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면세점, 500~600달러 눈높이 '中企 명품' 만든다

/사진=이기범 기자

"만약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면세한도를 규제하더라도 500~600달러 수준의 중소·중견기업 명품 브랜드를 발굴해 맞춤형 영업을 할 계획입니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에서 만난 권희석 SM면세점 대표(하나투어 부회장·58·사진)는 "면세점용 상품을 직접 디자인해 명품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다른 면세점들과의 차별화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국내 1위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토니모리, 로만손 등 중소·중견기업 10개사로 SM면세점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10일 1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 시내 중견·중소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하나투어 본사 건물 지하 1층~지상 5층에 들어설 SM면세점은 매장 면적의 50%를 국내 중견·중소기업 제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기존 면세점과 차별화된 상품, 서비스, 시스템으로 면세점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권 대표는 "국산은 중소기업 제품이라도 품질이 좋지만 디자인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며 "SM면세점이 세계 디자인 공모전에서 입상한 세계적인 디자이너를 채용해 중소·중견기업 명품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매출 연동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국내는 물론 해외 유수 디자이너를 채용할 수 있다는 게 권 대표 생각이다.


연예기획사인 IHQ와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개발하는 한류 스타 마케팅 상품에 거는 기대도 크다. 권 대표는 "스타와 중소기업 상품을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SM면세점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김우빈 가방'이 팔릴 때마다 디자이너와 김우빈이 매출 연동 로열티를 받는 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기본 골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기범 기자

권 대표가 면세사업으론 눈을 돌린 건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한국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4년여 전부터다. 쇼핑을 좋아하는 유커들은 면세품을 고를 때마다 줄서서 기다리는 것이 불만이었다.

그는 "여성들은 화장품을 구매할 때 스킨·로션은 A사에서, 아이크림은 B사에서, 마스카라는 C사에서 선호하는 제품을 구입하는데 한국에선 모든 매장에서 기다렸다가 각각 계산해야 한다"며 "SM면세점은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한 곳에서 일괄 계산할 수 있도록 하고 월마트처럼 재고파악이 가능한 시스템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SM면세점은 매년 30% 안팎의 매출 성장세를 지속해 5년뒤에는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해외 면세점도 10개까지 확장 운영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캄보디아, 중국 베이징, 인도네시아 등에서 면세점 운영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며 "해외면세점을 '메이드인 코리아' 면세점으로 특화해 국내 우수 중소기업 제품들의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