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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판결' 양심적 병역거부…정부도, 국회도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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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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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27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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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2>]엇갈리는 법원 판결·또다시 헌재 심판대에· 국회 논의는 '답보'

[편집자주] 최근 남북간 군사적 긴장 상태가 고조되면서 "재입대해서 싸우겠다"고 할 만큼 국가 안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매년 600명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하다 전과자가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사회의 양심적 병역거부 논의는 얼마나 이뤄졌는지, 그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지 총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오락가락 판결' 양심적 병역거부…정부도, 국회도 '아몰랑'
한국 남성들은 병역 면제자가 아니라면 현역 입영병 뿐만 아니라 사회복무요원까지 모두 훈련소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다. 이 때문에 군대 자체를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신념을 지키기 위해 전과자가 되는 길을 택한다.

병역법 88조1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기피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병역 거부자들은 대부분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는데 이는 재입영처분을 받지 않는 최소한의 양형이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6090명이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했고 이 중 93%에 달하는 5669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매년 수백명의 청년들이 병역거부를 이유로 전과자가 되고 있지만 사법부, 입법부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뜻 나서지 않는다. 분단국가라는 안보 상황, 군 복무라는 이슈의 민감성 등 때문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기본권'과 '국민으로서의 의무'라는 충돌하는 헌법가치의 우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 헌법 37조2항에 명시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부분을 어느 정도로 보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하급심 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대법원과 다른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지난 5월 광주지법은 8년 만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논란의 불씨를 재점화했다. 광주지법은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 사이 조화로운 해석이 필요하다"며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국방의 의무를 대체복무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해석한 것이다.

또 최근 수원지법은 종교적 신념을 병역 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며 역시 여호와의 증인 신도 2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이 선고된 것은 2004년 서울남부지법에서 처음 나온 뒤로 최근 판례까지 총 다섯 차례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법원은 "헌법상 기본권 행사는 다른 헌법적 가치와 국가의 법질서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를 둘러싼 논란은 법원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헌재는 2004년과 2011년 병역법 88조1항에 대해 이미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이 조항은 또다시 위헌심판대에 올랐다.

헌재는 "해당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국가의 존립과 모든 자유의 전제조건인 국가안보 및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며 "누구에게나 부과되는 병역의무에 대한 예외를 요구한다면 타인과 사회공동체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당시 "양심의 자유가 중요한 기본권이지만 국가안보라는 중요한 공익을 저해할 수 있는 무리한 입법적 실험(대체복무제)을 요구할 수는 없다"면서도 "입법자는 양심의 자유와 국가안보라는 법익의 갈등관계를 해소하고 이를 공존시킬 방안이 있는지 등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입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19대 국회 들어선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 안은 해당 상임위에 계류돼있다. 국회의 관련법 개정작업은 16~18대에도 있었다. 그러나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개정안 모두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도 못한 채 폐기됐다. 대법원, 헌재, 국회가 공을 돌리는 사이 병역거부자들은 전과자의 낙인을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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