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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무대 위 록스타, 무대 뒤 부당한 처우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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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예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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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1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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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료 100만원'·'다른 페스티벌 출연 금지 조항' 등…인디밴드, 이름 알리기 위해 페스티벌 참여

지난 7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15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Pentaport rock festival)에서 밴드 '더유스드'(The Used)에 환호하고 있는 관객들. 2015.8.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7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2015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Pentaport rock festival)에서 밴드 '더유스드'(The Used)에 환호하고 있는 관객들. 2015.8.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뮤지션들에게 음악 페스티벌은 기회다. 음악·공연시장이 협소한 국내 토양에서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특히 인디밴드의 경우 페스티벌은 자신들의 이름을 알릴 최적의 장이다.

인디밴드들이 턱없이 적은 출연료와 불합리한 계약조건을 감수하고 페스티벌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이유다. 수만 명 앞,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록스타도 무대 뒤에선 전혀 다른 대접을 받고 있었다.

◇페스티벌 출연료 100만원?…세션비·숙박·교통비 빼면 남는 거 없어

19일 공연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인디밴드들은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의 출연료를 받고 페스티벌에 출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만 명이 모이는 대형 록페스티벌에서도 100만원에서 200만원대의 출연료를 받는 것은 다반사이고 인지도 있는 중견 인디밴드의 출연료도 5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방송 출연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밴드만이 1000만원 이상의 출연료를 받았다.

적은 출연료나마 온전히 인디밴드의 것이 아니다. 소속 레이블이 있는 밴드들은 이중 절반 가까이를 나눈다.

세션비용, 숙박·교통 비용도 인디밴드가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페스티벌은 도심이 아닌 지방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아 교통비와 악기·장비 운반 비용이 만만찮다.

실제로 올해 대부도에서 열린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의 경우 국내 뮤지션들의 숙소 및 교통비용이 지원되지 않았다. 인천에서 열린 펜타포트록페스티벌도 뮤지션이 원하는 경우 직원가에 숙소를 제공했으나 교통비는 지원되지 않았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국내 록페스티벌은 해외 유명밴드 중심으로 진행되고 흥행도 좌지우지된다"며 "록페스티벌 주최측이 국내 인디 밴드들을 '낮 시간을 채우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교통비 수준의 적은 출연료를 주는 게 관행화됐다"고 지적했다.

◇"다른 페스티벌 나가지 마"…인디밴드 두 번 울리는 불합리한 계약조건

금전적인 것만 인디밴드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니다. 페스티벌이 요구하는 출연 조건은 인디밴드들을 두 번 울린다. 돈은 적게 받더라도 무대에 많이 오를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국내 페스티벌은 이마저도 막고 있다.

페스티벌 계약서에 서명한 뮤지션은 약 한 달 동안 소규모 클럽공연에서부터 단독공연, 다른 페스티벌 등 유료 공연에 일체 출연할 수 없다.

올해 여름에 열린 록페스티벌에 출연한 인디밴드 소속 A씨는 "대부분의 국내 음악 페스티벌이 페스티벌 전 15일, 후 15일 통합 30일 정도 다른 공연에 출연하지 못하게 하는 계약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페스티벌이 이런 계약조건을 내걸기 시작한 것은 록페스티벌이 많아지며 경쟁이 치열해져서다. 수도권에서 열리는 유일한 록페스티벌이었던 펜타포트록페스티벌에서 2009년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이 분가하며 다른 페스티벌을 견제하는 조항이 생겨난 것이다.

부당한 계약조건, 열악한 처우에도 인디밴드들이 페스티벌에 나가는 것은 홍보도 될 뿐더러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에 나가는 것이 일종의 '스펙'이 돼서다.

A씨는 "한 달간 다른 행사를 못 나가니까 금전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손해다. 그래도 페스티벌에서야 '우리 밴드가 이 정도는 된다'는 걸 보여줄 수 있다"라며 "페스티벌이 많다고 대목이 아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나가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2012년 7월 2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서 열린 '2012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영국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가 왔던 '2012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은 국내 록 페스티벌 최초로 흑자를 기록했다.
2012년 7월 2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서 열린 '2012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영국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가 왔던 '2012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은 국내 록 페스티벌 최초로 흑자를 기록했다.

◇페스티벌측 "남는 거 없다"…공연 인프라 부족 해소 급선무

페스티벌 주최측은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인디밴드들에 대한 처우가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페스티벌로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고 주장한다. 2013년 여름 5개까지 늘어났던 록페스티벌은 올해 2개로 축소됐다.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을 주최한 CJ E&M 관계자는 "페스티벌 사업은 돈을 벌려면 진작에 모든 회사들이 그만둬야 하는 사업"이라며 "수익 이전에 록페스티벌이라는 문화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페스티벌이 무엇인지 알리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록페스티벌 관계자도 "영국밴드 '라디오헤드'가 왔던 2012년 지산밸리록페스티벌 정도를 제외하고 역대 국내 록페스티벌 가운데 흑자가 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 페스티벌이 생기면서 국내 아티스트들의 출연료가 많이 올랐다"며 "지금도 객관적으로 좋은 처우는 아니지만 록페스티벌이 하나 있을 때는 신인 밴드들이 100만원도 못 가져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클럽이 많고 공연만 하면서도 충분히 자신들을 알릴 수 있는 토양이 마련돼 있으면 말도 안 되는 출연료를 받고 굳이 록페스티벌에 서려는 팀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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