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찍어내기' '배신의 정치'…국회 운영위 공방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가 정회되자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5.5.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와대 비서실 결산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 심판" 발언한 배경에 대해 야당과 청와대 간 공방이 벌어졌다.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당시 말씀자료를 누가 준비했느냐. 비서실장이 검토를 안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경우에 따라 제가 검토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정호성 비서관이 작성했다고 한다"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강동원 의원이 "정호성 비서관이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 아니냐"며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제대로 못 모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비서실장은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있지만 저로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부좌현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도 "국무회의 하면 보통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사전에 말씀자료를 취합해 정리하고 보고드리지 않느냐"며 "그 모두발언 내용이 법률적으로 어떤 문제를 짚었는지를 검토했느냐"고 지적했다.


부좌현 의원은 또한 "비서실장이 직접 검토를 했느냐. 통상 하던 일을 그날은 왜 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이 비서실장은 "(그날 모두발언 준비에) 저도 일부 관여했다"며 대통령 단독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부 의원은 "(관여를 했으면서 그 내용에) 동의를 했다는 말이냐"면서 "그 발언이 엄청난 정치적 파장을 가져올 것을 예정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찍어내기' 논란도 국회운영위에서 화제에 올랐다.

이 실장은 전날 열리기로 계획됐던 국회운영위 전체회의가 연기된 것이 '유승민 찍어내기'라는 지적에 대해 "비약이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운영위를) 연기해달라는 결정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청와대가 운영위에 불출석한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오늘 (운영위에) 출석했으니 청와대가 유 원내대표를 인정한 것이냐. 앞으로 시비를 안걸거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그건 오늘 제가 말할 게 아니다. (오늘은) 결산보고를 하러 나왔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실장은 "청와대가 원내대표를 무시하고 찍어내려는 건 국회를 무시한 것"이라는 질타에도 "청와대가 국회를 무시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부인했다.

이 실장과 강 의원 간 설전에 운영위원장인 유 원내대표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결산에 집중하고 예의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 실장은 또한 "비서실장이 '3인방'에 의해 왕따당하고 있다, 대통령과 독대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지적에 "대통령과 언제든지 독대할 수 있고 수시로 보고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운영위 회의를 앞두고 이 실장은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사전 만남 없이 회의장에 착석했다. 통상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먼저 만나 인사하던 전례에 비춰봤을 때 이례적이다. 최근 국회법 개정안을 계기로 청와대와 유 원내대표 간에는 불편한 기류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