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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는 없고 상처만 남았다"…국회법 정국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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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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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권분립 훼손' 본질 규명 뒷전'…'유승민' 책임론·사퇴론으로 변질 朴대통령-김무성-유승민, 어느 누구도 승자는 아냐 내년 총선 겨냥한 당권경쟁으로 비쳐…與 민낯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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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 진행되고 있다. 2015.7.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 진행되고 있다. 2015.7.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국회법 개정안 정국은 6일 종료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지 12일만이고, 여야가 공무원연금개혁법(5월29일)과 연계처리한지 39일만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를 첫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예상대로 새누리당이 투표에 불참하면서 정족수 미달에 따른 '표결 불성립'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이 법안은 앞으로 본회의에 재상정하지 않는 이상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된다.

승자 없는 싸움이었다.

모법을 위반한 정부의 시행령에 국회가 수정변경 요청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 이번 국회법 개정안 정국의 본질은 그 속에 '삼권분립 훼손'의 위헌성 여부였다. 하지만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어디에서도 진지한 위헌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로지 '누가 이 협상을 주도했는가'라는 책임론만 부각됐고, 여야 협상을 주도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론으로 치환돼 변질됐다.

그 과정에서 여권은 민생외면, 권력투쟁, 공천다툼이라는 볼썽사나운 민낯을 드러냈을 뿐이다.

◇'본질' 실종…'의중·시나리오'만 난무

박 대통령은 헌법에 명시된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니 딱 거기까지만 했으면 됐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석상에서 밝힌 '재의요구의 변'에서 청와대와 정부 정책에 대한 여당 '원내사령탑'의 비협조를 질타했고, "배신의 정치를 국민이 심판해달라"며 여당 원내대표를 사실상 불신임했다.

국민은 국회법 개정안에 담긴 삼권분립 훼손의 사실 여부를 알지 못한 채 등불처럼 번진 정쟁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 사이 여론은 '박근혜 잘했다, 못했다'와 '유승민 사퇴 찬성과 반대'로 갈렸다.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에 위헌 판단을 맡겨 '위헌'이면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고, '위헌'이 아니라면 법률안을 공포했으면 끝날 일을 어떤 정치적 목적에서 권력투쟁으로 옮겨붙은 것을 나무랐지만 상황이 바뀌진 않았다.

박 대통령의 '의중'을 살핀 친박(親박근혜)계는 행동에 나섰고, "유 원내대표는 정쟁을 일으킨 협상을 지휘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여의도 정가에는 '최고위원 직무 정리 및 사퇴→김무성 대표체제 붕괴→비상대책위 구성→조기 전당대회'라는 단계별 플랜과 '대통령 탈당 및 신당 창당'이란 밑도 끝도 없는 엄포형 시나리오가 흘러나왔다.

궁지에 몰린 유 원내대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거취 표명 시기 및 진퇴 여부를 함구했고, 친박계와 비박계는 '사퇴 찬반'을 놓고 지난한 여론전을 이어갔다.

여권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가뭄, 민생 '3중고'는 외면한 채 국정 동력만 낭비했다는 비판여론에 직면했다.

◇공천학살 우려?…민낯 드러낸 여권

국회법 파동이 '유승민 사퇴' 정국으로 흐른 기저에는 20대 총선 공천과 연관돼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당내 주류지만 소수파인 것이 확인된 친박계가 김무성-유승민이라는 비박계 지도부 체제에선 20대 공천을 확약받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국회법 파동을 계기로 분출돼 투쟁사를 썼다는 해석이 중론으로 등장했다.

18대 친박계 공천학살, 19대 친이계 공천가뭄의 학습효과가 발로했다는 것이다.

이런 위기감에서인지 유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한 친박계와 일부 중립 성향의 지도부는 당청관계에 있어서의 기존 입장을 '번복'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청와대와의 수평적 긴장관계 속에서 당이 정부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국정운영의 모범을 만들겠다"(서청원 최고위원), "행정부에 끌려다니는 정당이 아닌 정치적 이슈를 선점하는"(이인제 최고위원), "청와대가 우리 당의 출장소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만사당통'을 이루겠다"(김태호 최고위원) 등의 지난해 7·14전당대회 발언이 회자했다.

18대 국회 때 "홍준표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시녀 노릇을 그만두라"고 한 이정현 최고위원의 글도 들춰졌다.

유승민 사퇴를 진두지휘한 이들 친박계 의원 모두 국회법 개정안 파동 속에서 과거와는 다른 '고무줄 정치철학'을 드러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그 사이 정치는 희화화됐다.

청와대 정무특보를 겸해 '삼권분립' 논란을 불러온 윤상현 김재원 의원은 당청 교량의 제역할은 않은 채 '유승민 사퇴'를 배후조종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이길 수 없다"면서도 "(유 원내대표를 사실상 재신임한) 당 소속 의원들의 입장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양비론으로 어정쩡한 스탠스를 보였다.

일각에선 대통령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당은 자동폐기라는 수순을 밟아왔다는 '관행'을 '사문화'의 정당성으로 삼은 새누리당 지도부를 질타했다.

결국 이번 국회법 파동 속에서 여야 협치 없이는 현안 처리가 불가능한 '국회선진화법' 아래에서도 대야 협상의 최전선에 있는 여당 원내대표에겐 자율권이 없다는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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