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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강요하는 사회가 감정노동 스트레스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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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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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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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현대카드 콜센터 직원 위해 직접 나선 곽금주 서울대 교수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지난 21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감정노동자들이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지난 21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감정노동자들이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고객이 갑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감정노동자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하루 평균 7시간, 약 100통화의 전화를 하는 콜센터 직원의 업무 스트레스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이들을 위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나섰다. 곽 교수는 고객들의 심리를 분석해 현대카드 콜센터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1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곽 교수와 만나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곽 교수는 일단 국내 서비스업종의 과잉친절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직원들에 대한 고려 없이 친절이라는 개념에만 매몰돼 우리 사회가 친절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극에 달한 감정노동자들의 스트레스도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에 서비스업이 생겼을 때 고객이 무조건 '왕'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잘못된 '갑을관계'로 번져나가 버렸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친절이란 개념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죠. 친절이란 것은 아무런 대가 없이 타인을 위해 베푸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내가 대접받기 위해 남에게 친절을 지나치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친절이란 것은 한 개인의 인격이 무시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까지 우리에겐 이런 인식이 부족했어요."

친절을 강요하는 분위기에 억눌려 살고 있는 감정노동자들 중에선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로 증세가 매우 심각한 사람들도 있다.

"콜센터 직원들 중에서 업무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증 증세가 심한 사람들도 있어요. 이들은 심각한 심리적 무력감에 빠져있고, 자기 자존감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돼 버렸습니다."

/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곽 교수 연구에 따르면 콜센터 직원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 고객들은 욕설을 내뱉는 사람도 아니고, 성희롱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무작정 소리부터 지르는 고객들이 아니다.

"콜센터 직원들에게 가장 고통을 주는 고객은 많은 정보를 활용하는 유형이죠. 성희롱이나 욕설 등은 대응 매뉴얼도 잘 갖춰져 있고, 사람에 따라 그냥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되는 측면이 있죠. 하지만 정보가 많은 고객에겐 일일이 대응이 필요합니다. 대체로 감독기관을 거론하며 압박하거나 회사정보, 법적 지식 등을 이용해서 겁을 주죠. 그러면서 ‘너가 그러니까 이런 일이나 하고 있지’ 라는 식으로 얘기합니다. 욕설도 성희롱도 아니지만 명백한 인격유린이죠."

곽 교수는 다음달 1일부터 콜센터 고객들의 심리를 분석한 정보들을 수집해 직원들의 대응 매뉴얼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는 감정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염병처럼 끊임없이 갑을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사회분위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은 1988년부터 콜센터 직원들을 위해 악성 통신법(malicious communications act)을 만들었어요. 불쾌한 언어를 하다 적발되면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을 물게 되죠. 국내에선 서울시의 다산콜센터가 법적대응을 하고 있지만 현재 기업들은 명확한 방침이나 정책이 없어요. 이런 허점들을 틈타 콜센터 직원들을 괴롭히는 고객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겐 보다 전략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죠. 하지만 여기에 그쳐선 안됩니다. 앞으로도 감정노동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제는 사회 전반적인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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