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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ㅜㅜ' 스타벅스에 '진동벨'이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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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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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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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타벅스, 이미지투데이(위), 리텍진동벨 홈페이지
/ 사진=스타벅스, 이미지투데이(위), 리텍진동벨 홈페이지
# 6일 오후 1시 서울 중심가의 한 커피전문점. 목이 쉰 직원이 고객님을 외친다. ‘OO번(영수증 번호) 고객님,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하지만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처럼’ 허공 중 메아리다. 서너차례 부른 뒤에 다음 고객으로 넘어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킨 고객은 매장 밖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핸드폰에 귀를 댄채 느릿느릿 나타난다.

주문한 음료를 타가는 곳 주변은 북적인다. 몇몇은 ‘여긴 왜 진동벨이 없지?’ 짜증도 섞여 있는 대화를 들어보니 일행 중 한명이 시큰둥하게 답한다. ‘원래 없잖아. 답답하면 커피 말고 탄산수 같은 딴거 시켜’ 스타벅스 매장 풍경이다.

국내 대부분의 대형 커피전문점에 있지만 세계 최대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에만 없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진동벨'이다. 스타벅스에서 진동벨은 고객의 편리를 위한 수단보다는 사람(주문자)과 사람(직원)의 유대감을 방해하는 존재다.

진동벨이 있으면 고객들은 주문한 음료를 자리에 앉아 편하게 기다릴 수 있다. 직원들이 음료가 나왔다고 외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전 세계 66개국에 있는 어느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진동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의 경험에서 나온 경영 철학 때문이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 사진제공=스타벅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 사진제공=스타벅스
1982년 스타벅스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던 하워드 슐츠는 이탈리아 밀라노 출장 도중 소규모 에스프레소 바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슐츠는 카페 주인이 손님들의 이름을 부르며 직접 커피를 건네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슐츠는 2013년 출간된 그의 저서 '온워드'에서 "커피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매개체임을 깨달은 순간"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은 슐츠는 1986년 이탈리아 스타일의 에스프레소 바를 열기 위해 스타벅스를 떠나 '일 지오날레'를 열었고, 1년 뒤 스타벅스를 인수했다.

스타벅스 측은 "고객의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치며 응대하는 것이 경영 철학"이라며 "진동벨을 이용해 기계적으로 음료를 나눠주는 방식 보다는 음료를 기다리는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매장에서는 진동벨의 부재가 오히려 '고객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의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 음료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고객들은 매대 앞에서 장사진을 이루고, 메뉴가 나왔음을 알리는 직원의 목소리로 매장 안은 시끌벅적하다.

직장인 백모씨(30)는 "메뉴가 나올 때까지 마냥 서서 기다려야한다는 점이 불편한 건 사실"이라며 "특히 혼자 올 때는 자리를 미리 맡아놓고 와서 기다리기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고충을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대학생 김모씨(23)는 "소리치는 직원들을 볼 때마다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직원들이 힘들어 보여서 말을 걸기도 더 어렵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서비스 소개 영상 캡처/ 사진=스타벅스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서비스 소개 영상 캡처/ 사진=스타벅스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스타벅스에서는 고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스타벅스 측은 "고객의 불편과 직원의 편리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봤다"며 "그 시도의 하나로 무교동점, 동부이촌동점 등 고객이 많은 7개 매장에 스크린을 설치해 주문 내역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가 다양한 시도 끝에 최종적으로 내놓은 서비스가 '사이렌 오더'다. 사이렌오더는 매장에서 계산대에 가지 않고 음료를 주문하는 원격 서비스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음료를 선택하고 결제하면 주문이 완료된다. 음료가 나올 때 스마트폰에 알림이 떠서 진동벨 기능을 대신한다.

7일 스타벅스에 따르면 서비스를 개시한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사이렌 오더'로 음료를 주문한 횟수는 150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하루 결제 고객의 3~4%에 해당하며 사용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스타벅스 측은 전했다.

'사이렌 오더' 서비스는 주문부터 결제까지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과 직원의 소통'이라는 경영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스타벅스 측은 "직원이 고객에게 직접 음료를 제공하는 방식은 여전하다"며 "게다가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면 고객의 이름이나 별명으로 주문이 접수되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더운 여름 햇빛이 이글거려도, 소나기가 내려도 스타벅스는 붐빈다. 사람들이 원하는건 정말 유대감일까, 아니면 스타벅스의 커피일까. 여전히 스타벅스에 진동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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