다"며 의견이 분분했지만 허 회장은 확신을 갖고 파리바게뜨 사업을 추진했다.

세계 최고 제빵국가인 프랑스 수도와 프랑스빵을 대표하는 바게뜨를 조합한 이름은 프랑스식 빵을 즉석에서 구워내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사업 방향과 딱 맞아 떨어졌다. 해외로 진출하면 외국인 고객들도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계산도 이때 끝냈다.

매장에서 갓 구워낸 빵을 판다는 허 회장의 고급화 전략도 적중했다. 많은 기업이 쓰러졌던 외환위기가 SPC그룹에는 기회가 됐다. 기업에서 명예 퇴직자들이 대거 빵집 창업에 나서면서 1997년 파리바게뜨는 국내 1위 제빵 기업으로 도약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사진=머니투데이 DB
허영인 SPC그룹 회장/사진=머니투데이 DB
◇시장 읽는 탁월한 감각, 미국에서 제2의 도전 밑거름=
허 회장이 2000년대 초 해외사업을 준비할 때 업계는 의아해했다. 서약음식인 빵을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국내 제빵 가맹사업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성장이 정체됐다. 시장을 길게 보고 해외사업을 준비한 허 회장의 식견이 적중한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이번엔 미국 시장에서 가맹사업으로 제2의 도전에 나선다. 10여 년간 43개 직영매장을 운영하며 시장을 파악한 만큼 올 연말부터 본격 가맹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조상호 SPC 총괄사장은 "직영사업을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면 본사 투입비용을 줄이고 매장수를 대폭 늘릴 수 있다"며 "파리바게뜨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는 사업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2020년까지 미국 전역에 1000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며 "가맹점 사업이 순항하면 내후년부터 미국 매장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가맹제도, 계약방식 등이 다른 만큼 수년에 걸쳐 신중히 검토했다. 서정아 파리바게뜨 미주법인 마케팅실장은 "미국의 프랜차이즈 제도는 주마다 다르고 한국보다 훨씬 까다롭다"며 "가맹점주 모집부터 계약, 교육, 매장 인테리어까지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 송지유
    송지유 clio@mt.co.kr

    머니투데이 산업2부 송지유 차장입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유통산업을 비롯해 패션, 뷰티 등 제조 브랜드 산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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