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파티' '한옥 워크숍'…티몬 출신이 만든 공간 커머스 인기몰이

정원준 '핀스팟' 대표/사진제공=옐로모바일

이른바 '공간 커머스'를 지향하는 공간 중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핀스팟'(Pinspot)은 지난해 설립 8개월 만에 옐로모바일에 인수됐다. 티켓몬스터 초기 멤버 출신인 정원준 대표(31)는 "티켓몬스터에서의 로컬(오프라인) 경험이 O2O 서비스 운영에 큰 자산이 돼주고 있다"고 말했다.

핀스팟은 오프라인 공간들에 대한 정보를 웹과 앱(안드로이드 용)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공간 예약 서비스'다. 호텔, 레스토랑, 카페 등 서울·수도권·부산 지역 600개 공간들에 대한 예약 서비스가 가능하다. 특히 공중목욕탕, 볼링장, 카지노·한옥과 같은 이색적인 공간을 결혼식, 파티, 브라이덜 샤워, 워크숍 등의 모임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20·30대 젊은 층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다양한 공간정보를 한 곳에 모아 파티·행사, 모임·미팅, 커플 이벤트, 팝업스토어, 세미나·강연 등 목적별로 카테고리로 정리해 재공한다. 소비자는 맞춤형 공간검색 기능을 이용해 모임 목적, 지역, 인원, 가격, 편의시설별 옵션에 따라 원하는 공간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으며 예약 및 결제까지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핀스팟은 지난 5월 기준, 월 방문자수 5만6000명, 누적 예약요청 건수 1만3000건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20~30대 사이에서 브라이덜 샤워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파티와 모임 문화가 점차 확산되면서 이색적인 공간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핀스팟은 서비스 시작 8개월 만에 옐로모바일에 인수됐다. 정 대표는 "옐로모바일 O2O 그룹에 합류하면 쿠차 등 많은 파트너사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고 또한 그룹 내 O2O 지원팀의 도움을 받아 핀스팟 서비스를 더욱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옐로모바일과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핀스팟은 지난 4월 옐로모바일 핫딜쇼핑 서비스 쿠차에 입점했다. 쿠차 웹 및 앱 내에서 여행, 펜션, 호텔 등 카테고리에서 핀스팟 공간 상품 정보를 확인한 뒤 핀스팟 웹·앱으로 이동해 결제할 수 있다.

정 대표는 핀스팟 창업 전 오프라인 영업 및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 멤버 출신인 그는 2010년 초기 티켓몬스터에 합류해 로컬 영업을 담당했다. 음식점, 스파, 카페 등 각종 오프라인 매장을 돌며 O2O 서비스를 위한 오프라인 영업 노하우를 익혔다.


정 대표는 "O2O 서비스에서는 상품인 로컬 제휴가 중요하다"며 "때문에 오프라인 영업이 O2O 사업에 있어 대기업도 뚫기 힘든 하나의 진입장벽"이라고 말했다. 그는 "티켓몬스터에서의 로컬 영업 경험이 큰 자산이 돼 다른 공간 커머스에 비해 더욱 다양하고 차별화된 공간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때 많은 자영업자들을 만나며 높은 폐업율로 한 매장에서 가게가 2~3년 버티기 힘든 자영업 생태계를 목격했다. 이후 2013년 티켓몬스터를 떠나 모바일 서비스 회사에서 모바일 분야 경험을 쌓은 그는 2014년 온·오프라인 서비스 경험을 활용한 '공간 커머스'로 창업을 결심했다.

특히 당시 미국에서 우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붐이 일고 있던 차에 유휴 공간을 팝업스토어(짧게는 하루 길게는 두 달 정도의 한정된 기간 동안 운영하는 매장) 공간으로 사용 하도록 중개해주는 '스토어프론트'라는 공간공유 서비스를 보고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에 핀스팟 초기 팝업스토어를 위한 공간 공급자와 사용자 간 중개 플랫폼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팝업스토어 하나만으로는 시장의 범위가 좁았다. 양세 자영업자 및 일반인들의 팝업스토어가 활발한 미국·영국과 달리 국내의 경우 팝업스토어가 대기업 위주로 진행됐다. 더욱이 대기업 팝업스토어를 위한 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없어 핀스팟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낮았다.

이에 핀스팟은 빠르게 아이템을 피봇해 팝업스토어 이외에 파티·행사, 모임·미팅, 커플 이벤트, 워크샵 등 카테고리를 확장해 수요층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정 대표는 핀스팟의 매력에 대해 "어떤 사람이 어떤 모임을 기획 하느냐에 따라 한 공간이 여러 가지 상품으로 바뀔 수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옥 워크숍, 볼링장 파티처럼 기존에 모임 공간으로 활용되지 않던 유휴공간이 이색적인 모임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핀스팟은 앞으로 공간 제공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서비스를 리뉴얼해 간편하고 빠른 예약 기능 등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UI(사용자경험)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모임 공간하면 핀스팟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핀스팟을 대표적인 '공간 커머스'로 키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