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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주택시장이 두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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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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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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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의 리얼톡(Real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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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가을 이사철이 찾아왔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지만 집 없는 서민들에겐 가장 고달픈 시기가 가을이다. 감당하기 힘든 주거비에 ‘전세난민’ 행렬이 본격 시작되는 때도 바로 이 즈음이다. 특히 올 가을 이사철은 더 혹독할 것 같다. 가을 하늘처럼 높아만 가는 집값과 전셋값 탓이다.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억1213만원으로, 3년여 만에 다시 5억원을 돌파했다.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3억5763만원으로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간소득(5682만원) 대비 매매가는 9배, 전셋값은 6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서울에서 아파트로 자가를 마련하려면 9년, 전셋집을 구하려면 6년 이상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하는 셈이다.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서민들은 서울이나 경기 외곽을 전전해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렇게 주거비 부담 등의 이유로 서울을 떠난 사람이 지난 7개월간 이미 6만5459명에 달한다.

얼마 전, 한 후배는 전세난에 다시 빚을 지게 됐다며 한숨지었다. 그 순간 지난 봄 전세대출을 모두 갚았다며 환하게 웃던 후배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제대로 저축도 하고 집도 사고 중산층답게 살아보겠다”고 당차게 말했던 그였다.

전세 재계약을 두 달여 앞두고 집주인은 후배에게 보증금 7000만원 인상을 요구했다고 한다. 지금(2억5000만원)보다 무려 28% 인상된 금액이다. 맞벌이 후배 부부의 연봉과 맞먹는 수준이다.

협상의 여지 따윈 없는 일방적인 통보였지만 후배는 싫은 내색조차 할 수 없었다. 둘러보니 2년새 주변 시세는 그렇게 껑충 올라있었다. “그나마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니 집주인이 월세로 마음을 바꾸기 전에 무조건 잡아라”라고 만나는 공인중개사들마다 비슷한 조언을 했다고 한다.

후배는 월세로 옮길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주변 시세를 알아보곤 이내 마음을 접었다. 전·월세전환율이 3%대인 대출이자보다 2~3배가량 높았기 때문이다. 월세에 사는 것보다 은행 대출을 받아 전세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다.

결국 후배는 또다시 은행 대출로 전세 보증금을 마련키로 했다. 훗날 내 집 마련의 디딤돌이 됐어야 할 저축도 전세 보증금에 보탰다. 그만큼 후배의 내 집 마련의 꿈은 조금 더 멀어졌다.

“주택매매시장은 거래는 활발하면서도 가격은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일 ‘서민·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현 주택시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과연 집값이 얼마나 올라야 불안정한 걸까. 집값이 안정세인데 가계대출은 왜 폭증하는 걸까. 전·월세시장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다가 후배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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